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농촌을 깨우다] [1] 경남 하동의 서른여섯 오천호씨
귀농 인구 절반이 30대 이하… 새바람 일으키는 청년 농부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농촌 소멸론'까지 등장하고 있지만, 자신의 미래를 농촌에서 찾으려는 청년들도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귀농·귀촌한 48만9000명 중 30대 이하 청년이 절반(50.1%)에 달했다. 세계를 둘러보며 익힌 세련된 감각과 첨단 IT(정보통신) 지식으로 무장한 청년 농부들은 농촌에서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년들이 주축이 된 농촌 지역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이 2011년 348개에서 2016년 3502개로 늘었다. 농촌에서 금맥을 캐고 있는 청년 농부들의 분투를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 주걱 들고 김치~ - 경남 하동의 청년 농부 오천호(가운데)씨. 오씨가 개발한 친환경 이유식 제품이 대박을 치면서, 지역 농촌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농작물의 안정된 판로가 생기자, 농민들은 경작지를 더 넓히고 있고, 도시로 나갔던 자녀들도 귀농해 농사일을 돕고 있다. 오씨와 지역 출신 청년 직원들이 지리산이 환히 보이는 공장 공터에서 이유식 재료로 쓰이는 지역 농산물을 보여주고 있다. /오천호씨 제공
◇청년 농부 한 명이 일으킨 나비효과
2012년 3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정규직 35명 규모로 성장했다. 35명 모두 지역 주민이다. 9명이 60세 이상 노인이고 14명은 지역 출신 청년이다. 오씨는 청년들을 붙잡기 위해 회사 1층에 예쁜 카페를 만들었다. 여기서 상품 홍보 영상도 찍는다.
오씨 회사가 대박을 치고 지역 주민들 소득이 늘어나자, 지역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 하동 악양농협은 지난해 예금이 50억원이나 늘었고, 택배 수요가 몰리면서 하동우체국은 지난해 전국 군 단위 우체국 중 1등상을 받았다. 오씨 공장에 쇠고기를 납품하는 하동축협은 매달 3000만~5000만원씩 고정 매출이 생겼다. 2016년 SK그룹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오씨 소개로 SK 사내 쇼핑몰에 한우를 납품하기도 했다.
◇하동 청년 농부들 3000만달러 수출
- ▲ 지난 5일‘에코맘의 산골이유식’오천호 대표가 직원 구내식당에서 이유식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하동=김동환 기자
하동군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씨가 현대백화점에 매장을 내는 날 윤상기 군수가 상경해 축사하고 점장도 만났다. 100억원을 들여 산골 공장까지 도로, 상수도망을 깔았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듯 청년 농부 기업을 키운 셈이다.
오씨는 요즘 죽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노인들에게 죽을 나눠주는 봉사를 하다가 '실버푸드'인 죽의 사업성을 주목하게 됐다. 죽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2022년엔 회사 매출이 350억원으로 뛸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정도면 박경리 작가의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하동 악양면 평사리의 모든 농가가 쌀을 팔 수 있는 수요처가 생기는 셈이다. 오씨는 지난해 평사리 211개 농가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친환경 농법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씨는 "사업을 하며 힘들 때마다 평사리 들판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며 "이곳을 우리나라 최고의 친환경 농촌으로 만드는 게 저의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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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0/2018061002055.html#csidxc0280d95459462dbef2b737552b2e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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