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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충칭 공장 첫 삽… 中 서부내륙으로 '질주'

화이트보스 2015. 7. 30. 19:22

현대車, 충칭 공장 첫 삽… 中 서부내륙으로 '질주'

  • 이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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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6.24 16:01

    [제5공장 기공식… 2017년 완공땐 中 생산능력 총 270만대]

    신흥 내수지역에 첫 생산기지 - 인구 3000만 '중서부 심장' 충칭
    쓰촨성 등 배후지역 인구 6억명… '창장 경제벨트'도 노릴 수 있어

    中 점유율 감소하는 현대車 - 글로벌업체 450만대 신증설 계획
    SUV 내세운 토종업체 급성장, 치열한 격전지 中시장서 승부수

    현대차가 중국 내 5번째 생산 거점인 충칭(重慶) 공장 기공식을 갖고 서부 내륙시장 공략에 나선다.

    충칭 공장이 완공되는 2017년이 되면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에서 현대차 181만대, 기아차 89만대 등 총 27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폴크스바겐·GM 등과 '중국 1위'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만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23일 낮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정의선 부회장,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 황치판 충칭시장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칭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은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187만㎡의 부지에 29만3000㎡ 규모로 건설된다. 프레스, 차체, 도장 라인은 물론 엔진 공장까지 갖춘 종합 공장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이다. 현대차와 그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北京汽車)가 공동으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한다.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열린 현대차 충칭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검은색 공에 손을 대자, ‘공사 시작’을 의미하는 ‘카이궁(開工)’이란 글자가 뜨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베이징 현대 쉬허이동 사장,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정 부회장, 충칭시 쑨정차이 서기, 충칭시 황치판 시장, 베이징시 장궁 부시장. /현대차 제공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열린 현대차 충칭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검은색 공에 손을 대자, ‘공사 시작’을 의미하는 ‘카이궁(開工)’이란 글자가 뜨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베이징 현대 쉬허이동 사장,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정 부회장, 충칭시 쑨정차이 서기, 충칭시 황치판 시장, 베이징시 장궁 부시장. /현대차 제공
    2017년 상반기 완공되면 아반떼급(級)의 준중형 전략 차종과 산타페 같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충칭에 제5공장을 설립하게 됨으로써 서부 내륙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를 확보해 현대차그룹은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동부 편중 탈피…6억명 서부 내륙 공략

    충칭 공장은 현대차그룹 중국 공략의 완결판이다. 지금까지 현대차는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1~3공장과 건설 중인 허베이성 창저우(滄州) 4공장 등이 모두 중국 동부에 치우쳐 있었다. 기아차도 동부 해안 지역인 장쑤성 옌청(鹽城)에 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고성장하고 있는 내륙의 중·서부에 이렇다 할 생산기지가 없었던 것이다.

    중서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신(新)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전진 기지이다. 충칭은 이런 중서부의 심장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충칭은 대한민국의 83%인 8만2000㎢의 면적에 자체 인구가 3000만명에 이른다. 인근 쓰촨성과 후베이성, 후난성, 산시성, 구이저우성 등지로 이어지는 배후 지역의 인구는 6억명에 달한다.
    
	현대車, 충칭 공장 첫 삽… 中 서부내륙으로 '질주'
    충칭 공장이 완공되면 서부는 창장(長江) 경제벨트도 노릴 수 있다. 충칭은 창장의 상류 도시로 해운 물류의 중심지이다. 중국 정부는 이곳에서 출발해 동부 연안의 상하이(上海)까지 산업단지를 건설해 내륙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창장 벨트 지역의 자동차보급률은 60% 수준으로 동남부 연안 도시보다 낮아 현대차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창장 경제벨트'와 '일대일로' 전략을 본격화하면 중·서부 내륙 지역의 자동차 판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서 올 들어 苦戰하는 현대차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글로벌 자동차기업 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업체마다 각 지역에 생산 거점을 신·증설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최근 중국 광둥성에 525억엔(약 4700억원)을 투자해 2017년까지 연간 소형차 10만대를 생산하기로 했다. 폴크스바겐, GM, 르노닛산, 혼다 등이 2018년까지 신·증설하겠다고 밝힌 생산시설 규모만도 연산 452만대에 달한다. 여기에 중국 토종 브랜드인 창청(長城)자동차, 장화이(江淮)자동차, 창안(長安)자동차 등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내세워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구도 속에서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중국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1~5월 판매량은 45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46만6000여대)에 비해 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 점유율도 1년 전 6.8%에서 6.0%로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중국 시장 점유율(9.1%)도 지난달 0.9% 포인트 하락하면서 GM에 밀린 3위를 기록했다. GM은 최근 주요 40개 모델의 가격을 최대 5만3900위안(약 950만원)이나 인하하는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쳐 한 달 사이 점유율을 1.2% 포인트나 끌어올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그렇다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 중국"이라며 "현대차가 충칭 공장을 통해 서부 지역 공략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