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고령화에 대한 준비

곤충산업, 2020년 1兆 시장

화이트보스 2016. 2. 2. 14:22

소고기 단백질의 3배… 곤충산업, 2020년 1兆 시장

 

혐오 대상서 신성장 동력 부상… 화장품·신소재 개발도 한창

 

  • 양모듬

    발행일 : 2016.02.01 / 경제 B3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혐오 대상으로 여겨지던 곤충이 연간 3000억원대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09년 1500억원대였던 국내 곤충산업 시장 규모가 지난해 3000억원대로 성장했다"며 "오는 2020년에는 1조원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곤충산업 중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식품이다. 고(高)단백, 저(低)칼로리인 곤충이 기능성 식품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소고기 100g에는 단백질 21g, 말린 메뚜기 100g에는 단백질 70g이 함유돼 있다. 메뚜기·귀뚜라미 등 곤충 100g이 내는 열량은 140~180㎉ 수준으로, 같은 무게의 쌀이나 콩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절반에 불과하다. 농진청 관계자는 "곤충은 적은 공간과 사료로 쉽게 기를 수 있고,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육류 대체재로 적합하다"며 "맛은 새우와 비슷하다"고 했다.

    실제 올해부터는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곤충을 이용한 식단이 등장한다. 농진청과 세브란스 병원은 지난해 갈색거저리를 이용한 암 환자용 식단을 개발해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소고기가 암에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에 소고기를 거부하는 환자도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며 "같은 무게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두 배"라고 했다. 고기뿐 아니라 곤충으로 만든 어묵, 운동 후 마시는 단백질 쉐이크 등도 개발됐다.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곤충 수도 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누구나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식용 곤충은 번데기, 메뚜기, 백강잠 3종뿐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8일 쌍별귀뚜라미와 갈색거저리 유충도 누구나 식품 원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곤충을 이용한 화장품, 신소재 개발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왕지네나 애기뿔소똥구리 등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항균 펩타이드를 여드름이나 아토피 치료제로 이용하는 것이다. 또 지난 2009년에는 누에고치를 이용한 고막용 실크패치(고막 재생을 촉진하는 물질), 2014년에는 치과용 차폐막(임플란트 시술 시 잇몸뼈 형성을 촉진하기 위한 막) 등이 개발됐다. 천적 곤충을 활용하는 '바이오 농약' 산업은 시장 규모가 2011년 96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