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前대통령 “6·25성격 논란은 악의적 이념공세…”
“北자극 작계5029 강행할 가치 있나”
盧 前대통령 특강서 충격 발언 파문
노무현(사진) 전 대통령이 1일 퇴임 이후 서울을 처음 방문해 가진 공식 강연에서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국가보안법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한나라당은 강연 직후 논평에서 “전직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행사’를 겸해 열린 국제학술대회 특강에서 “한나라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반대말은 ‘친북 좌파주의’인데 국가보안법을 건건이 들고 나오는 게 실용주의 맞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 한미일 삼각공조 체제가 실용주의에 맞느냐. 연방제 말만 나오면 시비를 거는 게 실용주의에 맞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6·25전쟁은 남침인가, 통일전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악의적인 이념공세”라며 “이런 말은 국가보안법의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국보법은 이념적 대결주의를 강력히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어 남북 대화의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큰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근거가 없는 ‘작전계획 5029’를 북한 중국과의 신뢰를 훼손할 수도 있는 부담을 무릅쓰고 강행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역지사지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목적이 무엇이냐. 북한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자”면서 “북한은 주한미군의 주둔과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북한은 한국보다 미국을 더 두려워하기 때문에 유사시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면 남북 대화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나는 작통권의 전환을 남북 간 신뢰 구축에 중요한 요소로 생각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 그는 “동북아의 어느 한쪽과도 적대적이지 않은 평화와 안정의 지렛대 역할에 비중을 두는 것이 동북아 상황에도 맞고 남북 간 대화에도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대북정책을 놓고 벌어지는 정쟁은 ‘빨갱이 만들기’와 같은 맹목적 이념 대결과 정치공작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이념과 가치를 함께하는 한미일 협력 관계를 과시하는 것은 남북 관계는 물론 나아가서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까지 불편하게 만들 뿐”이라며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격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가) 10·4 선언을 존중하지 않아 남북관계가 다시 막혀 버렸다”며 “전임 사장이 계약하면 후임 사장은 이행하는 것이, 회사의 CEO(최고경영자)들은 다 그렇게 하기에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국가 CEO는 안 그래도 되는 줄 미처 몰랐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이런 분에게 5년간 헌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겼단 말인가”라며 “국민은 헌법을 무장해제해서 북측에 그대로 상납하는 식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노무현 정부 시절 각료들과 민주당의 친노 의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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