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가문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가문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해 다양한 헌신과 봉사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기 때문이죠. 최근 이 가문의 유명인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입니다. 잘 생긴 외모는 기본이고, 하바드 출신에 환경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환경운동을 벌이고 있죠. 그런 그가 최근 반대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풍력발전소 설치 문제입니다.
풍력은 태양과 더불어 가장 깨끗하다고 손꼽히는 대체에너지원입니다. 상업화로 진전되기 위한 기술 발전도 상당히 이뤄진 분야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 풍력발전을 위해 필요한 풍차를 도대체 어디에 세우느냐는 데 있습니다. 지금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반대하고 있는 것은 매사추세츠에서 진행되는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입니다. 풍력발전이 좋은 것이라는 정도는 알겠는데, 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근해에 세우려고 애를 쓰느냐는 게 요지입니다. 케네디는 드높은 해상 풍차를 세우면 이 풍차에 희귀종 철새가 부딪히게 되고, 이것은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고 주장합니다. 또 풍차의 소음은 해안가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높은 풍차가 아름다운 해변의 풍광을 망가뜨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이런 식의 논리와 종종 마주하게 되곤 합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이 환경 보호’라는 식의 논리죠. 자연은 위대하고 영원불멸한 신과 같은 존재이니, 인간의 개입은 자연을 해칠 뿐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자연은 한번도 '원래의 모습'을 유지한 적이 없습니다. 자연은 늘 스스로 모습을 바꿔왔고, 인간과 모든 생명체는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자연의 형태를 바꾸며 살아갑니다. 인간이 자연을 지나치게 이용할 뿐이지, 인간만이 자연을 이용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죠.
매사추세츠에선 비틀거리며 좌초될 위기에 처해있지만, 최근 미국에선 해상 풍력발전이 다시금 새롭게 힘을 받는 모양입니다. 뉴저지에서 해상 풍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며, 텍사스에서도 사업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그래도 해상 풍력발전을 해내고야 말 기세입니다.
사실 해상 풍력발전소에 사용되는 풍차라는 게 날개 길이만 십수미터에 이릅니다. 보통 1분에 두 바퀴 정도 도는데, 이렇게 천천히 도는 날개라면 대부분의 철새가 피해갈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풍차의 소음이란 게 모터보트를 타고 그 옆을 지나가면, 모터 소리 때문에 풍차 소리를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하죠. 달라지는 것은 풍광 뿐인데, 이런 논리대로라면, 인류는 밭도 가꾸면 안 되고, 높은 집도 지어서는 안 되는 것이겠죠. 인간이 살면, 풍광은 달라집니다. 게다가 텍사스에서는 이 해상 풍력발전을 추진하는 W.E.S.T.라는 회사를 찾아와 이 회사의 기상관측소 꼭대기에 레스토랑을 만들 수 없겠느냐고 묻는 사람이 나타났다는군요. 해상 풍력발전소가 즐비하게 늘어선 풍경 자체가 관광자원이라고 보는 역발상인 셈입니다. 생각해보면, 풍력발전소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늘 카메라 셔터를 누르곤 합니다. 풍차란 건 인공 구조물 치고는 매우 낭만적인 구조물이 아니었던가요.
바다 위에 짓는 풍력발전소라는 건 여러모로 쓸만한 방식입니다. 터빈을 아무리 많이 세워도 육상에서처럼 땅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지상에선 바람이 밤에 가장 세게 불지만 바다에선 오후에 가장 세게 불곤 합니다. 전력소모량이 절정에 이를 때, 바람이 세게 불어줘서 발전 효율이 매우 높은 셈이죠. 게다가 대부분의 도시는 해안가에 있습니다. 먼 산에 풍차를 세우고, 이곳에서 발전한 전력을 긴 전선을 통해 끌어오는 것보다는 훨씬 가까운 곳에서 전선을 끌어올 수 있다는 것도 이점입니다. 다만 단점이라면, 바다에 전선을 설치해 전기를 끌어오는 것이 지상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 정도죠.
풍력 발전을 일으키는 건 터빈입니다. 화력 발전소에서 사용됐던 증기 터빈처럼 바람 터빈도 전기를 일으킵니다. 그런데 이 윈드터빈을 잘 만드는 회사는 대형 엔진 제조회사들이라고 합니다. 대형 엔진이 주로 어디에 사용될까요? 선박과 비행기 등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선박 제조 기술은 누가 갖고 있을까요? 한국의 조선/중공업 업체들입니다. 풍력 발전, 생각해보면 사실 우리에게 매우 밀접한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만간 우리의 바다에서 조력/풍력 겸용 해상 발전소가 즐비하게 늘어선 풍경을 보는 게 먼 꿈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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