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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출 10년새 9배… 파프리카·딸기·버섯은 '농산물 수출 3총사' 백진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이사 기사 인쇄 이메일로 기사공유 기

화이트보스 2018. 2. 8. 10:39


김 수출 10년새 9배… 파프리카·딸기·버섯은 '농산물 수출 3총사'

  • 백진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이사

입력 : 2018.02.07 03:13

[오늘의 주제: 수출 날개 단 농수산 'K푸드'] 

김, 2008년 600억원서 작년 5300억원… 2024년까지 연간 수출 1조원 목표 
파프리카는 일본서, 딸기는 동남아서, 버섯 수출은 유럽과 미국서 '승승장구' 
담배 수출도 10년새 3배 이상 커져

우리나라 농수산 식품 수출품 가운데도 '반도체' 같은 상품이 있다. 밥반찬 '김'이다. 세계적으로 김을 양식하는 나라는 한국·중국·일본 3국인데, 우리나라 김은 '가격 대비 품질'이 최고이다. 실제로 2008년 6000만달러(약 600억원)였던 김 수출액은 지난해 5억달러(약 5300억원)를 돌파해 9배로 늘었다. 정부는 2024년까지 '김' 한 품목으로만 연간 10억달러(약 1조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담배도 잘나가는 수출품이다. 담배는 10년 새 수출액이 3배 정도 커졌다. 지난해 11억달러(약 1조1700억원)어치를 해외로 팔아 4년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파프리카·딸기·버섯… 3대 수출 新무기

'김'과 담배는 농수산 식품이 우리나라의 새 주력 수출품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7년 38억달러(약 4조원) 정도이던 농수산 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을 뚫고 전년 대비 7% 성장한 91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수출 대상국은 195개다.

이는 일본의 농수산품 수출액(2016년 7500억엔·약 7조5000억원)보다 더 많은 실적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벤치마킹해 '일본식품해외프로모션센터(JFOODO)'란 수출 전담 조직을 만드는 등 뒤늦게 한국 따라잡기에 나섰다.

파프리카와 딸기, 버섯은 우리나라의 농수산 수출품 가운데 3대 신무기로 불린다. 남미가 원산인 파프리카는 전북 김제와 경남 산청 등에서 '100% 일본 수출용'으로 기르고 있다.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만 9000만달러에 달했다. 네덜란드산(産)이 장악하던 일본 시장을 파고들어 이젠 우리 제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70%를 웃돈다.

한국 농업인들은 네덜란드의 점유율을 뺏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종자를 들여오고 네덜란드 재배 기술까지 흡수했다. '우리나라 파프리카 농사는 사람 빼고 다 네덜란드산으로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딸기의 경우 지난해 경남 진주 수출 단지를 중심으로 동남아 등에 42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육질이 단단해 일주일씩 두고 먹을 수 있는 '매향' 품종이 대표 상품이다. 단맛이 거의 없는 미국산 딸기를 주로 사먹던 동남아 사람들에게 달고 향이 좋은 한국 딸기는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최고 인기다. 태국 딸기 시장에선 미국산과 점유율 1위를 다투고 있다.

버섯은 유럽과 미국 집중 공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청정(淸淨) 반도체 공장처럼 생긴 농장에서 재배한 새송이 버섯만 지난해 19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한국산 새송이 버섯은 주로 현지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와 함께 나온다.

맞춤·가공상품·식재료 수출 등… 전략적 공략해야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경기 성남의 맘모스제과가 만든 쌀과자는 미국 월마트에 납품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인기 없는 '옛날 과자'를 미국 사람들은 '글루텐 프리(gluten free)'의 건강 식품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는 불닭볶음면(삼양식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현지인들은 "여운이 남는 매운맛에 중독됐다"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농수산 식품은 이래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수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농수산 식품 분야를 수출 산업으로 키우려면 초기 단계부터 수출을 목표로 지역·국가별 맞춤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우리 농수산 식품 산업은 내수 위주로 하면서 팔다 남으면 '수급 조절용'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처음부터 전략적 맞춤 상품을 개발해 수출 시장 개척 노력을 입체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공제품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도 추진해볼 만하다. 예컨대 김을 스낵류로 만들면 이익을 2~3배 정도 늘릴 수 있다. 실제로 세계 1위 김 생산국은 한국이지만, '김 스낵' 생산 1위국은 김을 재배조차 하지 않는 태국이다. 태국은 참치 캔 수출도 세계 1위다. 주 원료는 한국 원양어선이 잡은 참치다. 재주는 한국이 부리지만, 돈은 태국이 벌고 있는 셈이다.

음식 문화와 식재료를 함께 팔아 시너지(결합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도 있다. 태국의 경우 지난해 양념과 향신료 등 식재료 수출로 35억달러를 벌었다. 태국산(産) 오리지널 식재료를 쓰는 전세계의 태국 음식당에 인증(認證) 마크를 붙여 주는 '타이 셀렉트' 프로젝트를 태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덕분이다. 이런 식으로 전 세계 2만여 개 식당을 통해 '똠얌꿍' 같은 태국 음식을 알리는 동시에 태국산 식재료 공급으로 돈도 벌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6/201802060309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