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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21일 작고한 범대순 시인 1주기 추모식과 유고 등을 정리한 시·산문·논총 출판기념회가 21일 광주광역시 남구 사동 드맹아트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생전의 범대순 시인. /남도일보 자료사진 |
“방 가운데/ 이야기꽃이 피는데// 등잔불 뒤에/ 구석참 한 사람// 무등산 야생화처럼/ 숨어서 웃고 있다// (중략…)푸짐한 말잔치/ 낄 틈 없지 않으련만// 그대로 구석에 앉아/ 그 사람 그저 웃고 있다”(범대순 詩 ‘구석참’ 中)
남도일보 최장 칼럼니스트이자 한평생 무등을 품고 살아 ‘무등산 시인’으로 불렸던 범대순(1930∼2014) 시인.
그는 무등산을 보고 자랐고 수천번 무등산을 올랐다. 그는 무등을 사랑한 시인이었다.
1천200여번의 무등산 산행과 164회에 걸친 서석대 등정은 그의 온전한 生의 발로였다.
시인에게 무등산은 삶이었고 숙명이었다.
지난해 작고한 범대순 시인의 1주기(5월 21일)를 맞아 추모식과 그의 유고작 등을 정리한 시·산문·논총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21일 오후 6시 광주 남구 사동 소재 드맹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광주전남작가회의, 광주문인협회, 원탁시 등 생전에 고인이 활동했던 단체 문인들과 학계 인사, 유족들이 참석해 고인의 문학과 생을 기린다.
추모의 말은 문병란 시인이, 회고의 말은 정환담 전남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특히 이 자리에서 유고 시집 ‘백년’, 유고 산문집 ‘문림소요(文林逍遙)’(전3권), ‘범대순 논총’(이상 문학들 刊) 등의 출간을 기념한다. 범 시인은 폐암 투병 중에도 임종 직전까지 주위에 알리지 않고 병상에서 노트북으로 시편들을 정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 결과물이 이번에 발간된 시집 ‘백년’으로 시인의 고고한 체취가 밴 시 53편이 수록돼 있다.
산문집 ‘문림소요(文林逍遙)’(전3권)는 총 2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고인이 15년 동안 써온 200여 편의 수상(隨想)을 엮은 것이다. 이 기간은 그가 무등산 산행에 ‘미친’ 시간이기도 하다.
시인은 생전 자신의 무등산 등반을 가리켜 “나의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부르고 ‘요산요수(樂山樂水)’가 아닌 ‘고산고수(苦山苦水)’의 산행 철학을 밝힌 바 있다.
‘범대순 논총’은 고인의 문학·사상·인간에 대한 다른 이들의 논평을 모은 것이다. 김현승, 권일송, 윤삼하, 성찬경, 김우창, 최하림, 황현산, 김성곤, 김준태, 이동확, 김형중 등 36명이 쓴 시인론, 시집평, 단평선과 고인의 자작시 창작비평, 대담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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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시인과 남도일보와는 인연이 깊다.
남도일보 전신인 광주타임스 때부터 15년2개월동안 매주 ‘범대순의 세상보기’를 선보였다. 광주타임스 1998년 10월 15일자 ‘열린 세상 트인 사람’을 시작으로 남도일보 2013년 12월 26일자 ‘무등산 관리의 기본자세’까지 숱한 화제의 글을 쓰면서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시인은 15년2개월간의 집필활동을 하면서 개인 사정으로 단 한번도 ‘범대순의 세상보기’를 거르지 않았다. 그는 지방지 최장 칼럼니스트로도 명성을 떨쳤다.
한편, 범 시인은 1930년 광주시 북구 효령동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과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미국 오하이오주 데니슨 대학 연구 교수, 전남대 영문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범대순 전집 6권’, 시집 ‘흑인고수 루이의 북’, ‘기승전결’, ‘백지시’, ‘무등산’, 번역서 ‘현대영미시론’ 등을 펴냈다. 문예한국 대상, 금호학술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의=010-2680-9426)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