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한옥으로 옮기는 사람들 왜
마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8.11.02 12:07
커져만 가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생활뿐 아니라 먹고 자는 공간이 집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평당 400만~1000만원까지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전통가옥이 뜨고 있는 것도 바로 '건강'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전통가옥건축에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시스템화 하지 않을 경우 전통가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자칫 일시적으로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전통'과 '현대'의 결합
미래지향적이며 현대적인 도시문화가 우리의 생활을 잠식한지 오래. 언젠가부터 전통적인 우리의 것이 조금씩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특히 웰빙문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새집증후군의 온상지인 아파트나 시멘트, 콘크리트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많아진 것도 사실.
따라서 요즘에는 아파트의 한 공간이나 상업시설에 전통 한옥의 인테리어를 응용하는 사례도 많다. 최근에는 관광단지나 주거단지 등에 서구형의 건물이나 인테리어 보다는 전통가옥을 본뜬 형태의 건물도 뜨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에만 주력했던 대한주택공사에서도 한옥단지를 검토, 구상하는 단계에 있다고 알려졌으며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회의까지 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 현대한옥! 과연 다 웰빙트렌드?
건축물마다 그 시대의 유행이 있듯이 한옥에도 유행 건축양식이 있다.
고려대 건축학과 유성용 박사는 "요즘 한옥은 목재의 사용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목재 자체의 질감이나 원목분위기가 고급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
한옥을 전문적으로 건축하는 K건축사무소 관계자는 사람들은 황토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외부와 연결돼 있는 마루를 실내공간으로 쓰기 위해 샤시를 하고 춥다는 예전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온돌난방을 많이 한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인 골격과 형태만 한옥식일뿐 내부살림살이는 아파트식과 같다"고 말했다.
일례로 황토벽돌만으로는 충격에 너무 약해 쉽게 깨지기 때문에 시멘트, 콘크리트같은 강화재를 섞어서 원재료를 만든다.
또한 목재의 경우는 미국,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에서 오는 수입목재가 대부분. 수입목재는 오랜시간 썩지 않게 하기 위해 방부, 방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전통한옥을 표방하는 건축물의 목재자체는 썩지 않게 하기 위해 비소처리한 목재가 많다"고 우려했다.
즉 원래 한옥이 추구하는 한옥의 기능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예전 선조들이 집을 지었던대로 흙과 아무것도 섞지 않은 목재로 집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돈을 더 주고서라도 내부자재를 고급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한 건축전문가는 "가격이 비싸진다고 해서 내부자재가 더 고급이거나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은 아니고 단지 자재가 더 많이 들어갈 뿐이다"라고 말해 비싸다고 해서 건강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님이 드러나기도 했다.
◇ 전문가가 말하는 '요즘 한옥의 문제점'
고려대 건축학과 유성용 박사는 "요즘 유행하는 한옥의 문제는 너무 현대생활에 적합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친환경소재의 가장 큰 특징은 세월과 함께 변한다는 것. 이런 특징을 변하지 않게 하는 것은 모순.
소위 아파트가 우리에게 좋지 않은 주거문화임에도 수요층이 많은 이유는 집 주인이 겪어야 할 관리스트레스가 없기 때문.
한옥의 경우는 천연재료이기 때문에 세월이 흐르고 사람이 안에서 생활할수록 색도 변하고 부패하기도 한다. 핵가족화된 현대에는 1년에 한 두번씩 창호에 도배를 바르고 벽에 틈이 벌어지면 다시 개서 바르는 등 유지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한옥 건축 전문가는 "변하는 한옥의 특성상 강화재나 다른 이물질을 섞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집안의 보수나 관리를 꾸준히 해주는 용역업체의 육성이 절실한 것.
또하나의 문제는 보안상 문제. 한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이 들어가기 꺼려하는 것도 이 보안상 문제 때문이다.
지금은 전체적인 모든 부담을 소유주가 해야만 한다.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업체가 한옥단지에 적용이 된다면 오히려 수요층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게 유 박사의 의견이다.
이외에 한옥에는 대청, 툇, 들, 쪽 같은 마루의 개념이 있다. 하지만 현대한옥은 마루의 개념이 비기능적이라는 것.
툇마루같은 경우는 사실 외부공간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비나 눈이 오면 들이닥쳐 관리상 어려움이 있는것이 사실. 여기에 실내공간을 더 넓게 쓰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 샤시로 만들기도 한다.
이럴경우 유 박사는 "현대가옥과 별다를바 없는 기능성에 건축디자인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크지 않은 건물임에도 깊이와 외형에 의해 생기는 볼륨감이 사라져 사람들이 집에서 느끼고자 하는 고풍스러운 맛이 자칫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자재면에서도 디자인면에서도 더 이상 전통가옥이 아닌 것.
그리고 정확한 수요층을 타겟으로 할 필요가 있다. 고급문화로 정착시킬 것인지 대중적인 단계까지 접근시킬 것인지 정확한 대상층 조사가 사전에 필요하다.
따라서 이제 막 사람들에게 웰빙트렌드로 인식된 한옥문화를 일시적인 문화로 그치지 않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친환경소재는 세월과 함께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과 전문적으로 관리와 보안을 해주는 업체가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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