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손목엔 2억 시계, 옆자리엔 내연녀… 그는 대우조선 대신 페라리를 몰았다

화이트보스 2016. 6. 16. 15:15



손목엔 2억 시계, 옆자리엔 내연녀… 그는 대우조선 대신 페라리를 몰았다

입력 : 2016.06.16 03:00 | 수정 : 2016.06.16 11:27

[회사는 침몰하는데… 직원은 8년간 180억 빼돌려 이중생활]

건물 두 채 사는 데 60억, 명품·車 사고 빌리는데 16억
유흥비 등 카드결제로 18억… 은신처에는 현금·수표 5억

- 백화점 명품관 뺨친 은신처
해운대 굽어보는 아파트 생활, 시계 보관하는 가방도 명품
부동산 투자 회사 설립하고 내연녀에 명품 옷가게 차려줘

지난 8일 오전 11시쯤 거제경찰서 경찰관들이 부산 해운대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달맞이언덕에 있는 H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들이닥쳤다. 경찰은 주차장에서 캐딜락 SUV에 타고 있던 대우조선해양 전 차장 임모(46·구속)씨와 그의 내연녀(36)를 체포했다.

임씨와 동행해 아파트 15층에 있던 두 사람의 거처로 들어간 경찰관들은 압수 수색을 하다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40평쯤 되는 아파트 곳곳에서 찾아낸 명품 가방 10여개에서 값나가는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15일 임씨가 살던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시가 10억원 상당의 시계 20여점과 각종 귀금속, 수표·현금 5억1000여만원 등을 압수했다.
회사돈으로 10억어치 명품시계 사들인 대우조선 차장 - 회사 돈 180억원을 빼돌려 호화 생활을 한 대우조선해양 전 차장 임모(46)씨는 고가(高價)의 명품들을 수집했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15일 임씨가 살던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시가 10억원 상당의 시계 20여점과 각종 귀금속, 수표·현금 5억1000여만원 등을 압수했다. 앞줄 가운데 파란색 보관함에 담긴 시계가 시가 2억원 상당의 스위스제‘바쉐론 콘스탄틴’남성용 제품이다. 고가(高價)의 시계들을 보관하는 케이스도 명품 가방 브랜드인 루이비통이었다. /김종호 기자
그중 큼직한 루이뷔통 가방 두 개에는 남성용과 여성용 명품 손목시계가 24개나 들어 있었다. 롤렉스,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피게, IWC, 오메가, 카르티에, 브레게…. 황금 케이스로 된 것 등 대개 하나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것들이었다. 그중 스위스제(製) 바쉐론 콘스탄틴 남성 손목시계는 2억원을 넘는다고 경찰은 말했다.

압수 수색을 나갔던 경찰관은 "경찰 생활하면서 처음 보는 것들이라 마치 백화점 명품관이라도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른 가방들을 열어보자 이번에는 1억원짜리, 5500만원짜리, 1000만원짜리 등 자기앞수표, 5만원권 지폐 200장, 미국 달러 등이 쏟아져 나왔다. 경찰이 합산해 본 결과 명품 시계는 시가로 10억원 상당, 현금·수표·달러는 5억1000만원어치에 달했다고 한다. 보석이 달린 명품 팔찌와 목걸이 같은 귀금속도 수십 점 나왔다.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대우조선해양 전 차장 임모(46)씨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시가 2억원 상당의 시계. 스위스 브랜드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남성용 제품이다.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대우조선해양 전 차장 임모(46)씨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시가 2억원 상당의 시계. 스위스 브랜드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남성용 제품이다. /김종호 기자
1996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한 임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8년간 대우조선해양에서 비품 구매 등을 담당하면서 비품 구매액을 실제보다 부풀린 뒤 그 차액을 빼먹는 수법으로 180억원가량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무려 2730차례나 허위 서류를 꾸몄는데도 대우조선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임씨는 횡령한 돈으로 내연녀와 '호화 생활'을 즐겼다. 명품 시계와 가방을 수집했다. 그는 "명품을 좋아해서 사 모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번갈아 타기도 했다. 한 대 2억원쯤 하는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승용차를 샀고, 페라리, 재규어, 아우디, 레인지로버 등은 리스해 탔다. 2~3개월마다 차를 바꿨고 내연녀에게도 외제차를 사줬다. 명품을 사고 차량을 구입하는 데 16억원을 탕진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유흥비 등으로 흥청망청 돈을 쓰면서 카드 결제 대금이 18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10억원가량은 주식 투자를 하는 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치를 즐긴 것 외에 횡령한 돈으로 '제2의 인생'도 준비한 것 같다고 경찰은 말했다. 임씨는 빼돌린 돈 중 50억~60억원을 들여 지난해 부산 명지동과 해운대에 각각 5층과 6층짜리 상가 건물 2채를 사들였다. 대출을 끼고 샀기 때문에 건물 가액은 100억원이 넘는다고 경찰은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명의로 부동산투자회사도 설립했다. 내연녀 앞으로는 여성 명품 의류를 취급하는 옷가게를 내주고, 부동산투자회사를 차려주기도 했다.

회삿돈을 빼돌려 호화 생활을 하다 붙잡힌 대우조선해양 전 차장 임모(46)씨가 15일 경남 거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회삿돈을 빼돌려 호화 생활을 하다 붙잡힌 대우조선해양 전 차장 임모(46)씨가 15일 경남 거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YTN
그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서 명예퇴직을 하면서 명퇴자들에게 주는 위로금 1억여원도 알토란같이 챙겨 나왔다. 경찰은 "임씨가 사들인 상가 건물 모두 은행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서 대우조선 측이 피해 금액을 제대로 회수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경찰은 그가 따로 은닉해 둔 돈이 없는지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그의 아내와 자녀들은 대우조선해양 부근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최근 검거되기 전까지 '이중 생활'을 하며 가족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이 내연녀와 호화 생활을 즐기고 있었던 사실을 본처와 가족들은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구속된 임씨는 14일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푸른색 상의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기업 정보]
'부실 경영에 성과급 잔치까지' 대우조선을 뜯어먹은 하이에나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