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발전사업 해양쓰레기

95억 짜리 의정부 하수슬러지 감량화 시설 1년째 ‘낮잠’

화이트보스 2020. 6. 16. 06:58

95억 짜리 의정부 하수슬러지 감량화 시설 1년째 ‘낮잠’

  • 기사공유하기
  • 프린트
  • 메일보내기
  • 글씨키우기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시운전 과정서 망가진 부품 시공사 등 이해관계 얽혀 늑장 교체
제대로 사용 못하고 소량만 소각… 수도권매립지 처리비 절감 차질

의정부시가 하수처리 슬러지 감량화 시설에서 나오는 슬러지를 쓰레기 소각장으로 반입하는 설비가 파손됐는데도 늑장 교체하는 바람에 1년 가까이 제대로 사용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자체 소각하기로 했던 슬러지 양이 크게 준데다 쓰레기소각장마저 포화상태로 더는 스러지를 받아들일 수 없어 수도권매립지 처리비용을 줄이려던 계획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9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13년 7월 하수 슬러지 감량화 설비를 착공, 지난해 11월 준공했다. 시는 당초 감량화 시설을 통해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루 80t가량의 슬러지를 함수율 60%로 낮춰 40t 정도로 줄인 뒤 30t 정도를 자체 소각해 수도권매립지에 운반처리하면서 드는 비용(연간 20억 원 정도)을 줄인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슬러지 감량화 시설은 지난해 준공 당시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소각장반입설비인 슬러지 저장조에 암롤박스가 떨어져 무너졌다. 파손된 저장조를 놓고 슬러지운반 업체, 설계, 시공사, 하청업체 등의 책임, 이해관계가 엉키면서 올 3월에서야 교체가 이뤄졌다.

이후 반입시설을 통한 소각처리 시운전을 했으나 저장조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소각로에 떨어지는 슬러지가 덩어리화해 제대로 소각되지 않은 문제가 생겨 지난 6월께서야 해결했다.

이어 10월부터는 반입시설 운행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교체된 저장시설과 연계된 자동제어시스템 등이 맞지 않아 인력을 투입하는 등 반자동이 되면서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정비나 보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시는 현재 발생하는 1일 55t의 슬러지 중 10t 정도만 감량화 시설에서 소각하고 40~45t 정도는 위탁업체에 맡겨 수도권매립지에 보내고 있다. 여기에 드는 처리비용만 연간 18억 원 정도로 감량화 시설 도입 이전과 비슷하다. 의정부시는 이달 안으로 연계 시스템을 교체하면 효율성이 높아져 현재 15~20t까지 쓰레기 소각장 반입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쓰레기가 지속적으로 느는데다 고발열 쓰레기가 많아 현 쓰레기소각장의 처리용량 역시 한계에 이르러 하수슬러지를 추가 소각하는 데는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100억 원 가까이 든 하수슬러지 감량화 사업은 제대로 된 효과를 못낼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에 대해 시 물자원재생과 관계자는 “슬러지 감량화 시설에서 함수율을 낮추는 것 자체만으로 발생 슬러지를 줄이고 10t을 자체 소각하면서 6억 원 가량의 처리비용을 줄였다. 감량화 시설의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저작권자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김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