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치야 중의원 외무위원장, 선친 이어 ‘편백’ 씨앗 기증쓰치야 시나코(土屋品子·여·63·사진)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장이 부친에 이어 2대째 전남에 편백나무 씨앗을 기증했다.
쓰치야 위원장은 14일 이낙연 전남지사 집무실을 방문, 편백나무 씨앗 30만 그루분(묘목 기준)을 기증했다. 발아율을 20%로 계산해 씨앗수로는 150만알 정도로, 최근 검역을 거쳤다.
쓰치야 위원장은 당초 이번에 50만 그루분을 기증하려 했으나, 편백 주산지인 사이타마(埼玉)현 히키(比企)군에 흉년이 들어 씨앗채취가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내년에 20만 그루분을 추가로 채취해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쓰치야 위원장은 앞서 지난 9월 언니 모모코(桃子) 여사를 통해 이 지사에게 보낸 친서에서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편백 씨앗 50만 그루분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에 “이
나무들을 키우듯이 한·일 관계도 지난 50년보다 더 좋은 50년으로 키우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전남도는 기증받은 씨앗을 산림자원연구소(나주시 소재) 부지에 내년 2월 파종해 묘목으로 키운 뒤 2018년 적절한 장소에 심을 계획이다. 이로써 일본의 유명한 정치인 가문이 2대째 전남의 산림녹화에 기여하게 됐다. 쓰치야 위원장의 아버지는 일본 환경청 장관, 참의원 의장, 사이타마현 지사를 역임한 쓰치야 요시히코(土屋義彦·2008년 작고·당시 82세) 씨로 1966년 한국의 산림이 황폐한 것을 안타깝게 여겨 편백과 삼나무 씨앗 90만 그루분을 한국에 보냈다. 그 씨앗에서 자란 묘목 대부분이 전남 장성 축령산과 장흥 억불산(우드랜드)에 심어졌다. 두 곳은 현재 삼림욕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쓰치야 전 의장은 1945년 19세의 말단군인으로 2차대전에 참전할 당시 재일한국인이 건네준 주먹밥으로 배고픔을 달랬던 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고마움을 평생 간직하며 살았다고 한다.
무안=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