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연대 소속원, 자녀에도 사상교육
체포되면서도 아이에게 “저들은 미국의 졸개”
탁아소 운영하며 소속원 자녀들 함께 가르쳐
“어제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 아이를 우리 (혁명) 운동의 ‘후기대’로 기르겠습니다.”
국가정보원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최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비공개로 따로 마련돼 있는 ‘집행위방’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런 내용의 글을 발견했다.
이는 실천연대의 한 간부가 딸을 낳은 뒤 다른 간부들에게 알린 공지사항 성격의 글이었다. 그는 이 글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가 역사와 시대의 사명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딸을 우리 운동의 후기대(뒤를 잇는 대원의 뜻)로 기르겠습니다”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실천연대 조직원들은 지극히 사적인 글에도 사상적 색깔을 씌우는 경향이 있었다”며 “어린 자녀에게까지 주체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해온 흔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실천연대의 또 다른 간부 A 씨(구속)는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체포될 때에 옆에 있던 아들(7)에게 “수사관들은 미국의 졸개”라고 말했다고 한다.
수사관들이 집을 압수수색하고 자신을 체포하려 할 때에 아들이 울자 A 씨는 “여기 온 사람들은 미국 놈들과 이명박의 졸개들로 아주 나쁜 놈들이다. 평생 절대 이놈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쁜 놈들이 어떻게 하는지 똑똑히 봐둬라”라고 말했다는 것.
지난달 29일 실천연대 핵심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된 서울중앙지법의 법정 앞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간부들의 아내 등 가족들은 울고 있는 자녀들에게 “미국 놈들과 국정원이 한패가 돼 아버지를 억지로 붙잡아 놓은 것이다”라며 아이들을 타일렀다.
공안당국은 실천연대가 ‘6·15놀이방’이라는 이름의 탁아소를 만들어 소속원들의 자녀를 모아 가르쳐 왔다고 전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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