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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치범 12만명 고문-성폭행… 김정은에 궁극적 책임”

화이트보스 2016. 7. 8. 11:40



北, 정치범 12만명 고문-성폭행… 김정은에 궁극적 책임”

이승헌 특파원

입력 2016-07-08 03:00:00 수정 2016-07-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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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북 전면 압박]美, 사상 첫 인권제재… 국무부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6일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북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국무부가 이날 의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유린 및 검열 보고서’를 근거로 한다. 미 정부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와 자체 조사를 토대로 탈북자 증언, 북한 인권 관련 시민단체 등의 협조를 얻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도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의 핵심은 김정은을 수장(首長)으로 하는 북한 당국이 현재의 북한 인권 유린 상황에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8만∼12만 명의 정치범을 ‘관리소’로 불리는 수용소에 가두고 초법적인 살인과 강제노동 고문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국방위원회(현 국무위원회) 국가안전보위부 정찰총국 등 핵심 기관들의 수장과 간부들은 이 같은 천인공노할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에 대해서는 “지난달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은 최고지도자를 뜻하는 ‘수령’이며 북한 체제에서 절대적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며 “김정은 집권 후 숙청(execution)이 늘고 있는데 이는 김정은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고위 관계자가 갑자기 실종된 후 은밀히 숙청되는 일도 있다”며 “김정은 집권 후 이뤄지고 있는 잔인한 숙청은 김정은에 대한 권력 내부의 공포감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국가안전보위부에 대해서는 “수감 시설에서 구금자들에 대해 고문 폭행 굶기기 성폭행 강제 낙태 영아 살해 등 비인간적 대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 및 사상에 대한 검열과 관련해선 “모든 언론은 철저히 당국의 검열을 받고 있으며 정부의 공식 보도지침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며 “정부는 외국 방송의 시청을 금지하고 있으며 (한국 등) 외국에서 쏘는 라디오방송에 대해서는 방해 전파를 발사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날 제재 조치를 주도한 애덤 주빈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대행도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김정은 정권하에서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재판 없이 처형되고 강제노동, 고문을 비롯해 견딜 수 없는 잔혹함과 고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북한 정부와 노동당에 의한 인권 유린 또는 위반에 관여하거나 조장한 책임이 있다. 김정은 통치 아래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나라 중 하나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인 데다 폐쇄적이어서 보고서를 만들고 제재 대상을 확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조사가 더 진행 중인 만큼 제재 대상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3년 동안 6개월마다 보고서 내용을 갱신하도록 돼 있어 인권 유린 관련자를 추가로 제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 정부 당국자는 “북한 정권 내 인사들에게 인권 유린에 가담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려 상당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보고서에 따른 제재로 김정은 등 개인 11명과 기관 5곳이 추가돼 미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의 개인과 기관들은 모두 177건으로 늘어났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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