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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치력·리더십 한계 확인시킨 野의 혁신 소동

화이트보스 2015. 9. 17. 17:45

文 정치력·리더십 한계 확인시킨 野의 혁신 소동

    입력 : 2015.09.17 03:23

    새정치연합이 16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 혁신위가 마련한 공천제도 혁신안을 의결했다. 지난 6월 출범해 석 달여 활동해 온 혁신위 활동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날 새정치연합 중앙위가 주목받은 건 문재인 당 대표가 혁신안 통과에 자신의 재신임을 연계시켰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비노(非盧) 비주류 측이 혁신안과 중앙위 개최를 모두 반대하자 혁신안이 부결되면 즉각 물러나겠다며 중앙위를 밀어붙였다. 혁신안이 의결됨에 따라 겉으로만 보면 문 대표가 비주류를 누르고 당 차원의 재신임을 받은 모양새가 됐다. 문 대표와 친노 주류 측이 지지한 혁신안이 모두 관철돼 내년 총선 공천 등을 문 대표 측이 확실히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평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문 대표에게 당 내분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내분의 시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날 중앙위는 당내 비주류가 모두 퇴장한 가운데 문 대표와 주류 측만 모여 박수로 혁신안을 통과시키는 '반쪽 회의'였다. 새정치연합 내부 분열과 갈등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케 하는 장면이다.

    비노 비주류는 지난 석 달 동안 "혁신위는 문 대표의 전위대(前衛隊)일 뿐"이라며 혁신안에 사사건건 반대해 왔다. 문 대표와 혁신위는 이런 비노 측을 설득하고 포용하기보다는 '기득권 지키기'로 몰아세우며 갈등을 키웠다. 문 대표가 지난 9일 당 지도부와 상의도 하지 않고 "혁신 작업과 관련해 재신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도 당 내분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문 대표는 이날도 비노 측의 '재신임 철회'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석 전 재신임 절차를 끝내겠다"고 했다. 내분을 수습하기보다는 지금 기조대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비주류가 특정한 구심점이 없어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는 평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면 집단 반발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야당 안팎에선 집단 탈당설, 신당설이 그치지 않고 있다. 당장은 분당(分黨)이나 대규모 탈당이 이뤄질 것 같지 않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공천 국면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문 대표가 일부 비주류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국민 응원을 등에 업고 당을 장악해 끌고 갈 수 있는 처지도 못 된다. 대부분 국민은 문 대표가 자기 자리까지 걸고 관철시킨 혁신안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문 대표와 혁신위가 요란하게 활동했던 지난 석 달 여론조사에서 야당과 문 대표 개인 지지도 모두 제자리걸음이거나 하향(下向) 추세를 보였다.

    문 대표는 자신의 의도대로 혁신안을 관철시키고 당 대표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대선주자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과 정치력에 대한 국민의 의문을 더욱 키웠다. 야당이 이날 스스로 드러낸 환부(患部)를 치유·수습하지 못하면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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