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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최고 명산 대결' | 지리산 VS 설악산] 감상 포인트

화이트보스 2018. 6. 10. 10:10


'우리 땅 최고 명산 대결' | 지리산 VS 설악산] 감상 포인트

    입력 : 2017.06.13 13:38 [572호] 2017.06

    지리산

    ●칠선계곡

    지리산이 꽁꽁 숨겨둔 마지막 비경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지리산 칠선과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이 꼽힌다. 이 중 칠선계곡은 한정된 기간에 예약한 사람만 가이드 동행 하에 오를 수 있다.

    게다가 3대 계곡 중 가장 산행 난이도가 센 편이라, 준비 없이 계곡을 오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칠선계곡 구간이 끝나는 천왕봉에서 계속 산행할 것을 감안하면 기본 이상의 체력과 산행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 천왕봉까지 오를 수 있는 칠선계곡 완주 산행은 월요일만 가능해, 직장인의 경우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칠선계곡 인터넷 예약이 정원(1일 60명) 초과로 금방 종료되는 걸 감안하면, 정성과 운이 따라야 한다. 한정된 사람만 한정된 시기에 볼 수 있는 희소성을 감안하면, 칠선은 우리나라 마지막 절경의 계곡인 것이다.

    천불동계곡과 가장 큰 차이는 원시 자연미다. 잘 닦인 등산로에 숱하게 많은 사람이 다닌 천불동과 달리 오래도록 출입이 금지되었고, 상류는 인공시설물이 없어 때 묻지 않은 자연미를 감상할 수 있다. 계곡 입구만 보더라도 전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붐비는 신흥사와 달리, 추성리는 한갓진 산골마을이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일반인이 관광차 칠선계곡을 찾는다면 초라한 인프라와 좁고 가파른 오르막에 당황하게 된다.

    천불동계곡이 비선대까지는 관광객도 많은 곳이라면, 칠선계곡은 입구부터 가파른 오르막에 관광객은 오를 엄두를 내기 어려운 곳이다.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가 있는 칠선계곡은 지리산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다.

    천왕봉
    ●천왕봉

    지리산 종주의 클라이맥스이자, 감동 자체

    설악산 대청봉이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의 진수를 보여 준다면, 지리산 천왕봉은 내륙 첩첩산중 일출의 진수를 보여 준다. 어느 봉우리가 더 우월하다기보다 장르가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맞다. 1,915m 내륙 최고봉답게 지리산은 압도적인 장쾌함을 보여 준다.

    천왕봉 정상부가 바위 지대라 날씨만 맑다면 내륙 최고의 정상 풍경을 맛볼 수 있다.

    지리산 천왕봉의 참맛은 뭐니 뭐니 해도 노고단부터 종주를 시작하여 며칠씩 능선을 걸어와 장터목대피소에서 자고 다음날 새벽 일찍 올라 맞는 장엄한 해돋이다. 지리산 종주가 처음이라면 그 감동은 인생의 어떤 경험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 특히 지나온 산줄기가 그림처럼 운해 사이로 펼쳐질 때의 감정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종주산행의 클라이맥스를 완성하는 절정의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지리산 종주와 결합했을 때의 천왕봉 일출은 우리나라 최고의 정상 경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터목대피소
    ●장터목대피소

    천왕봉 해맞이를 위한 ‘국민 대피소’

    장터목대피소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가장 가까운 주능선의 대피소이며, 한 시간 산행으로 정상에 닿을 수 있다. 때문에 천왕봉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치는 곳이라 장터목대피소는 늘 장터처럼 사람이 붐비는 국민 대피소다.

    장터목대피소는 1,670m 고지대 능선에 자리해 조망이 뛰어나며, 운해가 지나는 길목이라 신비로운 광경이 펼쳐질 때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까운 천왕봉과 연하봉 풍경이 훨씬 뛰어나 전망대 역할보다는 쉬었다가는 대피소 역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장터목대피소는 1971년 지리산에서 최초로 지어진 산장이며 당시 ‘지리산산장’이라 불렸다. 1986년 재건축해 장터목산장이라 개명했으며, 1997년 다시 건축해 총 150명이 이용할 수 있는 대형대피소가 되었다. 2013년 발전기실이 있던 건물을 철거하고 조성한 새 취사장은 69.1㎡ 규모로 70명이 동시에 취사할 수 있다. 또한 식수장을 취사장 바로 아래로 옮겨, 물 뜨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대피소 실내는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과거에 비해 쾌적해졌다. 이용료 성수기 5~11월 8,000원(비수기 7,000원).

    천불동계곡

    설악산

    천불동계곡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주는 설악산 대표 바위 계곡

    천불동계곡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위계곡으로 설악산에서도 가장 험준한 곳으로 꼽는다. 외설악 비선대에서 희운각대피소로 이어지는 코스의 중간 계곡으로 수많은 지계곡을 품고 있다. 골짜기 전체가 바위로 둘러싸인 수려한 계곡 풍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리산은 물론 전국의 어느 산에서도 이곳과 비슷한 경치는 찾기 힘들다. 압도적인 화려함으로 무장한 골짜기다.

    천불동계곡은 많은 명소를 품고 있다. 초입을 장식하는 와선대臥仙臺와 비선대飛仙臺는 널찍한 암반 타고 흘러내리는 계류가 야트막한 폭포와 소를 형성하면서 비경을 연출한다. 잦은바위골 입구를 지나면 바위 생김새가 귀신의 얼굴을 닮았다는 귀면암鬼面巖을 만날 수 있다. 물줄기를 계속 거슬러 오르다 보면 문수담이나 이소대와 같이 신비스런 못이 굽이마다 나타난다. 오련폭이나 양폭, 천당폭처럼 아름답고 절묘한 풍광의 폭포도 수시로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철다리와 계단이 놓여 누구나 오갈 수 있는 대중적인 탐방로가 됐지만, 불과 50년 전만 해도 계곡 상류에는 길이 없었다. 위태로운 난간과 좁은 사다리를 이용해도 양폭산장까지 가는 것이 한계였다. 계곡 전체가 바위로 둘러싸여 있어 전문 등반기술과 장비가 없으면 접근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큰 비가 지나면 다리가 떠내려가서 출입이 통제되곤 한다. 예나 지금이나 천불동은 아름답지만 위험한 골짜기다.

    대청봉
    ●대청봉

    두말이 필요 없는 동해 일출 명소


    설악산 최고봉으로 해발 1,708m이다. 남한에서 한라산과 지리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비록 높이는 최고가 아닐지라도 동해에서 뜨는 일출만큼은 이곳을 따라갈 장소가 없다.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태양을 설악산 가장 높은 곳에서 맞이하기 위해 연중 많은 이들로 붐빈다.

    대청봉 정상부는 바위지대로 사방으로 막힘없이 조망이 터지는 장소다. 내설악과 외설악의 산줄기마다 솟아 있는 기암봉과 동해바다를 돌아가며 감상하기 좋은 위치다. 날씨가 맑다면 북녘 땅의 금강산을 또렷하게 조망할 수 있다.

    대청봉은 지질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다. 정상부의 바위들이 ‘대청봉화강암’이라는 특별한 암석이다. 지질학적으로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는 인제화강암, 봉정암에서 중청까지는 편마암, 대청봉 인근은 대청봉화강암으로 구분되는데, 인제화강암은 중생대 쥐라기(1억8,000만~1억3,500만 년 전)에 조성됐고, 대청봉화강암은 고원생대(18억~25억 년 전)에 조성됐다고 한다.

    소청대피소
    ●소청대피소

    대한민국 최고의 조망을 기대해도 좋다!


    설악산에는 대피소 시설이 5곳 있다. 대청봉과 중청봉 능선에는 중청대피소가 있고 공룡능선을 타는 등산객들은 희운각대피소를 주로 찾고, 천불동계곡 중간에는 양폭대피소가 있다. 구곡담계곡 출발점에는 수렴동대피소가, 봉정암 뒤편 소청봉 산사면 아늑한 곳에 소청대피소가 자리했다. 이 중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을 꼽으면 단연 소청대피소다. 설악산뿐 아니라 전국, 아니 세계적으로도 소청대피소만한 조망을 가진 곳은 드물다. 특히 대피소 앞 전망데크 탁자에서 보는 일몰이 압권이다. 기묘한 실루엣을 뽐내는 용아릉 너머로 지는 해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광이다. 뿐만 아니라 공룡릉과 울산바위, 서북릉의 연봉들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 신축한 소청대피소는 시설 또한 국립공원의 대피소 가운데 최상급이다. 침상별로 개인별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3~4명씩 소그룹으로 지낼 수 있는 침상도 마련되어 있다. 수용인원은 76명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통합시스템(reservation.knps.or.kr)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이용료  성수기(5월 1일~11월 30일) 기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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