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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연 탈당 황주홍 의원 직격인터뷰-이념 과잉에 신물 난 국민 제3의 길 원해]

화이트보스 2016. 1. 5. 13:44

:새정연 탈당 황주홍 의원 직격인터뷰-이념 과잉에 신물 난 국민 제3의 길 원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이후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추가 탈당이 이어지면서 분당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고, 새누리당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12월 23일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17일 문병호(인천 부평갑)·유성엽(전북 정읍)·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20일 김동철(광주광산갑), 23일 임내현(광주북을) 의원 등 모두 5명이 탈당한 상태다. 이런 탈당 도미노가 호남을 넘어 수도권까지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간조선은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선도탈당을 결행한 황주홍(63) 의원과 만나 요동치는 호남 민심의 향배와 탈당의 변(辯), 그리고 안철수 신당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초선인 황 의원은 탈당 직전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을 맡았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강진군수를 세 차례 지냈다. 황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창당을 공식 선언한 지난 12월 21일 기자간담회에도 동료 탈당 의원들과 함께 참석했었다. 황 의원과는 1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황주홍 의원.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탈당 결심 설명들은 주민들,
'잘했다'며 격려해줘
안철수 신당으로 세력 규합돼야

- 탈당에 대한 지역구 반응이 어떤가.

“탈당 전날 지역구와 전남 도당을 돌면서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 탈당 결심을 설명드렸다. 절대 다수가 ‘잘했다’면서 박수를 쳐주는 분위기였다.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판하는 분이 한 명도 없었다. 우리의 결단이 옳았다는 것은 이후의 여론조사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12월 21일 발표된 미디어오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광주전라에서 안철수 신당이 36.2%, 새정치민주연합이 17.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쾌조의 스타트라고 본다.”

- 제3지대에서 신당 세력들을 합치는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여전히 유효한가.

“당초 어떤 신당이든 개인 이름이 붙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 제3지대 창당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다.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당초 예상보다 강한 바람이 불고 있고 전국적으로 세가 불어나고 있다. 전국적 상징성과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안철수 의원이 중심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신당이 지금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박준영·천정배·박주선·김민석·정동영 등과의 연대 의지도 동시에 천명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신당 추진 세력들이 많은데 이들이 다 안철수 신당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전원이 다 들어와야 하고, 그렇게 될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도 밝혔지만 2월 8일 설 전까지 신당 참여 면면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1월 하순경 신당 세력들과의 통합과 연대 모색이 있을 것으로 본다.”

- 정치 신인 영입 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안철수 신당의 색깔은 기성 정치인과 정치 신인들 중 누가 주도하나.

“어려운 질문인데, 균형을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여하는 현역 의원들이 20~30명 정도 된다면 현역 아닌 분들도 균형과 조화를 이뤄가며 참여할 것이다. 탈당한 지 며칠 안 됐지만 ‘같이 해보고 싶다’며 저에게 연락해 오는 분들이 꽤 있다. 안 의원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은 하되 혼자서 다 할 순 없기 때문에 역할을 분담해서 좋은 분들 영입을 위해 저도 창구 역할을 할 생각이다.”

- 안철수 의원은 신당 구상과 관련해 ‘민생’‘중도’ ‘이분법적 사고를 하지 않는 사람’ 등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어떤 사람들이 안철수 신당의 주류가 될 것으로 보나.

“새누리당 내부와 지지층에서도 지나친 가치 논쟁으로 편가르기를 하고 상대방을 단죄하는 ‘박근혜식 극한 이념정치’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는 이 분들을 합리적 보수라고 본다. 이런 박근혜 정치와 완벽한 닮은꼴이 바로 ‘문재인 정치’다. 문재인 대표는 세상을 선(善)과 악(惡)으로 나누고, 자기는 늘 선이라며 반대 세력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정치를 한다. 문 대표는 항상 박근혜 대통령이 역주행한다고 비판하는데 남에 대해 내뱉는 단어와 표현이 본인한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이런 박근혜·문재인 두 극단 세력이 맞부딪치니까 정치가 실종되는 것이다. 서로가 극한적으로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며 이념 과잉의 정치를 하니까 자기 이데올로기와 진영밖에 남는 게 없다. 그 결과 지금 정치도 실종되고, 나라도 국민도 안중에서 사라져버린, 오직 저급 정치만 남겨놓고 있잖은가.”

"승리의 길 가겠다"며 탈당한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 /조선미디어 유튜브 채널

합리적 진보세력이 대안
편벽된 자세 보인 文 위험해

- 중도에 기반한 제3정당을 희망하는 유권자가 많다는 얘기인가.

“합리적 보수가 있다면 합리적 진보도 있다. 나는 우리 유권자들이 새로운 대안 정치세력을 희망해 왔다고 생각한다. 너대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에서처럼 지금 우리 국민들은 늘 누군가가 새 정치 질서의 깃발을 들고 나서주길 기대하다가 마침 안철수라는 사람이 나오니까, 제3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유력한 대안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양극단의 이념정치에 신물 나고 식상해 하는 국민에게 안철수 신당 정도라면 정권 교체가 가능할 수 있다는 꿈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본다.”

- 새정치민주연합 밖에 있는 사람들은 왜 비주류들이 문재인 대표와 친노(親盧)에게 반감을 갖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한명숙 전 총리가 대법원 판결로 유죄판결을 받자 문재인 대표와 친노들이 뭐라고 했나. 정치탄압이고 희생, 속죄양이라고 했다. 13명의 대법관이 전원 일치로 유죄판결을 내렸는데 한명숙 전 총리를 영웅시하며 모금운동을 제안했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날 백합꽃을 들고 가 눈물을 흘렸다. 만약 문 대표가 시민단체 소속이라면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표는 한 표라도 더 얻자는 대중정당의 지도자다. 그런데 한명숙 판결에 대해 그런 편벽(偏僻)된 자세를 보였다. 아마 그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5% 정도 떨어졌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문 대표와 친노들은 지금도 자신들이 옳다고 믿고 있다. 이런 예는 한둘이 아니다.”

- 그런 예가 뭐가 또 있나.

“문 대표는 참 희한한 지도자다. 표가 안 나오는 방향으로, 다수 국민들이 싫어하는 쪽으로만 간다. 지난 4월에는 국회의원 정수를 400명으로 늘리자고 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민심을 모르는 것인지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한 것인지 모르겠다.”

황 의원은 이 대목에서 지난 12월 2일 2016년 예산안 표결 당시 문 대표가 반대표를 던진 사실도 상기시켰다. “12월 2일 자정이 넘어 표결에 부쳐진 예산안은 여야가 한 달간 밀고 당기면서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 표결에 부친 결과 200여명의 찬성자 외에 49명의 반대자가 나왔다. 무소속이나 원내 비교섭단체 소속이라면 반대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49명의 반대자 중에 바로 문 대표가 있었다. 무슨 개인적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어떻게 제1야당 대표가 여야 합의 사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았다."

문 대표는 이후 열린 관훈클럽 토론에서 한 패널이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를 묻자 ‘당 대표는 반대표 던지면 안 됩니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그것은 여야 합의된 내년도 이 나라 예산안을 부결시키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셈인데, 다들 그런 식으로 나오면 이 나라가 뭐가 되나. 그런 편견과 아집에 찬 언행을 보면서 이 사람에게 진짜 국가관이 있는 건지, 국가관이 없지 않다면 그분이 국가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뭘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마 자기 이념과 이데올로기와 자기 진영의 논리가 최우선시되는 그런 독특한, 그리고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 여당이나 야당이나 항상 국민을 앞세우는데 왜 여론 무시 정치가 나온다고 보나.

“생각의 편향성, 편견 때문인데 아마 스스로는 고치기 어려울 것이다. 1970~1980년대식 생각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나는 그런 세력들을 ‘이념의 수인(囚人)’이라고 표현한다. 문재인 대표나 박근혜 대통령 다 마찬가지다. 자기 생각의 울타리,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얘기는 경청하거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오늘(12월 22일)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도 ‘박 대통령이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던데 그게 결국 같은 의미다.”

지난 12월 21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탈당 의원들과 손을 잡고 있는 안철수 의원(가운데). 왼쪽부터 황주홍, 문병호, 안철수, 김동철, 유성엽 의원. /연합뉴스

文, '대권병' 걸려 무리수 둔다
당권 장악해 차기 대선후보 노려

- 문재인 대표와 친노 주류도 혁신을 얘기한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의원들을 평가해 하위 20%를 자른다는 것인데, 이는 액면 그대로 보면 그야말로 변화이고 혁신 아닌가.

“그 혁신안이 문재인·김상곤 합작품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철저하게 비주류를 쳐내기 위한 것이다. 의원 평가를 의정활동과 지역구활동 평가, 선수별·상임위별 의원들끼리의 다면평가, 선거 기여도, 여론조사 등으로 한다는 것인데, 이 중 여론조사를 빼면 전부 주관적이고 자의적으로 흐를 수 있는 평가 항목들이다. 누가 칼자루를 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이른바 인치(人治)를 하겠다는 얘기다. 법치, 즉 규칙과 제도와 시스템에 의해서 해야 하는데, 21세기 대명천지에 인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활동 평가의 경우 중앙당에서 당직자 두 명을 내려보내 하루 정도 돌면서 평가한다는 것인데, 지역 사정을 잘 모르는 젊은 당직자들이 어떻게 의원 활동을 평가한다는 건지 납득하지 못하겠다.”

- 그런 맹점을 알면서도 일부러 혁신안을 밀어붙였다는 건가.

“나는 평가가 객관적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며 의원총회 등에서 강하게 반대했다. 여론조사와 지역구 평가가 크게 다른 게 아닌데 왜 굳이 나누느냐고 항변도 했다. 특히 다면평가는 이제 어디서도 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혁신위원인 조국 교수와 문재인 대표는 정부도 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내가 실상이 궁금해서 인사혁신처에 공식적으로 문의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 하던 다면평가는 지금 다 폐기해 전혀 안 하고 있다는 공문을 받았다. 번연한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동료가 동료를 죽이는 다면평가는 대(大)파벌에 속해야 유리하기 때문에 사실 파벌을 장려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내가 다면평가를 하려면 의원 300명 전원에게, 새누리당·정의당 동료 의원들에게도 물어보라고 반박했을 정도다. 밖에서는 왜 혁신에 반대하느냐고 그러지만 실상은 소수파 비주류 죽이기다. 내가 탈당 전 중앙당의 당무감사를 거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황 의원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와 무리수는 문 대표가 이른바 ‘대권병’에 걸린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자신의 집권 프로그램에 모든 걸 맞추다 보니 빈번하게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법연수원 동기인데, 내가 그 동기분들 몇 명을 개인적으로 안다. 그중 한 분 말씀이 문 대표가 얼마 전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엉겁결에 준비 없이 나갔는데도 48% 득표를 했다. 그런데 이제 정치를 알 것 같다. 해볼 만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황 의원에 따르면, 문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후 펴낸 ‘1219 끝이 시작이다’라는 저서에서만 해도 ‘진영 정치’ ‘싸가지 없는 정치’ 등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비교적 올바르게 진단하고 토로하면서 이제 당에서는 더 좋은 분을 찾아 정권교체 희망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썼다. 마치 정계은퇴하고 출마를 안 할 것처럼 얘기했는데 어느 순간 대권병에 걸려버린 것이다. “지난 전당대회 때도 당권·대권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그렇게 주변에서 얘기했는데 자신의 집권 프로그램에 따라 당권도 장악해버린 것 아닌가. 당권을 장악해야 확실하게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었던 거다. 그러나 그 결과 지금 당은 분열되고 있고, 그 자신 역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지나친 욕심이 결국 패망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 문재인 대표가 현재로선 야권에서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유력 주자인 것은 사실 아닌가.

“물론 사실이다. 그런데 ‘지기 위한 2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사당(私黨)이 아닌 공당(公黨)이다. 그런 당이 마치 문재인 대권 프로그램을 위해 복무하는 듯한 모습이 문제라는 얘기다. 문재인 대표가 영입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광고 홍보전문가이지만 문 대표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친구다. 근데 손 위원장이 무슨 발언을 한 줄 아나. 자신은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당에 왔다는 것이다. 이 말은 결국 문재인 말고는 박원순, 안희정, 안철수 누구도 대권 후보로 지지할 수 없다는 것 아니냐. 당직자는 지위고하를 떠나서 당무에서 엄정중립을 지켜야 한다. 한 사람을 위해 다른 잠정 후보들을 적대시하는 발언은 사실 파면감이다. 그런데 이런 당직자에 대해서 누구도 제대로 질타하거나 이의 제기를 못하고 있다. 모두 박수치거나 아니면 숨 죽이고 있다.”

황주홍 의원. /조선일보 DB

공천다가오니 모두가 입조심만 해
새정치는 文 대권 위한 조직

- 안철수 의원이 탈당의 변에서 밝히긴 했지만 당에 있으면서 제대로 비판 못하고 당을 바꾸지 못한 책임은 있는 게 아닌가.

“사실 그게 더 문제다. 아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비주류들은 거의 모두 숨 죽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4월 총선과 이에 따른 공천이 임박해오면서 거의 모두가 아연 몸 조심 입 조심하는 그런 당이 되어버렸다. 그 정도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대권 프로그램을 위해 복무하는 정당이 돼 버렸다. 그래서 자조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사당역으로 가버렸다’는 농담이 나온다. 나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그나마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김한길·안철수·박지원 세 사람이었다고 본다. 그나마 세 사람이 끊임없이 ‘아니다’고 얘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죽했으면 안철수 의원이 그 당에 있으면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겠나.”

-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을 향해 ‘새누리당식 생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안 의원이 격분해 탈당의 동기가 됐다는데.

“그건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려버리겠다는 의도 아니냐. 안철수 의원 이마에 주홍글씨 낙인을 찍은 것이다. 멀쩡한 야당 지도자 보고 새누리당 ‘엑스맨’이라고 하는데 그런 인격모독에 어찌 화가 나지 않겠나.”

-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혁신안대로 의원들 평가가 이뤄져 하위 20%가 물갈이될 것으로 보나.

“혁신안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문재인 대표가 1번으로 걸러져야 한다. 본회의 출석률도 좋지 않고 제대로 된 법안 하나 변변하게 낸 것도 없다. 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여론이 얼마나 좋지 않으면 거기 출마하지 못하고 다른 데로 탈출하려고 하겠나. 지역구 관리도 엉망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니 문재인 의원이야말로 하위 20%에 가장 먼저 속할 사람 아니냐는 말이다. 문재인 대표가 먼저 잘리지 않으면 그건 혁신안도 아니다.”

-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몇 명의 의원이나 탈당할 것으로 보나.

“연말 연초에 걸쳐 20명 이상은 될 것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김한길·박지원 의원은 이미 당에서 마음이 떠났다. 두 사람이 탈당하느냐가 분열이 분당으로 가는 시금석이 된다.”

- 노무현 정권 당시 부산파를 대표하던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사에서 호남을 차별했던 게 호남이 문 대표에게 등을 돌린 원인이 됐다고 보나.

“글쎄,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문 대표가 청와대에 있을 때 호남 차별적 인사를 주도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것 때문에 호남 여론이 안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 때 호남에서 문 대표에게 90% 이상의 절대 지지를 몰아줬던 사실은 호남 차별 인사 때문에 지금 싫어하게 되었다는 주장이 근거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호남 여론이 전국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호남이 조금 더 예민하게 총선 결과와 정권교체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나는 결국 호남 유권자들이 문 대표의 그릇과 깜냥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지난 대선 때는 그렇게 몰표를 줬는데 이후 하나같이 국민 여론과는 엇박자를 놓으니까 실망하고 절망한 것이라고 본다. 지난 재보선 패배 후에도 호남을 달랜다며 혼자 불쑥 광주를 방문했는데 그런 돌출적 행동으로는 민심을 달랠 수 없다. 이번에도 순창의 정동영 의원을 그야말로 불현듯 찾아갔는데, 박지원 의원이 오늘 내게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알아도 문재인이 순창으로 간 까닭은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 요즘 옆에서 보니까 안철수 의원이 달라진 것 같나.

“머리를 이전보다 좀 더 짧게 깎지 않았던가.(웃음) 깊이 있게는 모르지만 본인이 좀 더 결연해진 것 같다. 이번이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리스크를 짊어진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국회 들어와, 특히 드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산전수전 다 겪지 않았나. 학습효과가 있는 분이니까 본인 말대로 정치를 압축적으로 체험하면서 정치 인식이나 판단 지평도 달라졌을 것으로 본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겠다, 오직 국민 눈높이만을 생각하면서 힘있게 나아가겠다는 얘기를 스스로 자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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