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억여 원 대형사업 실적 없는 코오롱 턴키방식 계약···기술심의 과정 비리 연결성은?
전라남도 목포시가 지난 2010년부터 387억여 원을 투입 건설 중인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이 준공 한 달여를 앞두고 시운전 중 지난 21일 폭발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본지는 수백억 원의 대형 사업을 실적이 없는 코오롱이 어떻게 수주했는지에 의문을 품고 입찰단계부터 심층 분석해 업체선정을 위한 기술심의 과정과 윗선 개입 여부 등 분야별로 심층 분석해 보도를 연재할 예정이다.
▲사진=폭발을 일으킨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이 있는 목포시 환경센터 전경
▶ 폭발한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MBT)은?
정부는 단순 매립형태의 생활폐기물 처리 방식이 매립지 확보의 어려움과 민원 발생 원인으로 판단 폐기물의 최종 처리량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소각로를 이용한 생활폐기물을 태우는 소각방식을 한동안 채택했다.
그러나 MB 정부 때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 정책이 주요 정책으로 채택돼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을 순환한다는 목표로 생활폐기물을 유기물과 무기물로 분류하고, 나머지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이 아닌 고형연료화(Solid Refuse Fuel)를 통해 자원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폐기물 전처리시설(MBT)를 도입했다.
목포시 환경센터에 건설 중인 목포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은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방식으로 총 공사비 386억 9600만 원(국비 172억 5000만 원 시비 214억 4600만 원)을 투입 폐기물처리량 230톤/일, 고형연료(SRF) 생산 115톤/일 규모로 건설했다.
▶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 폭발지점과 기술상 문제점은 ?
현재 목포시 쓰레기 매립장 내에 건설 중인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은 코오롱이 턴키방식으로 수주해 건설하고 있고, 동부엔지니어링이 책임 감리를 맡고 있다.
이번에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가연성 폐기물을 고체연료로 만들기 위해 천연가스로 폐기물을 가열 수분을 없애 폐기물을 건조하는 건조로이다.
감리단장은 건조로에는 불에 탈 수 있는 물질인 비닐, 종이, 프라스틱 등 가연성물질이 들어가고 폭발 가능성이 있는 휴대용 부탄가스나 그 외 폭발 가능성 물질은 사전에 걸러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건조로 연료로 사용하는 천연가스는 폭발 후 바로 확인한 결과 건조로 내로 유입되지 않았다고 말해 감리단장의 말을 종합하면 기술상 폭발이 일어날 수 없는 설비다.
그러나 실제는 시운전 중 대형 폭발이 발생했고, 설계와 시공을 한 건설사인 코오롱이나 감리단인 동부엔지니어링 모두 폭발 원인도 가늠하지 못한 채 정밀 분석을 기다리고 있어 기술상 문제와 심의과정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 폭발 규모와 폭발로 지연된 목포시의 생활쓰레기 처리 계획은?
▲사진=폭발한 건조로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번 폭발로 사진처럼 건조기가 파손되고 건조로 주변 반경 10여M 반경이 아수라장이 됐다. 그 외 열교환기, 계측설비 등 피해액이 총 3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보수까지 걸리는 기간도 7·~10개월이 소요돼 준공도 내년으로 늦어진다.
이 경우 건설사인 코오롱이 폭발로 준공이 늦어진 만큼 지체상환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전처리설비를 활용하지 못해 목포시 생활쓰레기 처리 계획을 수정해야 하고, 처리를 위한 비용 또한 증가한다는 것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폭발로 준공이 지연된 만큼 생활쓰레기 처리계획의 변경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고 쓰레기 처리비용 또한 증가할 것이지만, 얼마의 금액이 증가할지는 계산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 실적이 없는 코오롱이 턴키방식으로 계약을 하게 된 배경과 비리 연관성은?
턴키방식으로 387억여 원대의 목포시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을 수주한 코오롱이 목포시와 계약 전 동일 사업에 대한 실적이 있었는지? 에 대해 감리단장은 없다고 말했다.
턴키방식 계약은 설계와 시공을 모두 제안한 건설사가 책임을 지고 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기술 심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목포시는 실적도 없는 코오롱에 수백억 원의 대형 사업을 맡겼다.
목포시가 전처리시설을 발주하기 전 이미 강원도 원주시에는 지난 2006년 10월부터 전처리시설이 준공돼 가동했고, 환경부가 국내 전처리시설 확대를 위해 홍보 장소로 활용했던 점을 고려할 때 국내에 실적이 있는 업체가 이미 존재했는데도 실적도 없는 코오롱이 수주하게 된 배경에 의혹이 가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술을 요하는 공사를 발주할 때는 실적을 입찰 자격조건으로 제한한다. 더구나 생활쓰레기 전처리설비는 기술 축적이 보편화 되지 않아 턴키방식 계약에서 실적은 필수다.
목포시 관계자는 조달청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경기도 파주시 교하 신도시에 들어서는 복합커뮤니케이션 센터 입찰 과정도 턴키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했던 건설사가 관계자들을 돈으로 매수 43명이 경찰에 적발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공사를 수주했던 금호건설 임원은 공무원에게 돈을 주고 기술심의위원 명단을 빼내 기술심의를 맡았던 교수들에게 돈을 뿌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심의를 부탁 공사를 수주했다.
겉으론 합법적으로 기술 평가를 받아 계약을 따낸 턴키방식이었지만, 실제로는 비리 백화점이었다. 이번에 폭발한 목포 환경센터 생활페기물 전처리시설도 실적이 없는 건설사가 턴키방식으로 선정된 점을 고려할 때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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