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02 03:00 | 수정 : 2016.05.02 08:57
[오늘의 세상] 朴대통령, 이란 방문… 노석조 특파원 르포
이란 제재때도 사무실 유지… 현지인들, 한국 기업에 우호적
"한국이 물건만 팔고 가지말고 공장 건설해 일자리 늘려 달라"
테헤란 호텔 사업가들로 가득, 외국인 체류 돕는 대행업체도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현지 시각) 수도 테헤란 도심에 있는 아자디 광장에 태극기가 게양됐다. 이란 대통령 의전실에서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인 한국 정상의 이란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이란 국기 옆에 나란히 태극기를 달았다. 아자디 광장에 태극기가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르시아어로 '해방'이란 뜻인 아자디 광장은 1979년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혁명운동이 벌어졌던 곳으로, 현 이란 정권을 상징하는 장소이다. 테헤란시는 1977년과 2003년 양국 우호의 뜻으로 설치한 서울로(路)와 서울공원도 꽃으로 재단장했다.
시민들은 국영방송이나 신문 보도를 통해 박 대통령 방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테헤란 시내 타즈리쉬 바자르(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 아바디(47)씨는 "아침에 삼성 휴대전화의 알람 소리에 일어나 엘지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꺼내 먹은 뒤 현대자동차를 타고 출근을 한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란에 많이 투자해 서로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서 해제된 이란은 한국의 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오전 "한국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테헤란을 2박 3일간 방문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계약할 예정"이라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의 동북아 담당 외교관인 카젬 아흐마디는 관영 IRNA통신 인터뷰에서 "제재 기간 위축됐던 관계를 만회하고자 양국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헤란대 재학생 쿠르데스타니씨는 "한국이 이란에 와서 물건만 팔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공장을 짓고 사무실을 늘려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했다.
경제 제재가 해제된 지 불과 100여일이 지났지만 테헤란에는 각국 사업가들이 밀려들고 있다. 테헤란의 웬만한 호텔은 방과 비즈니스 회의실이 꽉 차 예약이 어려운 형편이다. 일부 외국인은 공항 근처 등 변두리에 숙소를 잡고 차로 1~2시간씩 걸려 시내를 오가고 있다. 외국인 체류를 도와주는 대행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주이란 한국 대사관도 최근 대사관 건물 일부를 개조해 우리 기업인들이 이란 기업인과 상담할 수 있는 '한·이란 기업인 사랑방'을 설치했다. 김승호 대사는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려는 이란 사업가들도 적잖다"고 했다.
현지 우리 기업인들은 한국이 독일·프랑스 등과 함께 이란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평가를 했다. 안득수 엘지전자 테헤란 법인장은 "한국 기업들은 2012년 대이란 제재가 한층 강화됐을 때도 현지 생산 공장과 사무실을 철수하지 않았다"며 "이란 사회가 우리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어서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도 올해 안으로 40년 만에 인천~테헤란 직항 노선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항공은 테헤란~인천~오사카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이란을 한국 쪽으로 좀 더 가
- [나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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