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5.11 12:02 | 수정 2020.05.11 13:33
11일 기자회견 열고 "할머니께 사과드린다"
동시에 "정의연 폄훼하는 사람들 반성하라" 목소리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는 "못 한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할머니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사과드린다”면서도 “(정의연 활동을) 폄훼하고 훼손하고 심지어 활동가를 분열시키며 상처입힌 여러분들이 반성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에는 “세상 어느 NGO가 기부금 내역을 샅샅히 공개하느냐”며 공개를 거부했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중앙대 교수)과 한경희 사무총장 등 운영진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리를 숙였다.
이 이사장은 “30년간 이 운동을 같이 해오고 가족같이 지내온 할머니께 원치 않은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사과드린다”며 “이 운동을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수많은 국내외 양심있는 시민들에게 의도치 않게 마음의 상처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논란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번번이 걸림돌이 됐던 방해 세력과 같이 동조해 이 문제를 폄훼하고 훼손하고 심지어 활동가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상처입힌 여러분들이 반성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제기와 이에 따른 언론 보도를 ‘분열’의 목소리로 치부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을 때 용감하고 헌신적인 몇몇 연구가들이 이 운동을 만들어왔다”며 “그 당시 여러분들은 뭐하고 있었는가. 책 한 권은 읽었을까”라고 도리어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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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니다”며 “세계적인 여성인권운동단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시민들의 지원과 연대로 피해자 소송 지원, 국내외 증언활동 지원 수요시위, 나비기금,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평화비 건립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본지 분석 결과 정의연은 지난 4년간 49억 7344만원의 기부금을 거뒀다. 이중 할머니들에게 지급된 돈은 9억2014만원(18.5%)였다. 할머니 8명에게 1억원씩 지급한 2017년을 제외하면 2018년엔 27명에게 2320만원(1인당 86만원꼴), 작년에는 23명에게 2433만원(1인당 106만원꼴)이다. 각각 그해 거둬들인 기부금 수입의 1.9%, 3%였다.
그러나 정의연 측은 “최근 3년간 특정 목적이 지정된 경우를 제외한 기부금은 22억1960만원이며, 이 중 9억1140만원을 피해자 지원에 썼으므로 41%를 피해자 지원에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9억1140만원에는 2017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지원금을 거부한 8명의 할머니에게 시민 모금을 통해 8억원을 지급한 것을 포함한다.
“기부금 내역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자처한 정의연은 이날 세부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세상 어느 NGO가 활동내역을 낱낱히 공개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반일 감정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소녀상 철거를 주장해왔던 단체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에서 소속 회원 두 명이 “윤미향 당선자, 의원직 사퇴” “정대협 해체하라” “위안부상 철거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