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크람 도래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는 ’개인적으로 양국관계의 상당한 발전을 지켜봤고, 계획한 만큼 진전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대사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비크람 도래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 인터뷰
비크람 도래스와미(48) 주한 인도 대사는 인도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이같이 전했다. 6월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인도대사관에서 만난 그는 “귀국을 미뤘다”는 얘기부터 꺼냈다. 5월 중순 끝났을 임기가 2개월 반 후인 7월 말까지 연장됐다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 앞서 최근 속도를 내는 한국과 인도 간 협력을 위해 이례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2015년 5월 모디 총리의 한국 방문과 함께 시작된 그의 임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하며 끝을 맺는 셈이다.

“인도는 한국 기업의 가장 큰 투자처”
아직 갈 길은 멀다. 인도는 남다른 문화와 시장 환경(관료주의 등) 탓에 글로벌기업 정착에 어려움이 있다. 십수 년 전 진출했던 한국 대기업도 이제야 인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최근 발을 들인 한국 중소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은 더딜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래스와미 대사는 “앞으로 한국과 인도의 경제교류가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인도 시장 투자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 질의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인 ‘모디노믹스’는 한국 기업에 어떤 의미인가.
- 응답 :모디 정부는 동아시아 나라를 중시하는 ‘액트 이스트(Act-East)’ 정책을 추진한다. 그만큼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인도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육성’이란 카드를 택했다. 최근 내놓은 ‘메이드 인 인디아’, ‘100 스마트 시티’ 정책 등이 그 일환이다.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성공적으로 현대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다. 인도는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한국을 모범 국가로 꼽는 동시에 미래 교역관계의 핵심 동반자로 생각한다.
- 질의 :제조업을 중시하는 이유가 뭔가.
- 응답 :제조업의 발전 없이는 ‘진정한’ 생산성 향상엔 한계가 있다. 노동력의 질적인 발전도 꾀할 수 없다. 물론 제조업 비중은 높은 편이다. 인도의 제조업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20%인데 질적으론 한참 뒤처진다. 그래서 인프라 현대화부터 착수했다. 항만, 도로, 공항 등 사회기반 시설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디지털 인디아’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에도 대비한다. 2020년엔 인도 인터넷 이용자 수가 7억 명을 무난히 넘길 거라 본다. 지난해 스마트폰도 1억2000만 대 이상 팔렸다. 인도는 IT 강국인 한국의 최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 질의 :한국 기업이 투자하면 어떤 이점이 있나.
- 응답 :인도는 임금이 싼 국가 중 하나다. 최근 제조업을 키우기로 하면서 해당 분야 지원책도 늘렸다. 조선, 강철, 원자력, 중장비 등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이 인도 투자에 나설 적기라고 본다. IT 분야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인도에 공장을 세우면 ‘윈·윈(win·win)’ 할 수 있다. 20~30년간 유망한 분야를 더 꼽자면 자동차, 전기, 화학섬유, 식품가공, 재생에너지, 방산 분야가 있다.
- 질의 :인도 정부의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응답 :인도 정부는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과 인도 교역 규모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무역수지도 2011년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다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양국 모두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교역 물품도 늘어나고 있다. 2009년 맺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다. 양국 모두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거나 인하할 예정이다.
- 질의 :지금까지 대(對)인도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 응답 :성공적으로 인도 시장에 안착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첸나이 지역에 연간 6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