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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명지산
오지 느낌 물씬 풍기는 높고 깊은 산
경기도 가평군의 명지산(明智山·1,267m)은 수도권에서 멀지 않지만 오지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산자락 곳곳에 수려한 풍광을 감추고 있고, 짙은 원시림과 맑은 물은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발산한다. 명지산은 짐짓 부드러운 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나 사실 만만치 않은 봉우리다.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경사가 급하고 주능선 여기 저기에 바위지대도 많다.
해발 1,000m를 넘기는 높은 고도 역시 걸림돌이다. 오르내리는 거리가 제법 길어 해가 짧은 겨울 나절에는 일찌감치 시작해야 여유를 가지고 하산할 수 있다. 이 높고 험준한 산이 인기가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순수한 자연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잘 보존된 산지는 희귀식물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보금자리로 생태계의 안식처 역할을 한다.
- ▲ 눈꽃의 진수가 펼쳐진 명지산 정상부. 모든 나무가 하얗게 빛나는 모습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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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산 산행은 익근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곳에서 승천사를 경유해 명지폭포 위 합수점에 이른 다음, 왼쪽 사면길로 정상 남쪽의 삼거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정상에서 다시 출발점으로 원점회귀하려면 화채바위 방향의 북동릉을 타고 잠시 진행하다 1079m봉 못미처 삼거리에서 오른쪽 사면길을 타고 합수지점으로 내려선다. 이 코스는 연중 개방된다.
익근리 입구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곡 안으로 100m쯤 걸어 들어가면 길 왼쪽으로 매표소가 있다. 이곳을 지나쳐 잠시 진행하면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평탄한 비포장도로가 완만한 경사로 승천사까지 이어진다. 승천사 경내에 세워 둔 커다란 미륵불 뒤로 힘차게 뻗은 명지산 줄기가 올려다 보인다.
승천사를 지나면 산길은 좁아지고 경사는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잠시 뒤에 명지폭포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선다. 등산로에서 벗어나 계곡 방향으로 60m 가량 내려서면 폭포가 나온다.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다. 명지폭포 갈림길을 지나쳐 조금 더 오르면 나무다리가 나온다. 이곳이 산길이 갈리는 삼거리다. 오른쪽 길은 화채바위 부근의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직진해 다리를 건너면 정상 남쪽의 갈림길로 곧바로 오를 수 있다.
- ▲ 급경사가 시작되는 지점의 통나무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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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계곡을 따라 계속 진행하면 나무계단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이다. 계단과 바위지대가 번갈아 나타나는 비탈길을 따라 1시간 반 가량 오르면 명지산 주능선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계속해 완만한 능선길을 타고 정상에 오른다. 커다란 바위가 있는 정상에 올라 주변 경치를 조망한 뒤 화채바위 방면의 능선으로 내려선다.
가파르고 긴 내리막 통나무 계단을 통과해 화채바위에 다다르기 직전 능선에서 남쪽 사면으로 방향을 튼다. 계속해 화채바위와 사향봉(1,013m)으로 이어진 능선은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지루하게 계속되는 급경사를 통과해 계곡을 따라 내려서면 명지계곡 상단의 삼거리에 도착한다. 명지산 정상에서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삼거리 이후 하산길은 오르는 길과 동일하다.
익근리~승천사~명지폭포~1079m봉 서쪽 안부~정상~명지폭포 코스는 명지산의 주요 등산로다. 산길이 뚜렷하고 정비를 잘 해둬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계곡에서 식수를 구할 수도 있으나, 주차장 부근의 식당들이나 승천사에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익근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명지폭포 위 삼거리를 거쳐 정상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데 약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신설이 내리거나 길이 미끄러울 때는 2~3시간 정도 산행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명지산 군립공원 입장료 성인 1,600원, 청소년 학생 600원. 어린이(12세 이하)와 65세 이상 무료. 주차료 승용차 1,000원, 대형버스 4,000원.
교통
서울→가평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75회(06:00~21:20) 운행하는 춘천행 직행·직통버스 이용 / 망우리 상봉터미널에서 1일 40회(06:00~21:30) 운행하는 춘천 또는 화천행 직행버스 이용 가평 하차 / 청량리역 앞에서 청평 경유 가평행 1330번 좌석버스(진흥여객)가 1일 22회(06:40~22:00) 운행(13회는 목동행). 전화 031-585-7242.
열차편 청량리역에서 1일 19회(06:15~22:20) 운행하는 경춘선 무궁화호 이용. 1시간20분 소요. 전화 1544-7788.
가평→익근리 버스터미널(031-582-2308)에서 1일 5회(09:00, 11:00, 15:00, 16:40, 19:10) 운행하는 목동 경유 적목리 용수목행 완행버스 이용, 익근리 입구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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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명지산 익근리 계곡 입구에 숙박시설이 몰려 있다. 대부분의 민박집이 식당과 매점을 겸하고 있어 편리하다. 명지산 아래촌민박(031-582-0506), 금자네집(031-582-5574), 명지산펜션(031-582-7819), 안성집(031-582-9612). 4~5인용 방 1개 기준 30,000~40,000원 선. 한 집 당 20~30명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모닥불을 피우며 즐길 수 있는 마당 넓은 숙박시설을 이용하려면 백둔리로 들어가야 한다. 이곳 한터마을에는 빈하우스(031-582-7074), 숲속의 다락방(031-582-8589), 구나무골에는 달빛고을(031-582-3184), 곰사냥을 떠나자(031-582-4902), 모닝펜션(011-741-8810) 등이 있다. 4인 기준 작은방은 50,000원부터, 10인 이상 큰방은 15만원 선. 펜션으로 운영되는 곳은 민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싸다. 화목도 직접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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