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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농장 창업한 여찬혁씨 "12월부터 6월까지 수확...첫해 매출 5천만원 예상"

화이트보스 2018. 2. 10. 15:51



미래 농업]② 딸기농장 창업한 여찬혁씨 "12월부터 6월까지 수확...첫해 매출 5천만원 예상"

  • 박지환 기자
  • 입력 : 2018.02.03 10:00

    한낮 기온이 영하 10도에 머문 1월 27일,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용포리 ‘행복딸기’농장. 포도 과수원이 여기저기 펼쳐진 농촌 마을 한켠에 자리잡은 딸기 재배 하우스의 내부는 영상 20도 정도로 포근했다.

    10년을 넘는 회사 생활을 접고 농업인으로 전직한 여찬혁(42)씨는 체험 학습을 온 아이들에게 어떻게 딸기를 키우고 수확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검게 탄 얼굴이었지만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도시에서만 살던 그가 전혀 생소한 농업에 뛰어 들게 된 얘기를 들어봤다.

    여찬혁 농부. /박지환 기자
    여찬혁 농부. /박지환 기자
    -경험이 전혀 없는 농업으로 직업을 바꾸기 쉽지 않았을텐데.

    “귀농·귀촌이 대세라고 하는데 내 경우는 귀농도 귀향도 아닌 ‘창업농’이다. 우연찮게 2016년 서울 SETEC에서 열린 농업박람회에 구경 갔다가 딸기 농사가 사업으로서 비전이 있다고 판단했고, 가족과 상의 끝에 실행에 옮겼다.”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

    “아내가 처음에는 ‘잘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생소한 농사를 짓겠다는 한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사업으로서 농업의 미래가 밝은 이유를 설명하고, 회사 다닐 때보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설득했다. 결국 와이프도 ‘하고 싶은 일 하라’며 농업으로의 전업에 동의했다. 아이들도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좋아한다. 중학교 다니는 큰 아이는 가끔 하우스에 나와 일을 거드는데 대화 시간이 많아졌다.”

    -올 겨울이 첫 딸기 농사인데…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첫해부터 돈이 되는가.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딸기를 수확할 수 있어 아직까지 얼마를 벌 수 있을지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예상 매출은 5000만원, 순이익은 3000만원 정도다. 올겨울 날씨가 추워 하우스 난방비가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딸기 가격이 좋다. 아직 딸기를 키워 아이들 셋과 아내를 포함한 5명이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여름철 상추 등을 키워 팔고, 현재 1000㎡(300평) 정도인 재배 규모를 1600~1900㎡(500~600평)로 늘리면 생활비는 물론 저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왕초보 농부가 첫해 농사에 3000만원의 수익을 얻는다니 예상밖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익이 발생하나

    “로컬푸드(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 유통채널 또는 그런 운동)를 통해 출하도 하고 소비자와 직거래도 한다. 체험학습을 통한 벌이도 쏠쏠하다. 한 사람당 1만원씩 받는데 오늘만해도 10가족 이상이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하러 왔다.”

    여찬혁 농부(가운데)가 체험을 위해 방문한 사람들에게 농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박지환
    여찬혁 농부(가운데)가 체험을 위해 방문한 사람들에게 농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박지환
    -얼마를 투자했나.

    “1500㎡(약 500평) 조금 안되는 토지를 구입하는데 1억3000만원이 들었다. 그리고 1000㎡(300평) 규모의 딸기 재배하우스를 짓는데 1억1000만원이 들었다. 땅은 없어지는게 아니니 제외하면 1억1000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이 중에 500만원은 자부담으로 부과세 환급을 통해 돌려받았고, 5000만원은 정부보조를 받았다. 하우스를 짓는데에만 5500만원 정도 든 셈이다.”

    -예상보다 투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

    “전에 회사 다닐 때 살던 집에서 농장이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한경대에서 창업농 교육도 받았고,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귀농귀촌 교육도 수강했는데 이런 교육을 받으면서 정부 융자니 보조 등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었다. 신청한다고 모두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여기저기 알아봐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귀농·귀촌 대신 ‘창업농’이라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원래 고향이 시골인 사람이 농사를 지으러 가면 귀농이고 그냥 시골에 내려가 소일 삼아 텃밭 정도나 일구면 귀촌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나는 귀농·귀촌인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 농사 경험이 없고 고향도 아닌 곳에서 사업 아이템으로 농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창업농이다.”

    여찬혁 농부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딸기를 고설재배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박지환
    여찬혁 농부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딸기를 고설재배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박지환
    -창업농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우선 어느 지역에 내려가 어떤 농사를 지을지 생각했다. 일반적인 사업을 시작할 때와 전혀 다르지 않다. 시골에 근거지가 없는 사람의 경우 어디에 내려가 어떤 작물을 키워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팔 것인가에 대해 반드시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농사나 지으련다’라는 막연한 생각에 시골에 내려간 사람들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역귀농 인구가 적지 않다는 뉴스가 가끔 나오는데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전원생활이라는 막연한 꿈에 사로잡혀 시골에 내려갔던 사람들이 대다수다.”

    -고향이 전주라고 했는데 연고지가 전혀 없는 화성을 선택한 이유는.

    “2016년 5월 농업박람회를 구경갔다가 농업의 사업적 매력에 푹 빠졌다. 특히 처음으로 본 수경재배는 깔끔하고 과학적이어서 마음에 꼭 들었다. 이후 이곳 저곳을 100여차례 탐방하다가 수도권이고 주변에 도시가 많아 판매가 안정적이라고 판단된 화성에 자리를 잡게 됐다. 사실 귀농·귀촌이 아닌 만큼 고향 주변보다는 판로가 더 중요했다. 화성시가 다른 지역보다 지역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로컬푸드 문화가 자리잡은 점도 선택의 중요한 이유다.”

    -300평을 혼자서 관리하기에는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고 사람을 쓰기에는 규모가 좀 작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품삯을 주고 사람을 쓰기에는 규모가 좀 작은 편이다. 그렇다고 일이 적은 것은 아니다. 딸기를 키우고 수확해서 출하하는 일만해도 벅찰 때가 많다. 여기에 체험학습 손님들이 오면 응대도 해야 한다. 그래서 수확하기 편하도록 딸기 고설재배(시설을 높게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식) 시설을 설치했다. 자동화 설비도 많이 도입했다. 물과 영양분은 양액기로 공급한다. 보온커튼도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힐 수 있도록 했다. 바쁠 때는 가족들도 도와준다.”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보온커튼. /박지환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보온커튼. /박지환
    -농촌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귀농은 낭만이 아니다. 이미 물려받을 농업 관련 가업이 있거나 돈 걱정없이 시골에서 한가롭게 살거라면 상관없지만 농업을 통해 경제활동을 할 사람이라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농업 관련 교육도 미리 받아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주변에도 아무런 계획없이 내려왔다가 버티지 못하고 가져온 돈만 쓰고 농촌을 떠나는 이들이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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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2/2018020201951.html#csidx1646c8e1e79b5ebada2cd97dd5de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