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지역언론이 전남도 압박하는데…” |
김영민<정치부 기자> kym711@namdonews.com |
입력시간 : 2008. 12.23. 00:00 |
2008년 올 한해 전남도정을 결산하기 위해 마련된 22일 전남도 송년기자간담회는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지역 언론 성토장이 됐다.
서운함의 표출 조짐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도가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생물 의약(백신)산업이 올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는데도 언론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친환경 농업의 부실운영이 검찰수사로 드러나서였던지 매년 되풀이되던 친환경 농업정책의 공적과 비판기사들의 서운함은 쏙 들어갔다.
이어 진행된 질의·답변시간, 박 지사의 불만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언론인 출신 정치인답게 박 지사는 “‘잘못된 여론 형성’이 도내 현안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후배 기자들에게 강하게 꾸지람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정부의 J프로젝트 사업예정지 내 대규모 농어업 회사 설립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방침이냐’는 질문에 대해 박 지사는 “충분히 재선정의 여지가 남아있는데 여론 형성이 좋지 않아 상황이 안좋다”며 “언론이 도(道)를 압박하는 데 어떤 공무원이 겁이나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중앙 정부에서조차 지역 내 여론이 엇갈리고 있는데 전남도의 요구가 합당한 것이냐는 이야기를 듣곤한다”며 “도(道)를 압박하면 글쓰기는 좋아도 도정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지역 언론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농림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J프로젝트 내 간척지 양도양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도내 현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도 (지역)언론들은 마치 도가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도청을 출입하는 기자로 (전남도를) 한번 공격하기 위해 그런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 대선배(?)의 충고가 끝나자 순간 브리핑룸에는 한순간 정적이 흘렀고 기자간담회도 이내 마무리됐다.
올 ‘일년농사’를 마무리하는 송년기자간담회에서 쏟아진 지역 언론에 대한 박 지사의 불만의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이제 언론의 몫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