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몽골의 지리적 위치를 보면 만리장성이 내몽골 남쪽 경계와 대체로 일치한다. 과거 강대국이었던 원나라가 15세기 멸망하면서 한족이 내몽골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유목민의 땅을 빼앗아 한족 농민에게 나눠주는 일이 많아졌고, 몽골 후손들도 토지를 한족에게 매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몽골 지역에 한족이 살게 됐다. 1911년 청나라가 무너질 때 외몽골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소련의 도움을 받아 독립했지만 내몽골은 중국 내 한 지역으로 재편됐다. 이후 몽골의 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내몽골과 외몽골을 통일하려고 노력했지만 결론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됐다. 몽골이 중국에 반쪽을 빼앗긴 지 100년 정도 지나면서 현재 내몽골이나 외몽골 사람들은 통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제는 그저 내몽골 사람을 만났을 때 반갑고 좋지만 이미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해 역사책에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아직도 내몽골 사람들이 몽골 문화와 몽골 언어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우리가 정말 통일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사람들은 각자 생활하기 바쁜데 갑자기 옛이야기를 꺼낸다면 과거처럼 독립운동을 열정적으로 할 만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몽골의 통일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남북한의 상황은 몽골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직까지도 서로를 기억하는 이산가족들이 존재하며 한국 정부는 중앙부처로 통일부를 운영하고 있다. 통일을 원하는 민간 시민단체도 존재하며 대학에는 북한을 전공하는 학과가 개설돼 있다. 이 정도로 남한은 북한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몽골이 내몽골을 잊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몽골은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로 시간이 흐를수록 몽골 후손들은 과거에 대한 관심을 잊을 것이라는 점이다. 몽골 사람들도 같은 민족이 나눠져 생활한다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지금처럼 열심히 한 발 한 발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문재인 정부가 한민족의 갈라진 아픔을 아물게 하는 기적을 이뤄내며 통일된 대한민국을 세우길 바란다.
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 대학원 행정학과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