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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스마트팜' 좌초 위기… 정부는 뒷짐만

화이트보스 2018. 12. 9. 12:39




 

    '새만금 스마트팜' 좌초 위기… 정부는 뒷짐만

                        
    입력 2016.08.15 03:04

    LG CNS가 사업 추진하자
    농민들 "대기업이 생존권 위협", 정부는 "당사자끼리 해결" 방관
    2020년엔 전세계 34조원 시장
    "좌초땐 LG의 실패로 끝나지않고 기업의 농업투자 불가능해져"

    LG CNS의 새만금 스마트팜(smart farm) 단지 조성 사업이 농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좌초 위기에 놓여 있는데도 정부는 구경꾼처럼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지능화'된 농장을 말한다. 전 세계 스마트팜 설비(設備) 시장은 20203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분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팜 보급 면적이 1258로 전체 시설 원예 면적의 1.9%에 그치고 있고, 스마트팜 기업도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 기술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LG CNS가 새만금에 76(23만평)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세우려는 계획은 고령화 등으로 낙후한 국내 농업에 기업의 기술과 자본이 투입돼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농업 분야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사업이다. 정부는 평소 농업에 IT 기술을 결합시켜 6차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해 왔다. 하지만 농민들이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농민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반발하자, 정부는 문제는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며 '구경꾼'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며 뒤로 빠진 정부

    대기업이 농업 분야 진출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팜한농(당시 동부팜한농)은 지난 2012년 말 경기도 화성에 대규모 유리 온실을 지어 토마토 재배 사업을 하려다 농민 반발로 석 달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 일은 대기업들에 섣불리 농업에 진출하면 안 된다는 일종의 트라우마를 안겨줬다. 그런 점에서 LG CNS의 스마트팜 단지 조성 사업은 이런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기업의 농업 투자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한 사업이다. 하지만 농민들이 반발하자 LG 측이 사업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 주도 스마트팜을 둘러싼 논란 정리 표
    그런데 정부는 농민 단체와 LG CNS가 만나는 자리만 주선했을 뿐, 농민 설득을 위한 공동 노력이나 농민들의 사업 동참을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을 전혀 선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LG CNS와 농민 단체 만남을 주선했다가, '정부가 대기업 편을 든다'는 비난이 나오자, 몸을 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농민들 눈치를 보면서 관료들이 책임을 안 지려고 하는 일종의 '변양호 신드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책임을 LG 쪽에 모두 떠넘기려 하고 있다. 정부 내에선 "LG가 좀 더 적극적으로 농민들에게 줄 인센티브를 내놔야 한다"는 말만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농업 전문가는 "농민 입장에선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기업을 온전히 믿기 어렵다. 농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LG CNS는 스마트팜 단지에 농민 참여까지 제안한 상태인데, 정부가 이들에게 정책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다른 산업과 달리 농업은 농민들의 정서 문제가 강하게 얽혀 있는 만큼, 정부가 기업보고 알아서 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농민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스스로도 이번 투자 건이 무산되면 기업의 농업 투자는 영영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LG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팜을 포함한 농업 분야에 대한 기업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민 반발에 뒷걸음질하는 LG

    농민들의 반발에 LG 측은 사업 포기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LG CNS7월 초만 해도 "향후 시설원예 설비사업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판단해 첨단 시설원예 설비 사업 진출을 모색해 왔다. 농업인과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위한 동반 성장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사업 추진에 대해서 LG그룹 차원에서 긍정적인 판단을 내린 것은 물론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안까지 검토했었다. 그러나 농민 반발이 이어지자 LG"일부에서 LG그룹 차원의 대규모 농업 진출로 오해했지만, 다른 계 열사는 전혀 관계없다"며 발을 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LG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비전이 있다고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그룹 수뇌부에서 농민 반발에 상당히 놀란 상태"라며 "국내 대표 대기업인 LG가 농민들에게 장기 비전을 보여주며 설득을 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