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가소득 5천만원 시대, 전남이 견인한다
<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 매년 3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품질관리에 중점을 뒀더니 작년보다 1억 가까이 소득이 늘었습니다.
# 10여 년 전부터 매년 억대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7억원 넘게 이익이 났네요. 남부럽지 않은 소득에 자부심이 높습니다.
중소기업 경영자 사례가 아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남 바다에서 수산업으로 억대 소득을 달성한 어업인들의 이야기다. 어촌에서 매년 억대소득을 올리는 어업인들의 사례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달 23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농어가 경제조사에 따르면 어가소득은 5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는 4천902만원으로 작년보다 4%가 늘었다.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17년 4분기 기준)과 비교해 84%수준으로 그 격차는 매우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특히 어가소득을 주도하고 있는 양식어가는 연간 7천750만원의 소득을 올려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 5천869만원을 크게 넘어섰다.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천745달러(한화 3천363만원)로 국민소득 3만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가계나 기업, 정부가 그 대가로 벌어들인 돈을 다 합친 액수인 것을 감안하면 어가경제가 우리나라 소득구조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올해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로 ‘어가소득 5천만원 시대 개막’을 선포했다. 생산혁신 일환으로 양식어장 면적을 늘리고, 수출가공 관련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동안 제한적이었던 조건불리수산직불제를 모든 도서로 확대하여 어업인들의 경영안정 및 복지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전남은 전국 어가인구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1위 수산道 임이 분명한 수치다. 잠재적 어촌 선도인력인 수산업경영인도 올해 656명이 선정되어 전국 선정인원 1천357명의 절반에 가깝다. 어가소득 5천만원 시대 개막을 위해 전남 수산업이 분발해야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작년 전남지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전국 점유율의 57%로, 전국1위를 차지하고도 수산물 가공량에서는 다른 지역에 1위 자리를 내 주었다. 친환경 양식을 선도하고 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산물을 생산하면서도 가공률이 낮은 현상은 전남 수산인이 머리를 맞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한 가지 고무적인 점은 전남 수산물 생산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남産 김이 폭발적인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조미김, 스낵김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은 이미 전 세계인의 선호식품으로 작년 한 해 김 단일 품목으로만 109개국에 수출되어 5억달러의 성과를 거두었다. 전남산 김도 일본, 미국, 중국 등에 수출되며 1억달러의 수출성과를 냈다. 명실상부한 전남의 효자 품목이 되었다.
단계적인 가공시설 확충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2016년도에는 전년보다 가공시설이 185개소가 늘어 1천344개 업체에서 김, 굴비 등 13개 품목을 가공중이다. 주요 품종별 가공품 생산량도 2015년 23만8천t에서 2016년 32만8천t으로 약 38% 증가했고, 생산액은 1조1천569억원에서 1조3천170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앞으로 도내에서 더욱 확대될 수산물 가공분야는 어가소득 증대는 물론 지역민 및 청년 일자리창출 효과로도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수산업은 자연의 힘도 극복해야 한다. 이상 기후 변화에 따른 예상할 수 없는 자연재해와 수산자원 감소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와 맞물려 있는 해양쓰레기 문제 또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18세기 영국 북해의 청어잡이 어부들은 런던까지 살아 있는 상태로 청어를 운반하기 위해 청어를 넣은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두어 마리 같이 넣어 운반했다고 한다. 메기의 포식활동이 오히려 청어를 싱싱하게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우리 삶에도 적당한 위기는 삶을 더욱 역동적이게 한다.
전남 수산업도 앞으로 닥쳐올 위기들을 메기삼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어가소득 5천만원 시대를 넘어 도시보다 더 잘사는 어촌실현에 전남이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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