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록> 피장처 꼽혀… 한국에서 가장 큰 자연림으로 유명
인제 방태산芳台山(1,445.6m)은 여름 계곡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름 최고의 산으로 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 육산肉山의 이끼계곡에 삼둔사가리로 유명하다.
![[7월의 명산 | 인제 방태산]](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8/06/29/2018062902287_1.jpg)
삼둔사가리는 <정감록>에서 피장처避藏處,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地處(물·불·바람 세 가지 재난이 들지 않는 곳)로 꼽은 곳이다. 삼둔은 홍천군 내면 방태산 자락에 사람이 살 만한 3개의 평평한 둔덕으로 살둔(생둔), 월둔, 달둔을 말하며,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네 곳의 작은 경작지 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 명지가리를 말한다. 물·불·바람이 들지 않아 사람이 드나들지 않으면 사람이 사는지조차 알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의 와중에서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한다. 원시상태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등산로 주변 숲은 정말 한국의 어느 숲 못지않다. 워낙 오지이고 교통이 불편한 탓에 민가가 한두 채만 덩그러니 남아 피장처의 모습을 전하고 있지만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 급속히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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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방태산이란 지명 유래를 도저히 찾을 수도, 아는 사람도 없다. 인제문화원, 인제군청 문화관광과에 문의해도 모른다는 답뿐이다. 문헌을 찾아 유추할 수밖에 없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에도 방태산이란 지명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방태산이란 지명이 언제부터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 어느 기록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방태산 주변에 설악산, 오대산, 계방산, 점봉산 등 한국에서 내로라는 산들이 에워싸고 있고, 이 산들의 명성에 가려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오래도록 방치돼 있었던 게 아닐까 짐작한다. 또한 정감록의 피장처이니 숨어살기 좋은 곳이면 됐지, 굳이 산의 유래나 역사, 기록에 대해 밝히면 오히려 ‘은둔의 산’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인제군지에는 ‘주억봉을 중심으로 깃대봉(1,436m), 구룡덕봉(1,388m)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름다운 숲과 작은 폭포들이 많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산의 모양이 주걱처럼 생겼다고 해서 주억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방태산을 중심으로 3둔4가리가 신비스럽게 펼쳐져 있다’고 돼 있다.
인제문화원에서 발간한 <옛글 속에서 인제를 만나다>에는 방태산에 대해서 ‘가칠봉(1,241m), 응봉산(1,156m), 구룡덕봉(1,388m), 주걱봉(1,444m) 등 고산준봉을 거느리고 있으며, 한국에서 가장 큰 자연림이라고 할 정도로 나무들이 울창하고, 희귀식물과 희귀어종이 많은 생태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높이 10m의 이단폭포와 3m의 낮은 폭포가 있어 찾는 이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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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유래집>에는 1916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방동芳洞과 동리東里를 병합하여 방동리라 했다고 나온다. 이를 기준으로 보자면, 원래 방동의 ‘芳’과,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 부위에 평평한 대가 있다고 해서 ‘台’를 조어로 해서 방태산으로 불리게 된 게 아닌가 추정한다.
정상 주억봉이 1,444m로 남한에서 16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등산은 의외로 편하다.
걷기 좋은 숲길에 가파른 길 별로 없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정상 부위에는 평평한 대가 있어 더욱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주변 연봉들이 키 경쟁하듯 물결 마냥 넘실거리는 모습도 볼 만하다. 여름이면 꼭 한 번 가볼 만한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