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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체제가 ‘親盧의 위장막’임을 드러낸 더민주 분란

화이트보스 2016. 3. 22. 15:44



김종인 체제가 ‘親盧의 위장막’임을 드러낸 더민주 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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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파격적인 비례(比例)대표 명단’ 수용 여부가 운동권당(黨) 체질의 변화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인식됐다. 이를 둘러싸고 20일부터 벌어지고 있는 분란은 22일 김 대표와 친노(親盧)·운동권 세력의 줄달리기 양상을 띠고 있으나, 당의 저류(底流)는 사실상 그대로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특히, 친노 핵심 인사들이 21일 오전까지 김 대표를 맹비난하다가 저녁 들어 포용 쪽으로 표변했고, 그러자 당의 전체 분위기도 바뀌었다. 전말을 보면 ‘김종인 비상체제’는, 분당(分黨)으로 치달으며 국민의 외면을 받았던 잘못된 행태를 총선 때까지만 가리려는 위장막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제1 야당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열된 것은 ‘친노·운동권 청산’ 문제 때문이었다.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노 측이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당을 떠났다. 자칫 대규모 탈당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김 대표를 영입해 내세웠다. 김 대표가 우클릭 행보를 보이면서 일부 운동권·막말 의원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킴으로써 탈당 러시를 잠재우고, 당을 개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구 공천을 보면 큰 변화가 없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운동권당 탈피의 진정성을 보여주려고 했다. ‘비례 2번’ 자천(自薦)도 그 연장이었다. 그런데 비례대표 의원 기회가 줄어든 친노·운동권이 대거 반발하면서 김 대표에 대한 인격적 모독까지 서슴지 않았다.

비례대표 파문 진행 과정을 보면 김 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친노가 다시 고개를 숙인 것은 ‘친노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조국 전 혁신위원이 김 대표를 끌어안고 가자고 주장하면서부터란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비례 2번을 인정하자”면서 14번으로 재조정한 절충안을 비판했다. 자칫 잘못하면 공멸하니 일단 총선을 치를 때까지 참자는 작전상 후퇴 주장이 우세하다. 김 대표가 자신의 몫으로 몇 사람을 당선 안정권에 배치하더라도 당의 본색에는 큰 변화가 없다. 총선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유권자들은 위장 전술에 가린 본색을 제대로 간파하고 투표에 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