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현장 방문이 잦은 장관이다. 3월 16일 취임 이후 5개월 동안 총 30곳의 항만과 수산시장, 양식장 등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제2수에즈 운하 개통식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이집트를 방문하는가 하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중국 크루즈 관광객이 줄어들자 직접 상하이(上海)를 찾아 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였다.
유 장관은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며 “큰 틀의 정책 역시 현장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구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 장관과의 일문일답.
―중국과의 열차 페리를 재추진하자는 의견도 있던데….
“지금은 한국은 물류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중 열차 페리 역시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해수부 차원에서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에 도입을 추진해 볼 계획이다. 경기 평택시 등지에서 열차 페리를 통해 중국 철도망을 사용할 수 있다면 유럽까지 철도로 가는 거리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한중 열차 페리는 2006년 이후 국내에서 종종 거론되는 물류 혁신안 중 하나다. 최근 정부는 북한과 철도망을 이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활용해 유럽까지 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횡단철도(TCR) 활용이 더 경제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욱 인하대 명예교수 등에 따르면 TCR로 유럽을 갈 경우 TSR보다 연결 거리가 1000km가량 단축된다. 유 장관은 “최종적으로는 북한과의 철도 연결이 중요하겠지만 한중 열차 페리 역시 ‘대안’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항만에 해양플랜트, 마리나 시설 등 해양 산업을 결합시키는 ‘해양산업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북항과 인천 영종도 등 5곳은 이미 진행 중이다. 부산의 경우 137개 기업을 조사해 보니 34개 기업이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정부 역시 민간투자를 포함해 2025년까지 항만 재개발에 총 3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창농 귀농과 함께 귀어(歸漁)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젊은이들을 어촌으로 돌아오게 할 방안은 무엇인가.
“정부의 귀어 자금을 올해 300억 원으로 늘렸다. 금리도 2%다. 수산산업 창업 투자 지원센터 역시 3월 제주와 부산에 각각 마련했다. 다만 귀어할 때 어려운 점으로 신규 전입자의 지역 어촌계 가입이 어렵다는 점이 꼽히는데, 이 부분은 차츰 고쳐 나가겠다.”
―신규 출범하는 국적 크루즈의 내국인 카지노 출입 논란이 뜨겁다.
“우선 국적 크루즈 선을 출범시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지난해 한국에 온 크루즈 관광객은 총 105만 명으로 1조2000억 원을 기항지인 제주나 부산, 여수 등지에서 사용했다. 이 수요를 한국 국적의 크루즈로 끌어들여야 한다.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국적 크루즈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새로 출범하는 한국 선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출입 횟수나 금액 등에 제한을 둔 형태의 내국인 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해양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은….
“한국 어선의 북한 수역 내 조업이나 명태 복원 사업 등 북한과 협력할 여지는 많다. 다만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도발이 벌어지는 등 폐쇄적인 북한의 태도가 유감스럽다. 장기적으로 직접 대화도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국제기구 등을 통한 간접 대화에 주력할 것이다.”
“장관의 임기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이다. 한국 해양수산 발전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 취임 이후 유럽연합(EU)이 한국을 예비 불법어업국(IUU)으로 지정했던 것을 취소한 것과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당선 등의 성과가 있었다. 그 후속 조치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