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루 잉카트레일은 해발 2000~4600m 고산 지대를 나흘간 걷는 길이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 마추픽추가 있다. 하루에 100명만 걸을 수 있으며, 신청자가 많아 1년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손민호 기자

잉카트레일 해발 4500m 고개를 오를 때. 멀리 백인 여성이 보인다. 그녀는 동행도 없이 이 험한 길을 걸었다. 손민호 기자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낸시 루이즈 프레이가 『산티아고 순례 이야기』에서 내린 산티아고 순례자의 정의다. 길을 걸으면 정말 상처가 아물까. 길은 그럼 어떻게 상처를 치유할까. 이 짧은 정의 다음에 산티아고 순례자의 고백이 이어진다.
“내가 도망친 게 뭔지는 알겠는데 (길에서) 뭘 찾는지는 모르겠어요.”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정선 노추산 정상 아래 이성대(1288m)에서. 가장 험한 코스였다. 손민호 기자

베르나르 올리비에. 그가 실크로드를 완주하고서 쓴 『나는 걷는다』는 전 세계 걷기여행 마니아의 교범과도 같은 책이다. 손민호 기자
그는 61세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걸었다. 4년에 걸쳐 1만2000㎞를 걸었다. 우울증을 견디려고 시작한 올리비에의 걸음은 프랑스 청소년의 인생도 바꾸었다. 그는 ‘쇠이유(Seuil)’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쇠이유는 소년원에 수감 중인 청소년이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3개월간 2000㎞를 걸으면 풀어주는 교정 프로그램이다. 중세 유럽에서도 죄를 지은 자들이 순례길을 걸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죄를 씻는 의식에서 비롯됐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쉰 살이 되는 해 23년 기자생활을 접고 순례길을 걸었다. “이대로 살면 죽을 것 같아서” 무작정 걸으러 갔다가 잊고 살았던 고향 서귀포의 바다를 떠올렸다. 그리고 오래전 떠났던 고향으로 돌아갔다.
![가리비 모양을 본 뜬 산티아고 순례길 표식 [사진 롯데관광]](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29/840a4ac1-c19d-4c13-9ccb-0b522d14de71.jpg)
가리비 모양을 본 뜬 산티아고 순례길 표식 [사진 롯데관광]
레저팀장 ploves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