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소각/매립단가는 왜 이리 강할까?
최근 코엔텍, 와이엔텍 주가가 단기 급등 후 하락중이다 (코엔텍은 PER이 무려 20x 가까이 갔었는데.. 요즘 계속 오르는 에코마케팅이 20x 정도 되더라.. 둘다 영업익, 순익, 시총이 비슷해졌었던 걸로.. )
에코마케팅이야 워낙 꿈이 있는 기업이라쳐도 코엔텍 같은 폐기물 처리업체에 왜 열광하는걸까? 그리고 계속 이렇게 소각/매립 단가가 좋을까? 라는 의문에서 다시 스터디를 처음부터 시작해봤다.
주가 안오를때 할일이 뭐 있겠나? 줍줍하면서 공부나 주구장창하는거지.. 그래서 내가 요즘 맨날 공부만 하고 있나 OTL
그나저나 요즘 다들 4차산업혁명을 위한 5G 포스팅이 많은데 왠지 내 블로그는 순 쓰레기 아니면 삽질 이야기 밖에 없어서 그런지 왠지 구석기 시대 인물이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위의 환경부 통계 자료는 아직 2018-2019년 수치가 없지만 추이만 보면 쓰레기는 계속 늘고 있다.
그 중에서 과거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던 건설폐기물은 건설산업이 이제 국가의 성장단계가 성숙단계로 진입하면서 점차 산업내 비중이 작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작년 하반기부터 폭등하는 산업/지정폐기물 소각단가와 달리 건설폐기물 관련 업체들 처리단가는 약세를 보이는데..
가끔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인선이엔티 사업보고서에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수도권 건설폐기물 반입수수료 단가 추이를 보면서 '매립단가가 오르면서 건설 폐기물 처리단가도 장기적으로 오른다.'라고 하는데 현혹되시면 안되는게,
물론 최종처리업체 단가가 오르니 인선이엔티 같은 중간처리업체 단가도 일부 오르겠지만 원가 오르는 걸 카버하면서 수익성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단가는 건설 폐기물 최종매립단가다. 즉, 땅에 묻는 것이고, 땅이 모자라지니 계속 단가가 저렇게 미친듯이 오르는 것이다. 위 표에 나온 것처럼 올해 하반기부터 30%나 더 올리기로 계획되어 잇다.
반면 중간처리업체인 인선이엔티의 건설폐기물 처리단가 추이를 보자
와이엔텍, 코엔텍 등 소각업체들의 소각단가가 작년과 올해 초 연이어 급등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고 위 표의 인선이엔티 중간처리용역단가를 보라.
2018년에도 겨우 7% 인상됐고, 2019년 들어서는 오히려 단가가 하락했다.
코엔텍은 2018년에 소각단가가 45%나 인상됐다.
근데 인선이엔티는 2018년에 겨우 7% 인상됐는데 2019년은 오히려 하락?
인선이엔티의 중간처리단가가 매립단가를 못 따라가는 가장 큰 이유는 건설폐기물 시장은 과점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선이엔티 안티를 하려는게 아니라 인선이엔티는 두가지 모멘텀이 제일 중요하다. 첫째, 광양 매립장이 영업을 시작해야하며, 추가 지정폐기물 매립장을 확보해야한다. 둘째, 건설업이 좋아져야 한다)
지난 번 포스팅에 언급한 것처럼 인선이엔티가 하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은 전국에 있는 업체수가 무려 560개가 넘는다. 반면 코엔텍, 와이엔텍 같은 소각업체는 겨우 67개다 (순수 소각업체 기준).
더나아가 매립업이 소각업보다도 영업이익률이 높은 건 겨우 34개이기 때문이며 (소각업체수의 다시 절반), 그중에서도 특히 에코시스템이 정말 말도 안되는 이익률을 내는건 일반폐기물보다도 더 엄격한 지정폐기물 업체의 수는 그보다도 적은 22개 뿐이기 때문이다.
보라.
건설폐기물처리 (560개) > 소각 (67) > 매립장 (34) > 지정폐기물매립 (22)
바로 이 순서대로 영업이익률이 나오는 것이다.
이익률로 보면 대략
건폐 10% 내외 < 소각 30% 내외 < 매립장 50% 내외 < 지정폐기물매립장 80% 내외
내가 와이엔텍, 코엔텍, 에코시스템 (비상장)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지정폐기물 매립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거기다 와이엔텍과 코엔텍은 일반 및 지정폐기물 소각장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꿀단지 같은 회사라 할 수 있다
그럼 서론은 넘어가고.. 왜 계속 소각/매립 가격이 강세인가 보자.
위에서 폐기물 꾸준히 느는 것은 이미 말했지만 그렇다고 왜 갑자기 2018년부터 단가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건가? 2018년에 쓰레기가 급증한건가?
위 표의 코엔텍 단가를 보면 26기 (2018년) 들어오면서 상승 속도가 보다 가팔라지고 올해도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주요한 요인은 아래와 같다
1. 업계의 과점화
폐기물업은 환경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매우 미미하던 시절에 워낙 영세하게 시작한 산업이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개인 오너들에 의해 운영되어왔다.
그러던 것이 점차 대규모 자본이 산업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업체들에 대한 인수합병이 시작되었다. (산업 전문가 이웃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특히 2015년 이후로 좀더 적극적인 M&A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는데 사례들을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인수건이 워낙 많아 중요한 소각업체들 인수만 나열)
2015년 5월에 EMK가 신대한정유산업 인수
2016년 4월에 맥쿼리 PE가 진주산업 인수
2017년 4월에 맥쿼리 PE가 코엔텍 인수
2017년 4월에 스탠다드차타드 PE가 대원에코그린 인수
2018년 12월에 스탠다드차타드 PE가 더블유아이케이그린 인수
2019년 4월에 SK증권 PE가 창원에너텍 인수
이게 적어보일 수도 있지만 소각업체수가 전체 67개 밖에 안되는 것을 감안시 적지 않다. 그리고 이건 PE들이 산 것이고, 그외에 기존 소각업체나 환경관리업체들이 자회사화하면서 몸집을 키운 건들도 많다.
그리고 더 재밌는건 2017~2019년에 소각업체들을 인수할 때 PE들이 공통적으로 지불하는 금액은 대략 PSR 4~5x, EV/EBITDA 10~11x 또는 PER 25~30x이다. 놀랍지 않은가? 상장된 회사는 PER 10배대인데 말이다..
이런 PEF들과 기존 대형업체들로 인해 폐기물 산업이 얼마나 과점화를 이루었는지 보자
소각업체 67개사의 PEF 또는 대형업체의 자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은 23% (vs 개인 소유업체, 제조업체 내 자체보유시설 & 공공업체 등이 77%)로 아직 과점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클 것으로 본다.
반면, 매립업체 34개에서의 시장과점율은 무려 84%에 달해 이미 과점화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거기다 매립지 용량도 제한적이니 단가가 미친듯이 뛰고 이익률이 70~80%가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소각과 매립업내 과점율은 업체들의 처리량 기준으로 산정하였음)
그럼 소각업은 별로냐? 아니다 전국적으로는 과점율이 23%이지만 지역별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코엔텍이 위치한 울산 지역을 보면, 소각장의 과점화율은 67%이며 이중 55%를 코엔텍이 점유하고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의 소각단가도 매우 빠르게 오르고 있다
(매립장 과점율은 96%이며, 코엔텍이 이중 77%다. 그러니 매립단가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 다음 와이엔텍이 있는 전남을 보면 과점화율은 38%로 다소 낮다. 하지만 여수지역으로 좀더 지역을 한정해보면 여수지역의 소각장 과점화율은 100%다. 그리고 와이엔텍이 41%를 차지한다.
매립장 과점율은 85%이며, 이중 와이엔텍이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해당지역에 한맥테코산업이라는 강력한 경쟁(?)업체가 잇어 울산의 코엔텍 대비 매립부문에서 다소 단가가 약한 듯 하다. 그래서 밸류에이션도 약한 듯??
마지막 사랑스런(?) TSK코퍼레이션 (태영건설 자회사)의 지역인 구미, 창원, 포항을 보면.. 소각장은 보유한게 없으므로 매립장만 보면
구미는 100% 과점에 TSK가 60%를,
창원은 100% 과점에 TSK가 100%를 (즉, 독점),
포항은 100% 과점에 TSK가 95%를 (즉, 독점)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TSK가 코엔텍 보다도 이익이 더 크게 나는 것이다.
참고로 매립장 (최종처리업)만 놓고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면 에코시스템, 센트로 (TSK코퍼레이션 자회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28%에 달한다.
이런 과점화가 이루어지면서 주먹구구식 영업으로 단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규모를 키운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 전체적으로 단가가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다.
cf) 반면에 IMM이 인수한 에코매니지먼트 산하의 자회사들은 주로 경기도 지역에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문제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15개로 소각업체도 제일 많고, 대형업체들의 점유율도 39%로 과점화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이며, 특히 해당지역내 EMK의 점유율은 14%에 불과하다.
아마도 맥쿼리가 소형 업체를 하나씩 순차적으로 인수하면서 폐기물업에 대해 익혀가면서 결국 코엔텍 같은 알짜배기 회사를 인수한 것과 달리, IMM은 폐기물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상태에서 한번에 너무 비싼 가격(4000억)을 지불하고 크게 업에 진출한 것 같다. (물론 개인적 생각일 뿐.. 내가 감히 IMM을 평가할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2. 점차 부족해지는 소각시설/매립장
“지난해에는 1주일에 두 번 의료폐기물을 수거해 갔는데 올해 들어 1주일에 한번으로 줄이더니 요즘에는 2주일에 한번도 수거하지 않고 있다”면서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소각로 고장까지 났으니 앞으로 한 달 이상 쓰레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
의료 관계자 왈
고객도 아니고 용역업체가 갑질이라니...
암튼 업체가 갑질하려고 안가져가겠나.. 용량이 안되니 못 가져가지..
문제는 이곳 뿐만 아니라 수많은 곳에서 아우성이라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전국 곳곳에서 신규 소각장 건설과 증설이 주민 반대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중앙일보
쓰레기를 더 처리하려니 소각 용량을 늘려야하는데 모든 지역의 주민들이 반대하고, 해당 지자체는 증설이나 신설을 추진하는 업체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 걸고.. 그런 식으로 계속 시간만 지연되다보니 점차 한계에 부닺히고 있는 상황
안타깝지만 이 상황을 해소할 방안은 아래 방법 뿐인데..
1)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여서 쓰레기 자체를 줄인다 (분리수거를 일본처럼 깔끔하게 해서 재활용이 더많이 가능하게)
2) 소각이나 매립이 필요치 않은 재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3) 소각/매립시설 용량을 늘린다.
4) 쓰레기를 해외로 보낸다
근데 3번은 지금 수년간 막히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도 쉽지 않으며
1번은 가능하겠지만 사람들의 생활습관의 변화 문제이므로 1~2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 어렵고, 2번도 점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잇지만 쓰레기 절대량은 여전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4번은 아시다시피 이제 끝났다.
필리핀의 두테르트가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떠나서 확실히 행동하나는 화끈한데.. 우리도 필리핀에 수출된 쓰레기 다시 가져오고 있고
그 얌전하던 말레이시아도 이젠 도로 가져가라하고.. 세상 어디로도 보낼 곳이 없네 없어..
결국 위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도 한동안은 단가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3. 환경 규정은 점차 강화되어 폐기물 처리는 더 어려워져.
돌아다니다보면 여기저기 밭이나 산이나 길가에 폐기물이 많이 버려져 잇는데, 환경부에서 2020년까지 방치된 불법폐기물 120만톤을 대부분 처리하겠다고 햇다.
불법폐기물인 관계로 재활용은 어려울 것이고, 소각한다면 일반폐기물이라 쳐서 소각단가 10만원 중반 정도 고려하면, 거의 2000억에 육박하는 금액이 필요하다
근데 어처구니 없는건 저 큰 금액을 정부나 지자체가 부담해야한다는 것
폐기물 불법 투기는 업체가 햇는데 왜 정부/지자체가?
이게 아직도 한국에서 주가조작범이나 이희진 같은 존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기도 한데..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불법 처리 행위자는 최대 7년 이하 징역이나 7천만 원 이하 벌금을 매길 수 있습니다. 불법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이익 환수를 강제하는 조항은 따로 없습니다.
KBS 뉴스
이득을 본 자에게 과태료를 물게하거나 징역살이는 시킬 수 있어도 그 부당이득을 환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업체들은 불법 저지르고 과태료 내고 땡 (이희진처럼 몇년 살고 나와도 여전히 부자)
평택항으로 돌아온 필리핀의 쓰레기도 결국 업체가 처리 못하겠다고 해서 세금으로 우선 처리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결정..
그러던 것이 필리핀 나비효과 덕에 변화가 생길 수 있게 되었는데..
바로 핵심적인 두가지
1) 폐기물 수출시 상대국 동의를 전제로 하는 허가제로 변경
2) 부당이득액 이상을 환수할 수 있도록 제도화
이 두가지가 된다면 앞으로 폐기물 무단 투기 또는 불법 수출되던 것들도 당연히 양지인 소각/매립장으로 와야한다는 것.. 그런 것은 업체들에게는 수요 증가라는 긍정적인 요소지만, 배출업체로서는 비용부담 증가라는 부정적 요소.
그동안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들이 싸고 손쉽게 썻던 일회용 비닐봉지를 떠나보내고 불편함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이 된 것처럼, 이제 업체들도 싸게 처리하던 폐기물을 제값(?)에 처리하면서 그동안 저렴하게 생산해서 얻었던 이익의 일부를 도로 내놔야하는 상황
난 위에서 살펴본 3가지 요인을 감안할 때 소각/매립단가의 강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라 판단한다
4차산업혁명처럼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폐기물 처리는 뭐다? 독과점이다. 그것이 PE들이 PER 25~30x에도 달려드는 이유가 아니겟는가.. 그 돈 냄새 제일 잘맡는 PE가..
[출처] 폐기물 소각/매립단가는 왜 이리 강할까?|작성자 내맘대로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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