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올린 ‘귀순 보고서’...청와대가 ‘송환 보고’로 바꿨다
靑, 어민들 귀순 진술서도 삭제 정황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가 2019년 11월 귀순 어민 강제 북송 당시 국가정보원 등이 보고한 ‘귀순자 확인 자료’라는 문건의 제목을 ‘선원 송환 보고서’로 바꾸고, 어민들의 귀순 진술이 담긴 별도 보고서를 무단 삭제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가 북한 어민들의 귀순 의사를 왜곡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 어민 2명은 2019년 11월 2일 나포 후 합동 조사 과정에서 한국에 귀순하고 싶다는 의사를 자필로 적은 ‘보호 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이 문건에 ‘귀순자 확인 자료’란 제목을 붙여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보고했지만, 안보실은 문건 제목을 ‘선원 송환 보고서’로 바꿨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당초 ‘귀순 보고서’였던 문건 이름을 ‘선원 송환 보고서’로 바꾼 이유가 뭐였겠느냐”며 “처음부터 이들의 귀순을 받아줄 생각이 없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 문건 외에도 귀순 어민 2명의 합동 조사 진술 내용을 정리한 별도 보고서를 청와대 안보실에 올렸으나, 현재 안보 당국은 이 보고서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무단 파기·삭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삭제·은폐 의혹과 그 경위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귀순 어민 북송과 관련한 주요 의사 결정은 당시 서훈 국정원장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함께 논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원장과 비서실장이 함께 움직였다는 건 어민 북송이 그만큼 대통령의 중요한 관심사였다는 증거”라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11월 26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통상 보름 이상 걸리는 귀순자 합동 조사를 사흘 만에 끝내고 11월 5일 북측에 어민 북송 통지문을 보냈다. 같은 날 ‘김정은 초청장’도 북에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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