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15 03:00
軍 "한국형 3축 체제 구축해 육·해·공서 입체적으로 공격"
사거리 800㎞ 미사일 내년 배치 목표 개발 중

우리 군이 유사시 북한 여러 지역의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 발사대를 동시에 대량 파괴할 수 있도록 사거리 300~500㎞인 현무 국산 지대지(地對地)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추가 생산·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장거리 공대지(空對地)미사일, 이지스함과 잠수함 등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등으로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입체적으로 무력화하는 육·해·공 '한국형 3축(軸) 체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위협이 가시화함에 따라 '한국형 3축 체제'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그 일환으로 현무 계열의 탄도미사일 수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군은 현무-2A(사거리 300㎞)와 현무-2B(사거리 500㎞)를 주력 탄도미사일로 보유하고 있으며,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도 내년 배치 착수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군 당국은 최대 사거리 1000~1500㎞인 현무-3 순항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으며 순항미사일 숫자도 늘릴 계획이다. 군 소식통은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느려 신속한 타격이 어렵기 때문에 순항미사일보다는 탄도미사일 전력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현무-2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5~10분 이내에 북 미사일 기지나 이동식 발사대를 파괴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침은 북한이 1~2년 전부터 탄도미사일 기습 발사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고, 패트리엇 미사일이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등 미사일 방어 체제만으로는 최대 1000발에 달하는 북 탄도미사일을 모두 방어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비만이 아니라 공격형 대응 전략도 함께 강화한다는 것이다.
군 당국이 지상 발사 미사일 외에 하늘과 바다에서 북 미사일 기지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 체제' 구축을 추진 중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3축 체제는 원래 미국이 냉전 시절 구소련의 핵무기에 대응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육·해·공 억제 체제를 구축한 것에서 비롯됐다. 우리 군의 3축 체제 구축 계획은 지난달 1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이 공식적으로는 처음 언급했다. 한 장관은 당시 북한의 원점을 타격할 강력한 공격 무기 보유 필요성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소위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한국형 3축 체제, 이런 개념을 발전시키고 내부적으로 그러한 계획들이 상당히 구체화되어 발전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답변했다.
한국형 3축 체제엔 올해 말부터 도입되는 사거리 500㎞의 독일제 타우러스 공대지미사일, 개전(開戰) 초기에 북한 방공망을 피해 북 전략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2018년 도입), 3000t급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잠대지(潛對地) 탄도·순항미사일(2020년 이후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은 전방부터 후방 지역까지 스커드·노동·무수단·KN-08 미사일들을 3개 벨트(축선)에 걸쳐 배치해놓고 있다.
한편 군 당국은 DMZ(비무장지대) 인근에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를 파괴하는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에 미국 군용 GPS를 장착, 북한의 GPS 교란에도 북 장사정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우리 공군이 2013년부터 운용 중인 KGGB는 최대 사거리가 110여㎞인 정밀유도폭탄으로, 북한이 산 반대쪽 갱도에 숨겨둔 장사정포를 파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