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민족사의 재발견

다산이 강조한 ‘공렴’ 실천하면 나라다운 나라 된다

화이트보스 2018. 1. 7. 11:46


다산이 강조한 ‘공렴’ 실천하면 나라다운 나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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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200주년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인터뷰
박석무 이사장은 ’저승에서 다산을 만나면 ‘ 꿈꾸신 나라다운 나라를 이루었다’고 말씀드리며 두 손을 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박석무 이사장은 ’저승에서 다산을 만나면 ‘ 꿈꾸신 나라다운 나라를 이루었다’고 말씀드리며 두 손을 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

박석무(75)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1970년대부터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 연구에 뼈를 묻어 왔다. 1979년 11월 20일 출간한 다산의 편지글 모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발간 40주년을 바라보며 31쇄를 찍었다.

올핸 올바른 관리 뽑는 다산의 해
권력은 백성에게서 온다는 가르침
촛불을 켜든 광장의 민심과 통해

선거 끝났다고 태만해지면 안 돼
국민 모두 늘 감시자 돼 지켜봐야

 
박 이사장은 초판본 서문에서 “현대 이전의 사회에서 가장 값진 민중적 삶의 한 자료를, 각계에서는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학문 전체를 지칭하는 ‘다산학(茶山學)’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고 썼다. 간행 30주년인 2009년 네 번째 가필한 책을 내면서는 “더 많은 사람이 귀한 다산의 정신과 사상을 체득하여, 변화되고 개혁하는 나라, 모두가 공평하고 평등하게 잘사는 나라가 되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고 희망했다.
 
그런 박 이사장에게 2018년은 특별한 해이다. 외딴 바닷가 강진에서 18년째 귀양살이하던 다산이 필생의 역저 『목민심서(牧民心書·사진)』 48권을 완성하고, 귀양살이가 풀려 고향으로 돌아온 지 2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기 때문이다. 색다른 감회로 새해를 맞은 박 이사장을 만나 올해의 의미를 들었다.
 
질의 :올해를 ‘다산의 해’라 했다.
응답 :“각계각층 사람들이 다산을 찾는다. 그 심정이 가슴에 와닿는다. 200년 전 썩은 나라를 통째로 바꾸자고 개혁을 주장한 실학자 정약용의 사자후는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여들어 부패한 대통령을 파면해 새 정부를 출범시킨 국민의 함성과 통한다.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출렁이고 있다. 다산은 통치 권력은 백성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하고 지방 행정의 매뉴얼이자 지방관리의 규범을 치밀하게 강구한 『목민심서』를 썼다. 이 『목민심서』가 꿈꾼 ‘나라다운 나라’만 지켜도 우리는 세계 으뜸으로 잘살 수 있다. 다산이 제시한 국정 개혁안에 맞는 인물을 뽑자는 의미에서 ‘다산의 해’라 명명했다.”
 
질의 :다산이 제시한 올바른 지방 행정관의 기준은 무엇인가.
응답 :“두 단어로 집약된다. 공(公)과 염(廉)이다. 공은 공평이다. 사심 없이 공익을 위해 공정하게 일하는 것이다. 염은 청렴이다. 부정부패 없이 깨끗한 행정을 펴는 것이다. 단순명쾌하다. 생각해 보라. 이 두 가지 덕목을 제대로 실천한 관리 이름이 쉽게 떠오르는가. 지난 몇십 년 정치사를 뒤져 봐도 희귀하다. 공렴이 쉬워 보이지만 부단히 자기를 갈고닦지 않으면 지키기 어려운 다짐이다.”
 
질의 :구체적 실천 방향은.
응답 :“다산은 세 가지 기본 덕목을 들었다. 율기(律己), 봉공(奉公), 애민(愛民)이다. 마음을 단속해 인격수양에 힘쓰기, 공무에 헌신해 정성껏 봉사하기, 힘없고 약해 자력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이들을 사랑하기다. 특히 애민에 신경을 써 구체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낱낱이 지적했다. 홀아비와 홀어미, 노인과 유아, 중병에 걸린 환자와 장애인, 초상과 재난을 당한 사람이다. 바로 지금 우리가 바라는 복지국가의 뼈대가 이미 200년 전 다산에 의해 제시됐다.”
 
질의 :모든 공직자가 공렴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응답 :“국민이 감시해야 한다. 다산은 ‘탕론(湯論)’에서 백성을 괴롭히거나 목민관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군주는 추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성의 의사에 따른 혁명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다산 자신이 곡산부사로 부임했을 때 관에 항의하고 탄원서를 올린 이계심을 과감히 풀어 줬다. 그러면서 ‘수령이 밝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백성들이 자기 몸을 위해서만 교활해져서 고치기 어려운 폐단을 보고도 원님에게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 같은 사람은 관에서 마땅히 천금을 주고라도 사야 할 사람’이라며 칭찬했다. 지금 생각하면 군주국가에서 명을 받들어 나간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인데 다산은 그만큼 민권의식이 투철했던 선각자였다. 다산은 백성들이 제 개인 신상에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따지는 일부터 버려야 한다고 했다. 재삼 강조하지만 선거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선거 잘 했다고 돌아서면 태만해진다. 촛불혁명을 완수하려면 국민 모두가 감시자가 돼서 늘 지켜보며 항시 관에 달려들고 관리에게 항의하는 선거 후가 중요하다.”
 
질의 :현 정부는 ‘3·3 시대’를 내세웠다.
응답 :“3% 성장에 3만 달러 소득을 얘기하지만 일터 창출은 제자리걸음이다. 청탁 악습도 눈에 띈다. 더 중요한 것은 소득 격차를 줄이는 일이다. 경제적 불평등을 없애야 낡은 나라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 다산이 바라보던 그 시점으로부터 현재까지 이 땅에 선치(善治)가 없었다. 올해를 다산 정신을 구현하는 원년, 다산 부활의 해로 삼자는 생각은 위대했던 우리 국민의 힘을 새해 새 부대에 쏟아붓자는 제안이다.”
 
질의 :『목민심서』의 심서(心書)는 뜻은 있으나 몸소 행할 수 없는 상황을 표현했다.
응답 :“다산은 필생의 노고를 바친 저술이 널리 읽혀서 현실적으로 의미를 갖게 되기를 소망했으나 현실화하지 못했다. 정치 행위로 연결될 통로가 차단된 상태였기 때문에 저서 자체가 서고에 파묻혀 있어야 했다. 이제 그 다산의 200년 된 한을 풀어 드릴 수 있는 적기가 왔다. 그 일을 해냄은 바로 우리 국민의 도리이자 촛불을 들고 미래를 향해 행진했던 혁명의 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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