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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 얘기 듣는 듯한 대통령 시정연설

화이트보스 2018. 11. 2. 15:23



다른 세상 얘기 듣는 듯한 대통령 시정연설

조선일보

입력 2018.11.02 03:19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기존의 경제 운영 기조를 계속 유지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 목표가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쟁 중심의 정책 기조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35분에 걸친 연설의 상당 부분을 분배와 양극화·불평등 같은 이른바 공정경제 이슈에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잘살자"는 표현을 11차례 반복했다. 함께 잘사는 것은 모든 국가의 목표다. 그런데 함께 잘사는 길을 잘 찾은 나라는 잘살게 되고, 엉뚱한 길로 간 나라는 함께 못사는 것이다. 지금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어느 길로 끌고 가고 있나. 함께 잘사는 길로 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분배는 더 악화되고 있다.

우리는 누적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직된 노동 구조와 철벽같은 규제다. 문 대통령은 노동 개혁은 정반대로 가고 있고, 규제 개혁은 말뿐이다.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으로 일자리 대란이 일어나자 공무원 늘리기, 단기 알바 급조와 같은 기형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국민 세금을 일자리에 54조원을 썼는데 그 효과는 거의 없다.

작년과 올해 미국과 일본 등이 일자리 호황을 누릴 때 한국 경제는 역주행해 불황의 터널에 진입했다. 올해 성장률 2% 중반대는 세계 평균 3.7%보다 훨씬 낮다. 조선·철강에 이어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반도체 가격 역시 올해 4분기부터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반도체 하나에 의존하는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지표를 보면 성장, 투자, 소비가 모두 하락해 3중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가 심한 나라라고도 했다. 공정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 서 문 대통령의 최대 지지 세력인 강성·귀족노조 권력의 고용 세습과 일자리 독점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실패가 공인된 소득주도성장 정책도 계속하겠다고 했다. 조만간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포함한 경제팀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사람을 아무리 바꿔도 대통령이 그대로인데 무슨 소용이 있나. 대통령 시정 연설은 마치 다른 세상 얘기 같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1/201811010348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