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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반 마리만 주세요[벗드갈의 한국 블로그]
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대학원행정학과재학입력 2019-11-15 03:00수정 2019-1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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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네에 무한리필 고깃집이 생겨서 가봤다. ‘오픈발’인지 손님이 가득해 그 집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졌다. 남편과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여러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 한국인들은 고기를 상당히 잘 먹는다. 둘째, 한국 식당에서는 식탁에 설치된 불판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삶아 먹는 것보다 맛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빨리 익기 때문에 좋아하는 건 아닐까. ‘빨리빨리’ 문화가 고기 먹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즉석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를 가진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몇 안 되는 것 같다.
셋째, 식당에서 앞치마를 입고 식사하는 것이 신기하고 인상적이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앞치마를 입는 곳은 주방이다. 그리고 요리하는 어머니들이 많이 입는다. 그런데 한국의 식당에서는 많은 손님들이 앞치마를 입고 있어 외국인의 눈에는 요리사들이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두들 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채 앞치마를 하고 있어 더 재미있게 다가온다.
필자는 몽골 문화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몽골의 주식은 고기라고 소개하곤 한다. 몽골 요리에서 고기는 빼놓을 수 없는 주재료다. 어릴 때부터 고기를 많이 먹고 자라서 그런지 몽골인들은 힘이 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고기가 몽골인의 주식이 되었을까.
몽골의 총인구는 330만 명 정도지만 영토는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7.5배가량 크다. 그리고 몽골 유목민이 기르는 다섯 가지 가축(말 소 낙타 양 염소)은 2018년 기준 6600만 마리라고 한다. 이 정도라면 인구 대비 육용할 동물이 얼마나 흔한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부터 몽골에서는 고기와 관련한 요리들이 발달했으며 오늘날의 설렁탕, 갈비탕, 육포 등이 몽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다만 몽골 사람들은 날고기는 절대 먹지 않는다. 고기에서 핏물을 목격하면 대접하는 이에게 실례라 여기고 다시 익을 때까지 삶곤 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고기 먹는 문화 중 가장 놀라운 부분이 육회를 먹는 것이다. 한국은 옛날부터 몽골처럼 고기를 즐겨 먹지 않았고 주식도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육회 문화가 발달했을까.
한국의 고기 굽기 문화는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다. 많은 한국 유튜버들, 그리고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 유튜버들이 이 나라의 특이하면서 재미있는 것들을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장면, 고기가 눈앞에서 익어가고 있는 과정, 꼬물거리는 산낙지를 참기름에 찍어 먹는 모습, 양복 차림으로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는 멋진 요리사들의 모습 등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는 한류의 인기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이면서도 세계인이 모두 비슷한 것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에 놀러오는 관광객들이 제일 먼저 해 보고 싶은 것이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것과 앞치마를 두른 채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음식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대학원행정학과재학
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대학원행정학과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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