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참여하는 사드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이 주최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집회가 열렸다.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NO THAAD(노 사드)’라고 적은 대형 깃발이 휘날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집회는 시작됐다. 연단에 선 주최 측 인사들의 수위 높은 발언이 이어졌다.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촛불항쟁으로 만들어진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불필요한 사드를 당장 가져가라고 통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소속 김종훈 의원(울산 동)은 “(한미)동맹이 협박의 연속이라면 동맹은 파기될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이) 우리의 간절함에 상처를 입힌다면 문 정부와도 싸울 수밖에 없다는 걸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파기’ 등이 언급될 때마다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광화문 일대 행진 도중 나온 발언은 더욱 노골적이었다. 김재하 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은 “미국 추종하는 놈들은 (국내에) 20%도 안 된다”며 “미국이 압박하면 (대통령은) 국민에게 호소해라. 우리가 촛불 들어 미국을 쓸어버리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한 명은 마이크에 입을 대고 10초가량 ‘윙’ 하는 소리를 냈다. 그는 “오산 등 미국 레이더기지에서 나는 소리”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부부젤라와 호루라기 등을 불고 ‘촛불의 명령’ ‘사드 철회’ ‘노(NO) 트럼프’ 등을 외쳤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2km 거리를 행진했다. 서울광장에서 세종대로 사거리를 거쳐 종로1가 사거리(종각역), 우정국로 등을 돌아 미 대사관을 향하며 최대 3개 차로가 통제됐다. 토요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차량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종로1가 사거리에서 세종대로 사거리 방향은 약 1시간 동안 교통이 통제돼 차량들이 광교 사거리 방향 등으로 우회해야 했다.
25일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사드 배치’ ‘한미동맹 강화’ 등을 외치는 보수단체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주최 측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6·25전쟁 기념 국가안보 및 국민회의 집회를 열고 탑골공원부터 중구 대한문까지 약 1.6km 구간을 행진했다. 6·25전 참전용사 등으로 구성된 집회 참가자들은 “한국에 사드 반대를 외치는 좌파들의 선동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김예윤·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