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선제타격 ‘의지’가 중요하다

화이트보스 2016. 3. 8. 16:54



선제타격 ‘의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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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 논설위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제2270호가 만장일치로 통과된 지 불과 10시간 만인 3일 오전 북한은 동해에서 신형 300㎜ 방사포 6발을 발사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였던 무기로, 이를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방사포는 중국 ‘WS-1B’를 모방해서 개발했으며 사거리가 170㎞에 달해 매우 위협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은이 이번 시험 발사를 직접 참관했다고 발표했는데, 유엔 제재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왜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방사포였을까. 첫째, 유엔 제재를 피해가기 위함이다. 유엔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했다. 유엔 제재안이 나오자마자 정면으로 맞받아치기엔 뒷심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런데 방사포가 탄도미사일인지는 개념 정의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경계선상에서의 교묘한 도발을 통해, 유엔과의 정면충돌은 피하면서도 위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이기 위한 것이다. 둘째, 사드(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해 봐야 북한엔 사드를 뚫을 수 있는 저고도 장거리 방사포가 있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셋째, 새로운 무기체계를 선보임으로써 다양한 카드가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의 300㎜ 방사포 배치가 현실화하자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me)’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방사포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2011년 3월 실전 배치부터 2014년 10월까지 무려 1200발 이상의 로켓을 요격했다. 그러나 몇 발씩 날아오는 이스라엘과 수백 수천 발이 동시에 쏟아질지 모르는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없는 것보단 나을지 모르나, 비용 대비 효과를 계산해야 한다. 사드는 핵미사일이란 결정적 한 방을 막아야 하기에 필요하지만, 방사포란 잔 펀치를 일일이 요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일단 유사시에는 막기에 급급하지 말고 선제타격으로 제압해야 한다. 우선, 방사포는 방사포로 막을 수 있다. 한국군엔 다연장로켓인 천무와 M270 MLRS가 있다. 정확도와 파괴력에서 북한을 압도한다. 사거리가 짧다는 문제점은 있다. 그러나 북한 방사포가 후방에 배치된다면, 이들의 타격범위도 줄어들게 된다. 둘째, 사거리 300㎞인 에이태킴스(ATACMS) 전술미사일이나 현무-2 탄도미사일로 북한군 원점과 지휘부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공군의 F-15K의 공대지 미사일과 해군의 현무-3 순항미사일로 북한 미사일과 방사포를 초토화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군 제210 야전포병여단 등의 막강한 대(對)포병전력이 가세하면, 북한 포와 미사일은 고개도 내밀 수 없다.

문제는 의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는 마지노선으로 독일 전차를 막으려 했다. 탱크는 탱크로 막아야 한다는 드골의 고언은 묵살되고, 프랑스는 전투다운 전투도 못 한 채 항복했다. 유라시아 초원을 장악했던 돌궐의 명장 톤유쿠크는 “성(城)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라 했다. 수성(守城)이 아닌 적극적 공세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생존하고 승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