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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역의 민심은 문재인 대표의 새정치연합에 대해 싸늘했다. 사진은 지난 4월 14일 광주서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영택 후보 지원을 하는 문재인 대표. |
당선 직후, 천 의원은 “내년 총선에는 호남 30곳 전체에서 ‘뉴DJ(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성장할 정치인을 모아 새정치연합과 경쟁하겠다”고 밝혀, 호남발(發) 야권 재편에 불을 댕겼다.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천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반(反) 새정치연합 민심을 적극 활용해 야권재편에 나설 경우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이를 바라보는 호남의 분위기는 어떨까. 《월간조선》은 광주광역시, 전남 목포・여수시, 전북 전주・군산시 등 호남권 주요 도시 5곳을 돌며 그들의 육성을 들었다.
“문재인과 親盧 때문에 민주당 망조 들어”(목포)
목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이다. 호남에서도 DJ에 대한 충성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5월 6일 오전, 목포역전엔 인적이 드물었다. 예닐곱 명의 노인들만이 햇볕을 쬐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에게 새정치연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때 한 노인이 “문재인과 친노 때문에 민주당(호남에서는 아직도 새정치민주연합을 이렇게 말한다-편집자 주)에 망조가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른 노인은 “부산 X들이 호남을 무시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노인은 “문재인이 박지원하고 붙었을 때 룰을 바꿔서 대표가 된 다음 엉뚱한 사람들을 후보로 내세워서 진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위에서 말없이 듣고만 있던 이들이 반(半) 농담조로 “문재인이가 문제여”라고 중얼거렸다.
그들에게 “문재인 대표에게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물었다. 30년간 군 복무를 한 뒤 준위로 제대했다는 노인(71)이 답답하다는 듯 벌떡 일어나 얘기를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때 문재인이가 ‘노무현 정권은 부산 정권’이라고 했다고. 그래도 우리는 저번 대선(大選) 때 또 찍어 주고 그랬어, 근디 인자 어떻게 해 갖고 또 대표가 된 다음에 흐리멍덩하게 하다가 새누리당한테 완전히 깨져분 것이지. 문재인이는 맨날 지기만 한게 분통이 터지지.”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김모(73)씨는 “지금 민주당에선 수권정당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며 “대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경상도 사람들이 민주당 잡아먹었다”
“문재인은 ‘똥바람’이여. 내가 귀동냥을 해 본게 좀 나이 자신 양반들은 다들 그렇게 얘기하더만. 성완종 그 사건이 났는데도 못 이겨. 대표 되면서 이기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전부 새누리당에 졌어. 문재인 갖고는 인자 안 된다니까. 2017년 대선까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다른 사람을 찾아야지. 아, 언제 어떤 사람한테서 태풍이 일어날지 누가 알겄습니까?”
주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저 양반이 다 맞는 말만 했소”라며 동조했다.
자리를 옮겨 목포건어물시장 근처 다방에 들어갔다. 60대 여주인 혼자 있었다. 그에게 목포지역에선 새정치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의 말이다.
“나야 정치에 통 관심이 없고, 손님들도 정치 얘기는 많이 안 해요. 근디 요새 보면 손님들이 TV를 보다가 문재인이 나오면 막 혀를 참서(차면서) ‘경상도 사람들이 민주당을 완전히 잡아먹었다’고 해요. ‘인자 절대로 민주당은 안 찍어야 쓴다’고 하고. 그러고 뭣이 어쨌다 저쨌다 한디, 나는 아무리 들어도 뭔 말인지 모른게. 어쨌든 민주당 얘기하면 좋은 소리는 안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목포연안여객터미널 근처에서 만난 택시 기사 권모(53)씨는 “문재인, 안철수 같은 부산 사람들이 민주당을 이상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택시 기사 서모(46)씨는 “문재인씨가 새누리당과 싸울 만한 정치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지금이라도 전라도가 지지할 수 있는 힘 있는 정치인이 나와서 당을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목포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들은 당 대표 취임 후 ‘이기는 정당’이란 구호를 내세웠던 문 대표가 새정치연합 텃밭인 광주를 비롯해 재·보선 지역 4곳에서 모두 패배한 데 불만이 많았다. 그동안 문 대표가 보인 정치력으론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서도 새누리당에 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보다 낡은 정당이라는 느낌”
여수시는 인근의 순천시, 광양시, 보성군, 고흥군 등을 아우르는 전남 동부권 중심 도시다. 전남 동부의 정서는 목포를 중심으로 한 서부권과 여러 면에서 미묘한 차이를 갖는다. 인구 규모는 여수 29만명, 순천 27만명 등으로 목포보다 크지만, 정치적 발언권은 약했다는 데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곳이다. 같은 전남이라도 목포와 여수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새정치연합과 관련해 여수 소재 공공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정모(33)씨는 “그전에는 민주당을 찍었지만,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운동권 출신들이 모여서 과격하긴 한데, 젊은 층이 체감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며 “정책 노선이 확실한 정의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수에 거주하면서 인근 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일하는 장모(32)씨는 “지역 발전을 위해선 추진력 있는 정당을 밀어야 한다”며 “고향 때문에 태생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는데, 지금은 힘 있는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국동 주민인 직장인 김모(28·여)씨는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보다 무기력하고, 낡은 정당이란 느낌이 든다”고 얘기했다. 여서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예전 대선 때는 문재인 인상이 참 좋다고 느꼈는데, 언제부턴가 갑자기 ‘정치인’ 같은 얼굴로 변해 호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여수수산물특화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는데, 새정치연합이 국민이 아닌 공무원 이익만 챙기는 걸 보고 싫어졌다”며 “다음엔 절대 새정치연합을 찍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의 청년층과 여성들은 새정치연합의 정책, 이미지 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에 반해 중년층 이상 남성들은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한 불만을 얘기했다. 다음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지지’를 했다는 택시 기사 전모(58)씨의 말이다.
“부산 사람인 문재인이 대표 되려고 룰을 자기 마음대로 바꿨잖아요? 그렇게 해서라도 대표가 됐으면, 진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강한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하는 것 보면 원칙이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성완종 사건 때도 이랬다저랬다 하고, 세게 밀어붙이지도 못하고. 이게 새정치연합에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그런데도 졌으니까 실망이 크죠. 여수 사람들은 새정치연합에 실망했어요. 이전에는 잘하든 못하든 찍었는데, 지금은 그럴 마음이 없어졌어요.”
여수엑스포공원역 근처 공화동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60대 장모씨도 새정치연합의 친노와 비노의 내홍에 대해 언급했다.
“문재인이 대표 되고 옛날 민주당 그분들하고 이 파니 저 파니 하면서 싸워서 그런 거여. 그러니까 이번에 광주에서 난리 났잖아? 인자 사람들이 민주당 안 찍을 거여. 투표 자체를 안 한다는 사람도 많고.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다 그렇게 얘기하고 다녀.”
—새정치연합이 아니면 어딜 찍으려고요.
“아, 솔직한 말로 인자 우리 여수는 민주당이고 뭣이고 신경 안 쓴다니까. 지역은 살리도 못허고, 즈그들끼리 해먹기 바쁜게. 우리는 엑스포 부지 활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까 답답한 거여. 새누리당이라도 야문 사람이 나와서 저거 활성화하겠다고 하면 다 찍어 줄 것이여. 순천은 이정현이가 돼서 얼마나 많이 발전하고 있어?”
옆에 있던 장씨의 부인도 “요새 새누리당 찍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지금 민주당은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파니 쪽파니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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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 권노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여수 등 전남 동남권 지역에서는 동교동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
“친노는 말할 것도 없고, 동교동계니 민주당이니 하는 것도 마찬가지여. DJ 때 도청도 어디 양파 키우는 곳(무안군)에다가 줘 버리고. 우리는 DJ 때 완전히 역차별받았어. 옛날 평민당처럼 전라도가 자기들 텃밭인 줄 알고 선거 때만 되면 권노갑이니 뭐니 해서 나오는데 천만의 말씀이여. 동교동계가 언제적 동교동계인디, 지금도 DJ 팔면서 그러고 다니는 거여. 그것들이 동부권에 해 준 게 뭐가 있어? 서부권에 다 해 줬지. (중략) 인자 여수에선 3선(주승용), 4선(김성곤) 그런 거 안 만들어 줘야 돼. 광양에서도 3선(우윤근)까지 시켜 줬는데도 한 거 없다고 싹 갈아 버려야 한다 하더만.”
이 밖에 다수의 여수 시민에게 새정치연합에 대해 물었지만 긍정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수 시민들의 불만이 상당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불만의 대상은 목포 시민들이 지목한 ‘문재인’ ‘친노’ 등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등한시한 지역의 다선 의원들이었다.
이와 관련해 박성주 여수시민협 사무처장은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들 다선 의원들을 바꾸자고 얘기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수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데는 정당 자체에 대한 실망도 있겠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민을 위한 활동에 소홀히 한 것도 주요 원인입니다. 여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엑스포 부지 사후활용 문제인데, 지역 국회의원들은 대안 하나 내놓지 못하고 방관만 했거든요.”
전남 동부권의 ‘새정치 모델’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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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지역 언론, 시민단체, 시민들은 내년 총선에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
“작년에 이정현 의원이 순천에서 당선하면서 변화가 이뤄지고 있죠. 여수 민심도 거기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이정현 의원 당선 이후 순천이 그렇게 발전했습니까.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거죠. 민주당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음 선거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고연령층이 아닌 젊은 사람들의 투표율이 올라가고, 새누리당이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을 낸다면 변화가 일을 걸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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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소재 조영택 후보 사무실을 방문했다. 김영남 광주시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가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조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
그는 “지역 여론 지도층에선 ‘민심이 이미 민주당을 떠났는데, 아직도 그걸 모르기 때문에 선거에 졌다’고 얘기한다”며 ‘국회의원 물갈이’를 언급했다.
“국회의원들을 평가할 때 지역에선 제일 크게 보는 게 ‘지역 발전 기여도’인데, 여수 국회의원들은 하는 일이 없어요. 그런데 이정현 의원은 다릅니다. 이정현 의원은 ‘을’의 자세로 자기에게 주어진 권력을 전남 동부권 사람들을 위해서 쓰겠다고 했거든요. 여수 사람들도 민원이 있으면 여수 국회의원한테 안 가고 이정현 의원을 찾아가요. 그러면 결과는 어찌 됐든 신속하게 처리해 주거든요. 그래서 지역에선 이정현 의원을 ‘새정치 모델’로 꼽고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도 인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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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등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도 나왔다. 사진은 재·보선을 앞둔 지난 4월 10일 光州 노인건강타운에서 배식 봉사를 하는 김 대표. |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50대 이상에선 다음에 새누리당이 중량급 인사를 내면 뽑아 줘야 한다고 그럽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인기가 많아요. 2012년 여수엑스포 할 때 도저히 예산 확보가 불가능하다던, 300억짜리 도로를 김무성 대표가 나서서 깔아 줬거든요. 그것 때문에 여수 시민들이 ‘명예시민증’을 줬죠. 이건 웬만한 여수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입니다. 김무성 대표가 대권 후보가 되면 여수에서 바람이 일어날 거란 얘기들을 많이 하죠. 여기 국회의원들, 지금 비상 상황입니다.”
5월 8일, 광주광역시로 향했다. 광주광역시는 인구 면에서 호남 최대 도시다. 전남에선 나주・화순・영광・함평 장성・담양, 전북에선 고창・순창 등이 소위 ‘광주권’에 속한다. 광주의 분위기가 전남과 전북 민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표를 바라보는 이곳의 시각은 기본적으로 우호적이지 않다. 문 대표가 노무현 정부 당시 호남 인사들의 씨를 말렸다는 주장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인사수석을 지낸 정찬용(전남 영암)씨, 노무현 대선 캠프의 사무총장을 맡았던 전 열린우리당 의원 염동연(전남 보성)씨는 “문재인 때문에 사무관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문재인은 호남 인맥 청산의 주역이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광주 민심은 단순히 영남과 호남이란 지역 문제를 떠나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의 총체적인 무능함에 실망하고 있었다.
기자가 광주 민심을 취재하기 위해 처음 간 곳은 광주 남구다. 남구 서동에서 만난 새마을금고 직원 지모(31)씨는 “돈을 벌다 보니 세금 나가는 데 민감해졌다”며 “대책 없이 무상만 강조하는 새정치연합은 지지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새정치연합이 뭔 밥 먹여준다고…”
남구 구동 광주향교 관계자는 “광주 민심은 문재인에게서 완전히 돌아섰다”며 “아마 문재인이 광주 서을에 천정배를 공천했다 해도 선거에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공원에 산책을 나온 구동 주민 성모(68)씨도 “문재인은 정치력이 없고, 새정치연합은 전략이 없다”며 “이번 재·보선에 아무리 좋은 사람을 냈어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광주 동구의 민심도 남구와 비슷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박모(26)씨는 “주위 사람들이 ‘새정치연합 뽑아 봤자 우리한테 뭔 이득이 있냐, 국회의원 당선시켜 줘도 아무것도 없지 않으냐’란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동구 계림동에 사는 직장인 정모(32)씨도 “민주당에 대한 서운함이 크다”며 이렇게 얘기했다.
“전체적인 민심이 민주당을 떠난 것 같아요. 호남이 다른 지역보다 발전이 안 되잖아요. 저는 생물 분야에서 일하거든요. 그런데 정부에서 연구비 지원하는 것 보면 대구·경북엔 올해 전체 예산 중 53%가 갔는데, 광주엔 0.9%밖에 안 왔어요. 국회의원들이 힘이 없으니까 예산 하나도 못 따는 거잖아요. 그런 걸 보면 민주당 찍어 봐야 뭐 하나란 생각이 들어요. 가족끼리 밥 먹을 때 비교적 정치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버지도 이제는 당을 떠나 인물 보고 찍어야 한다고 그러셨어요.”
동구 산수동에 사는 모범택시 기사 김모(60)씨도 “새정치연합이 뭔 밥 먹여준다고 찍겠느냐? 민심은 이미 떠났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씨의 말이다.
“문재인이가 엊그제 광주에 왔다가 공항에서 두드러 맞아 죽을 뻔했어요. 거기서 문재인이가 공천 잘못해서 미안하다 했어요? 안 했잖아요. 그러니까 두드러 맞아 죽을 뻔하지. 새정치연합이고 X이고 필요 없어요. 이번에 보십시오. 광주 기류를 보면 신당은 꼭 나옵니다. 신당이 두 개가 나올 수도 있어요. 아무튼 신당이 나오면 인물 보고 찍어야지, 그렇게 안 한게(하니까) 전라도는 완전히 망해 버렸잖아요.”
윤장현 시장 공천한 안철수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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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북구 주민들은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앞줄 첫번째) 때문에 북구 경제가 죽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전략공천한 안철수 의원(맨 오른쪽)과 새정치연합을 원망했다. |
“이제 문재인 별로 안 좋아해요. 대선 때까진 괜찮았는데, 요새 갑자기 이상해진 것 같더라고요. 사람이 뭔가 한순간에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 그래서 이번에 서구 사람들이 천정배로 돌아선 것 같아요.”
광주시 북구 주민들은 윤장현 시장과 지난해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로서 그를 전략공천했던 안철수 의원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 4월, 호남고속철 개통 이후 광주역에 들어오던 KTX가 모두 송정리역으로 가면서 광주역 이용객이 급감했다. 올해 4월 2일부터 5월 6일까지 광주역을 이용한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만1350명 감소한 총 4만9671명이다. 이에 따라 광주역 상권이 죽었다. 주변 상가들은 이미 폐업을 했거나 휴업 중인 곳이 많았다.
북구 중흥동 광주역 앞에서 구두수선업을 하는 50대 여성도 “광주 민심을 취재하러 왔다”는 기자의 말에 광주역 문제를 언급하며 불만을 쏟아냈다.
“윤장현이는 진짜 무능해요. 서울에 가서 뭐 하나 따오는 게 없어요. 광주가 완전히 죽었잖아요. 여기선 안철수도 징허게 욕해요. 여기 사람들은 그 사람 이름 얘기하는 것도 싫어해요. 아마 이번에 서구에서 천정배가 된 것도 윤장현이 때문에 그럴 거예요. 오죽하면 새누리당 찍겠다는 사람도 있는데요.”
—작년 광주시장 선거 때 누굴 찍었는데요.
“민주당 안 찍고, 강운태 찍었죠. 강운태씨는 장관도 하고, 국회의원도 해서 행정도 알고, 서울에 인맥이 많거든요. 그런데 윤장현은 정치도 모르고, 행정도 모르고, 그냥 쩔쩔맨다고 하더라고요. 시청 직원들이 윤장현이를 갖고 논대요.”
“光州 국회의원들은 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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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일각에선 지난해 4월 윤장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광주광역시장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한 강기정, 김동철, 박혜자, 임내현, 장병완(왼쪽부터) 등 광주 국회의원 5명을 ‘신 오적(新 五賊)’이라고 부른다. |
“그 사람은 이제 끝이에요. 윤장현 찍은 사람들은 다 손가락 아파해요. 다들 ‘구청장감’도 안 된다고 해요. 그런데 어떻게 시장이 됐느냐? 안철수가 밀어 주고,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당만 보고 찍었잖아요.”
북구 주민들은 지난해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장현 후보를 공개 지지한 강기정(북구갑) 임내현(북구을) 김동철(광산구갑) 장병완(남구) 박혜자(서구갑) 등 광주 지역 국회의원 5명도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1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 후보는) 명망이나 경력이 화려하지 않지만, 지역 주민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신 분”이라면서 “새정치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윤장현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었다.
광주역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60대 여성은 “윤장현이는 눈 까는 의사나 하지, 왜 시장이 됐는지 모르겠다” “광주 국회의원들은 힘도 없고, 뭐 하나 해 올 생각도 안 한다”고 말했다.
북구 신안동 주민 김모(64)씨도 광주역 문제를 언급하면서 윤장현 시장과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을 비판했다.
“여기 북구는 지금 귀신이 나올라 해요. 다 망해 부렀어. 애초에 광주역에 KTX가 안 들어온다고 할 때 광주 국회의원들이 투쟁했어야 한디, 그렇게 안 했잖아요. 임내현씨, 강기정씨, 중앙에선 어떻게 할란가 몰라도 여기선 틀렸어요. 그리고 ‘독수리 5형제’처럼 윤장현 지지했던 국회의원들, 인자 그것들은 안 찍어 줘야 돼. 당이 당 같아야지. 돈을 먹었는가 안 먹었는가 몰라도, 어쨌든 좀 제대로 된 사람을 공천해야지.”
“공천 배제했던 인물 지역구 옮겨 공천 준 건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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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참패 후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발산마을회관을 방문한 문재인 대표. 상당수의 광주 시민들은 ‘문재인 지도부 퇴진’과 처절한 혁신을 요구했다. |
그렇다면 재·보선을 치른 서구을 주민들은 왜 ‘천정배’에게 표를 줬을까. 이와 관련해 ‘천정배 캠프’에 참여했던, 김영남 광주시의원(무소속·서구 화정3·4동, 풍암동)은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의 자격 문제를 거론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조영택 후보는 18대 국회 때 서구갑 의원이었는데, 2012년에 중앙당에서 ‘나쁜 후보’라고 공천을 배제한 사람입니다. 그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니까 서구갑 주민들이 안 찍어 줬어요. 당시 3등을 했습니다. 이미 서구갑 주민들의 심판이 끝난 사람을 갑자기 서구을 지역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공천을 주면서 ‘좋은 후보’라고 하는 건 ‘코미디’잖아요. 이건 서구을 유권자들이 바보입니까? 그런데도 문재인 대표는 조 후보를 지원하려고 6번이나 내려왔습니다. 당시 선거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문 대표가 내려올 때마다 조영택 후보 지지율이 떨어졌습니다.”
서구을 지역의 민심을 알기 위해 고령층이 많고, 외부 인구 유입이 없어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서창동을 찾았다.
서창동 송학초등학교 근처에서 만난 70대 노인 두 사람은 “30년 동안 김대중당만 찍어 왔는데, 이번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천정배를 찍었다” “천정배는 수재로 소문난 사람이고, 새정치연합 후보는 지금도 이름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천정배는 유명한 사람이라 찍었다”
서창동 주민센터 부근에서 동네 주민들에게 ‘천정배’를 지지한 이유를 물었다. 한 주민은 “천정배도 새정치연합 골수분자였다”며 “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만, 원래 야당이라서 찍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새정치연합 조영택이는 이름도 못 들어봤고, 천정배는 유명한 사람이라 찍었다”고 얘기했다. 또 다른 주민은 “호남 사람에다 국회의원만 몇 번씩 했으니까, 조영택이하곤 비교가 안 된다”며 “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천정배한테 투표했다”고 말했다.
서창동 세하마을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던 70대 남성도 “조영택은 갑 지역에서 떨어진 사람이라 무소속 천정배한테 표를 줬다”고 밝혔다.
서구 금호동에 사는 공무원 김모(33)씨도 “천정배씨가 무소속으로 나왔지만, 새정치연합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이력도 조영택씨보다 훨씬 낫기 때문에 찍었다”고 얘기했다.
최혁 《남도일보》 주필은 “정치는 전혀 모르고, 거동도 불편한 ‘80 노모’가 재·보선 때 ‘이번만큼은 안 되겠다’며 천정배를 찍기 위해 투표일만 기다리셨다”면서 “서구을 유권자들은 공천을 잘못한 문재인 체제를 심판하기 위해 천정배 후보를 뽑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병모 전 《전남일보》 편집국장도 “이번 선거에서 천정배 의원이 당선된 건 그 사람이 잘나고 똑똑해서라기보단 국회의원 때 제대로 된 역할을 한 적이 없는 조영택 후보를 공천한 문재인 대표의 잘못 때문”이라고 평했다.
전북도 새정치연합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 5월 9일, 전주역 앞에서 만난 택시 기사 신모(50)씨는 ‘정청래 막말 파동’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은 당의 구심점이 없다”며 “문재인이 얼마나 리더십이 없으면 정청래 같은 사람이 그렇게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親盧가 호남 모욕 준다”
전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백반집 주인 정모(61)씨도 “정청래가 공식 석상에서 주승용한테 면박을 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문재인이가 시킨 거 아니냐’라면서 민주당 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전주덕진공원에서 만난 70대 노인들은 새정치연합 얘기를 꺼내자 “친노들이 자기들 계파가 아니니까 호남 사람들 몰아내고, 모욕을 준다”며 “이제 우리도 싹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 덕진동 주민 전모(74)씨는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이는 우리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디, 모르는 거 아니여. 싹 알고 있어. 호남 사람들 공천을 안 준게 천정배가 뛰쳐나가서 문재인이를 이긴 거 아니여? 그렇게 의로운 사람을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하려고 하다가 잘못된 거지. 인자 우리도 싹 바꿔야 해.”
전북 군산도 전주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군산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강모(59·서수면)씨는 정치 얘기를 꺼내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우리 동네 국회의원 이름(김관영)도 몰라요. 김정배인가? 어쨌든 젊은 사람인디, 뭐 하는 일이 있어야 이름이라도 들어 보지. 그래도 순천 국회의원 이정현은 알고 있어요. 그 사람 되고 나서 순천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도 민주당만 찍지 말고, 새누리도 찍고 해야 돼요. 근디 사람들이 꼭 투표장만 가면 무조건 민주당만 찍은게. 나도 그랬었지만, 인자 그러면 안 돼요.”
택시 기사 신모(70)씨도 “민주당 찍어 줘도 새만금 개발 하나도 못하고, 지역경제는 점점 나빠진다”면서 “다시는 몰표를 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은파호수공원에서 만난 나운동 주민 고모(72)씨도 “예전에는 미우나 고우나 민주당을 찍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싹수가 있다는 걸 보이려면 새로운 거시기(대표)를 앉혀야 해. 문재인은 지도력이나 당 장악력이 없으니까 물러나야지. 안 그러면 전혀 찍고 싶은 마음이 없어. 졌으면 시인하고 물러나야지, 왜 배웠다는 X들이 비양심적이여? 그건 건방진 거여.”
全北은 호남 신당에 큰 관심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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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광주광역시 서구을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한 천정배 의원은 ‘호남 정치 복원’을 위한 신당을 주창하면서 야권 재편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해 송성환 전북 도의원(전주)은 “전남이야 천정배 의원이 당선되다 보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전북에서 호남 신당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신당은 실체도 없고, 구심점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윤선 《군산신문》 편집국장도 “군산은 새로운 정치 세력을 기다리거나, 신당을 갈망하는 분위기는 없다”면서도 “흘러가는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군산 사람들은 평소에 정치 얘기를 거의 안 해요. 정치에 큰 관심이 없기도 하고, 제대로 된 야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부족해요. 지금 상황은 마치 불구경하는 것처럼 광주·전남은 어떻게 돌아가나 보고 있는 거죠.”
전남 목포의 경우엔 기자가 만난 시민들 상당수가 ‘호남 신당’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박지원 의원과 같은 문태고등학교(목포시 소재) 출신이라고 얘기한 택시 기사 민모씨는 “문재인보다는 이 지역 사람이고, ‘목포 3대 천재’로 소문날 정도로 똑똑한 천정배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목포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만난 신흥동 주민 김모(65)씨도 “목포에선 천정배만한 인물이 없다”면서 “이참에 신당을 만들어서 국회의원을 많이 내면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목포 이마트 주차장에서 만난 하당동 주민 최모(49)씨도 “천정배가 말한 ‘호남 신당’에 공감한다”며 “천정배를 중심으로 전라도가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포는 천정배에 대한 기대감 커
이와 관련해, 강성휘 전남 도의원(목포)은 “천정배 의원은 목포 지역 정가에선 항상 기대를 받던 인물이었다”며 이렇게 얘기했다.
“천정배 의원을 목포고 사상 최고의 천재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동안 열린우리당 분당하면서 동교동계와 틀어지고,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하면서 지금 새정치연합 주류와 부딪쳐서 그랬지, 당연히 목포 사람들의 애정과 기대감이 있을 수밖에 없죠. 또 천 의원은 양친이 목포에 계시고, 목포에서 ‘존경받는 어른’인 서한태 박사(의사·환경운동가) 사위이기도 하고요.”
여수시민은 ‘호남 신당’에 거부 반응을 보였다. 은행원 박모(29·여)씨는 “호남 지역이 야권에서 분열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며 “새정치연합으로 집중해야 여당의 권력 남용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신당이 나와도 지지 정당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택시기사 윤모(44)씨는 “도대체 천정배가 얘기하는 ‘호남 정치’가 뭔지 모르겠다. 당에서 소외받은 옛 기득권 세력이 이제 와서 ‘호남’을 들먹거리는 게 기분 나쁘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공공연구기관 직원 정씨도 “박근혜의 창조경제나 안철수의 새정치처럼 천정배가 말하는 ‘호남 정치’ 개념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소방 공무원 장모(32)씨는 “이념과 정책으로 경쟁해야 할 정당이 지역을 내세우는 건 ‘퇴보정치’”라고 얘기했다. 여수시청 퇴직 공무원 김씨도 신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호남을 DJ처럼 거석할라고 하는 것인디, 법무부장관이나 했던 사람이 자기 대접 안 해 준다고 뛰쳐나와 갖고, 신당 만들믄 되겄소? 그런 짓거리 하지 말라 그래. 글고 천정배가 머리는 똑똑한디, 대중을 화합하는 능력은 없어. 독선파 같아. 원래 영리한 사람들이 그렇거든. 지도자 감은 아니여.”
손학규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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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주민들은 문재인 대표 사퇴 후 새정치연합을 혁신할 인물로 손학규 전 의원을 꼽았다. |
이와 관련, 최혁 《남도일보》 주필은 “호남 민심은 사실 신당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호남 사람들은 ‘미워도 다시 한 번’ 정서를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을 버리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에 천정배 의원이 당선된 건, 우리 호남 사람들이 새정치연합에 정신 차리라고 하면서 회초리로 따끔하게 한 대 때린 겁니다. 문재인 체제는 안 된다는 게 호남 민심입니다. 문재인 지도부가 물러나지 않으면 호남 민심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문재인 대표 대신 당을 이끌 만한 사람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요.
“예전 같으면 호남 사람들이 안철수 의원을 대안으로 생각했겠지만, 그 사람은 너무 유약하고, 좌고우면해서 쳐 버렸고요. 지금 호남에선 손학규 대표를 추앙하고 있습니다. 그분에 대한 평은 의외로 괜찮습니다. 가령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도부가 광주 지역에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공천 개혁 로드맵을 내놓는 등 변화를 추구한다면, ‘천정배 신당’에 참여하는 인원은 천정배 의원을 포함해도 2~3명에 그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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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총선 당시 자민련 후보들의 당선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김종필 총재. 천정배 의원이 김종필 총재 같은 폭발력을 가졌는지는 미지수다. |
“그렇다면 ‘천정배 신당’의 규모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클 겁니다.”
—천정배 의원이 얘기하는 ‘호남 신당’이 ‘호남판 자민련’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요.
“그런 걸 보면 천정배 의원 주변에 아직 전략가가 없는 것 같아요. 바로 받아쳤어야 했는데, 아직 그런 게 없잖아요. ‘호남판 자민련’이란 말은 정치 혁신을 바라는 호남인들의 바람을 왜곡하는 겁니다.”
—자민련은 김종필이란 충청권 맹주가 있었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던 정당입니다. 그런데 천정배 의원은 객관적으로 그만한 위치라고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자민련 수준에도 못미치고 끝나는 것 아닙니까.
“물론 천정배 의원이 강한 구심점 역할을 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죠. 하지만 천정배 의원은 가장 중요한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린 호남인들의 민심입니다. 그래서 새정치연합이 잘하면 천정배 바람은 미풍에 그칠 것이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성난 민심이 점점 모여서 태풍을 만들 겁니다.”
“짝사랑은 끝났다”
박병모 전 《전남일보》 편집국장은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의 짝사랑은 이번 선거로 끝이 났다”며 “새정치연합의 대안 세력인 호남 중심의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다음은 그와의 문답이다.
—광주·전남에서 호남 신당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봅니까.
“폭발적이죠. 누구나 다 신당을 창당하는 데는 공감하는데, 각론 부문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서 그런 것이지. 신당을 만드는 건 대세입니다. 그리고 물밑에서 여러 단체가 움직이고 있고요.”
—제가 만난 광주·전남 지역 주민들은 신당 창당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던데요.
“그래요? 지금 광주 시민들 사이에선 뭔가 변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게 대세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분출하느냐, 난 그 방법 중 하나가 신당 창당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친노 세력과 갈등을 빚는 호남 의원들이 ‘호남 신당’에 참여할까요.
“비노가 친노하고 맞붙고, 탈당할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 용기 있게 뛰쳐나와 호남 신당에 합류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호남 사람들이 원하는 정치인은 그 사람들이 아닙니다.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에 대한 지역 여론을 들어 보십시오. 이 지역 사람들은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을 원하지,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사람들은 원하지 않습니다. 지금 호남엔 정치하고 싶어하는 신진 세력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