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에 이어 또 새로운 회사를 창업했는데….
“현재의 상태(status quo)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내가 차를 한 번 탈 때 비용이 얼마가 드는 것일까?’ ‘몇 명을 모아서 한 차를 타고 간다면 얼마만큼 이득을 보는 것일까?’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주차장에서 잠만 자고 있는 차와 운전자 혼자 타고 다니는 차가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30분, 1시간 단위로 필요할 때만 차를 빌려 쓰게 해주는 쏘카로 첫 번째 문제를 풀었다면 풀러스를 창업해 이제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해보려 한다.”
―풀러스 창업 후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식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공유 서비스를 내놓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나처럼 관련 규제를 열심히 공부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국내 실정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의 경우 운전자가 유상으로 승객을 태우면 불법이다. 쏘카의 경우에도 그 때문에 차량을 매입해서 카 셰어링 서비스를 한다. 아무리 놀고 있는 차량이라고 해도, 개인의 차를 이용해서 카 셰어링을 하는 게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풀러스의 경우 법에서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어 서비스가 가능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느낀다. 해외에서는 우버 같은 서비스가 일반화되어 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정부에서도 많이 노력 중인데 다양한 공유 모델이 등장해야 한다.”
―무인 자동차가 현실화하고 있는데 카 셰어링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보는가.
“무인 자동차가 등장하면 자동차를 필요할 때만 빌려 타려는 수요가 더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와 같은 정보기술(IT) 기반의 셰어링 업체들이 더욱 각광받을 수 있다. 무인 자동차가 운행을 해서 수익을 거두려면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일 당장 무인 자동차가 운행된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언제 어디에 차량을 배치해야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운영할 수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반면 우리와 같은 회사들은 교통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게 된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분리되어 있듯이, 무인차도 제조사와 차량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달라질 수 있다.”
“10년 후쯤 되면 우리 딸이 ‘옛날에는 차를 샀다면서?’라고 물어올 정도로 차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다. 분명히 그런 세상이 올 것이며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믿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