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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펼쳐지는 곳 중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도 있고 아는 사람 별로 없지만 우리가 꼭 가보고 싶었던 곳도 있다.
막걸리를 좋아한다면 산지에서 먹어보길 권한다.
1. 정읍 송명섭 막걸리
송명섭막걸리는 죽력고 장인 송명섭 씨가 직접 농사를 지은 쌀 영덕 41호, 역시 손수 재배한 밀로 만든 누룩, 그리고 태인면의 물, 이 세 가지로 만든 술이다. 한 번 맛들이면 다른 막걸리는 너무 달아 못 먹게 되는 마력의 술이기도 하다. 장인이 막걸리를 마시게 하는 방법은 좀 독특하다. 한 잔은 그냥 마시고 다음 잔은 굵은 소금을 혀 밑에 놓고 마시게 한다. 소금이 들어가서 혀를 자극하면 그제야 감각들이 살아나 단 맛이란 전혀 없는 듯했던 (오죽하면 별명이 '막걸리 계의 아메리카노'다) 막걸리에 단맛이 살짝 돈다.
태인주조장 주소 :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흥리 392-1 전화번호 : 063-534-4018
2.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
금정산성막걸리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전통 누룩은 그 옛날 그대로의 방식으로 빚어진다.
금정산성막걸리에는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처음에 시재? 원래 전통 막걸리가 신맛이 나. 요즘은 먹기 좋으라고 달게 하는데 우리는 옛날 맛이야. 먹으면 옛날을 생각하게 하는 맛"
주소 :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554-1 전화번호 : 080-9000-5858
3. 해남 해창 막걸리
100% 해남 쌀, 150m 지하에서 끌어 올린 물, 해풍에 유해한 세균들이 살균되며 발효된 해창 막걸리에는 사과 향이 느껴진다. 잘 숙성된 막걸리는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더라도 발효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향이 난다. 20% 단백질, 17%의 칼슘과 요구르트 한말 분량의 유산균이 막걸리 한잔에 들어 있다. 이쯤 되면 단순히 시골생활에 이끌려 귀농한 부부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술은 우리 술에 대한 자부심이자 두 부부의 이름을 걸고 담은 자존심이다.
해창주조장 주소 : 전남 해남군 화산면 해창리 6-2 전화번호 : 061-532-5152
4. 신안 섬 막걸리
신안군은 목포 옆에 위치한 작고도 큰 지역이다. 무려 1,004개의 섬들이 모여 있는 곳, 유명한 흑산도와 홍도에서 국토 끝 섬 가거도까지, 우리나라 섬들의 1/3이 이곳에 있다.
섬의 아름다운 풍광도 좋지만 이왕 섬에 들어갔으면 현지 반찬 몇 가지와 섬에서만 유통되는 막걸리를 한잔해 보자. 쌀로 만들어져 유난히 밥 반찬과 잘 어울리는 막걸리는 술상보다는 어쩌면 밥상과 함께 해야 제격이다.
암태도 주조장은 모두 섬에서 길러진 '섬 쌀'로만 막걸리를 만든다. 그 흔한 밀가루도 전혀 넣지 않고, 아스파탐도 떫은 맛을 없앨 정도의 최소량만 넣는다. 덕분에 맛이 아주 담백하다. 섬에서 주민들에게 주로 소비되는 막걸리가 서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막걸리들에 비해 화려할 필요가 없었던 거다. 톡 쏘는 맛도, 단맛도 적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 알코올 도수 6도, 일반 막걸리와 다를 바 없는데 계속 마시기에 참 부담이 없다. 첫잔은 달고 맛있지만 계속 먹으면 뭔가 개운치 않았던 화려한 막걸리들과 확연히 다르다. 50여 년이 되었다는 이곳 주조장은 명맥을 유지하다가 막걸리 열풍으로 주문이 늘면서 최근에 현대식으로 기계화했다. 살균하지 않은 생 막걸리라서 유통기한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목포 인근까지 유통되는데 놀러 왔던 고객 중 더러는 이 맛이 좋아 전화로 택배를 시키기도 한단다. 막걸리는 발효주이기 때문에 바로 만든 것보다는 시간이 필요해, 제조한 후 2~3일쯤 숙성시켜서 먹어야 가장 맛있다는 주인 아주머님의 귀띔을 기억할 것. 주소 :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단고리 99-3 (암태파출소 골목) 전화번호 : 061-262-6161
5. 경북 칠곡 막걸리
칠곡쌀막걸리를 만드는 작업은 밥 짓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다른 누구보다 빨리 새벽 2~3시면 양조장의 하루가 열린다. 고두밥을 국내산 누룩과 섞은 후 깨끗한 지하수를 붓고 저어주는 것이 기본적인 제조법이다. 큰 통에 넣고 숙성시킨 원주를 걸러 희석하면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칠곡쌀막걸리가 탄생한다.
칠곡 양조장 주소 :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 1리 402-6 전화번호 : 061-532-5152
6. 신평 백련 막걸리
막걸리 양조장에 처음 가보는 사람에게 무난하게 추천할 양조장을 꼽으라면 단연 신평양조장이다. 이곳은 방문객이 원하는 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면서 술맛도 빠지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한 터라 유명세는 날로 더해지고 있다. 흰 연잎을 넣어 만든 막걸리는 적당히 알싸하며 뒷맛이 달착지근하다. 아주 달지는 않고 탄산에 묻혀 달큰하게 느껴지는 정도.
연의 정화능력과 독특한 향을 막걸리에 접목할 방법을 연구하며 지금의 백련막걸리를 탄생시켰다. 정성껏 고른 백련잎과 당진 특산품인 해나루 햅쌀로 만든 막걸리의 맛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신평양조장 주소 : 충남 당진시 신평면 금천리 350-1 전화번호 : 041-362-6080
7. 단양 소백산 막걸리
충북 단양군 대강면에 가면 노무현 대통령이 반한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
소백산막걸리'를 생산하는 오랜 역사의 대강양조장이 그곳이다. 삶이 퍽퍽할 땐 알싸하고 달착지근한 막걸리 한 잔
대강양조장은 1918년부터 충주에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대강양조장 발효실의 항아리에 '소화 원년(1926.12.25)'이라는 글귀가 양조장의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에 참여, 단양을 찾는 국내외 여행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솔잎을 넣은 소백산막걸리 외에도 직접 농사지은 복분자로 만든 복분자막걸리도 있다. 대강양조장 주소 : 충북 단양군 대강면 장림리 113-7 전화번호 : 080-630-8000
8. 양평 지평 막걸리
1925년 문을 연 지평막걸리는 전통적인 양조장의 모습을 여럿 간직하고 있다. 흙으로 바른 벽과 왕겨를 잔뜩 덮은 단열 지붕도 그대로고, 통풍을 위해 사방을 뚫은 2층과 양조장을 지을 당시 함께 팠던 우물도 그대로다. 90여 년 전 만들어진 종국실 안에는 여전히 국을 띄우는 손길이 바지런하고, 세월의 무게가 오롯이 내려앉은 장독 안에는 발효가 한창인 막걸리가 가득하다.
지평주조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지평리 551-2 전화번호 : 031-773-7030
9. 고양 배다리 막걸리
고양시 주교리에 배다리 술도가가 생긴 이래 4대 째 가업을 이어온 박관원 관장과 그의 아들 박상빈 씨가 세운 전통주 박물관이 있다. 우리나라 술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제 1전시장과 조선말기 술 빚는 과정이 재현되어 있는 제 2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막걸리를 마실 때는 자극이 적은 안주부터 먹어야 막걸리의 참 맛을 알 수 있어요. 개인적인 입맛으로 유통기한 지난 게 더 맛있어요. 막걸리는 병 안에서도 살아있어요. 오래될수록 제 입맛을 당기지요. 저희가 먹는 발효가 더 된 막걸리는 따로 모셔두고 있지요. 한 번 맛 보실래요?" 그와 고소한 전과 함께 막걸리 한 잔 기울이는 시간. 겨울철이 가장 맛있다는 그의 말처럼 눈 내리는 날 다시 찾아오고 싶다. 배다리 술박물관 주소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 1동 470-1 전화번호 : 031-967-8052
10. 인천 도촌 막걸리 정육점과 슈퍼, 양조장이 나란하다. 오래된 가옥 두 채 가운데 나무 대문이 중심을 잡고 있다.
슈퍼를 지키고 있는 여든넷의 할머니는 사십여 년을 이 섬에 살면서 술을 빚었다. 이름 하여 '도촌막걸리'. 지금은 아들이 물려받아 17년째 양조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 거르는 첫술은 예나 지금이나 할머니가 맛을 본다. "남을 줄라카믄 내가 먼저 먹어봐야 하는 거여. 그리고 맛도 알아야 돼. 할머니는 다 먹어 보면 아니까. 울 아들이 딱 거르면, 어머니 잡숴보라고 냉장고에 딱 갖다 여 놓는 거여." 양조장에 찾아온 손님에게 할머니가 내준 막걸리는 청량하고, 적당히 달달하다. 도촌막걸리 한 병을 할머니,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또 다른 여행자와 함께 어울려 비웠다. 북도양조장 주소 :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 시도리 399 전화번호 : 032-752-4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