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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워터비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바닷속 1000여m에서 끌어온 해양심층수로 만든 생수를 검사하고 있다. [양양=김상선 기자] | |
동해의 바닷물이 새로운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갈 염려가 없는 해양심층수는 먹는 물뿐 아니라 레저·건강, 농업, 수산업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21세기판 노다지로 불리기도 한다.
◆수산업·농업에도 활용=먹는 해양심층수는 현재 워터비스가 자체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혼합음료를 생산하고 있는 울릉미네랄, 고성의 강원심층수와 속초의 글로벌심층수 등 후발업체도 2009년 공장을 짓는 대로 생산에 들어간다.
해양심층수는 원수(原水)는 물론 염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온 농축수, 농축수에 미네랄을 첨가한 미네랄농축수를 활용한 파생상품 개발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두부를 비롯해 콩나물·소주·막걸리·과자 등의 식료품이 시판되고 있다. 화장품과 비누도 개발되는 등 10여 개 업체에서 20여 가지 상품이 나와 있다. 업체들의 모임인 해양심층수산업협회 김홍기 이사는 “개발 초기라 1000여 종의 상품을 개발한 일본에 크게 못 미치지만 앞으로 급속히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수산 분야도 해양심층수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산하로 고성군에 있는 해양심층수연구센터는 원수를 이용해 대구 등 한대성 어류에 대한 양식시험과 배출수로 갯녹음 현상(연안 암반에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흰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고 바다 숲을 조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봉 등 2개 업체는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러시아산 게나 북한산 가리비를 산 채로 들여와 기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출장소 박정호 심층수담당은 “명태·도루묵·도하새우 등 한대성 어류 종묘를 생산하는 해양심층수 수자원센터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동대 RIS(지역연고산업진흥)사업단은 미네랄농축수 코팅 쌀을 개발, 특허를 등록했다. 이 제품은 2009년 초 출시된다. 강원대 강원희(원예학) 교수는 “해양심층수로 콩·피망 등 농작물 시험재배 결과 좋은 성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성군은 강 교수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죽왕면 오호리에 990㎡ 규모의 해양심층수 농작물 재배 시범포를 만들었다. 관광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워터비스와 강원심층수는 해양심층수 스파 등 몸으로 해양심층수의 효능을 체험할 수 있는 휴양 및 건강시설인 타라소테라피(thalassotherapy·해양요법)를 조성할 계획이다. 속초시와 고성군도 개발업체로부터 해양심층수를 공급받아 관광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연구개발이 관건=먹는 해양심층수는 올 4월에야 출시되는 등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가격도 일반 생수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 먹는 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 식료품 등 파생상품도 기준 등이 정비되지 않아 관련 업계의 진출이 활발하지 않다. 해양심층수산업협회는 올해 해양심층수 시장이 60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어재선 경동대 해양심층수연구센터 부소장은 “동해 해양심층수는 친환경적이고, 무한하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국가 기관은 물론 학계와 기업이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새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해양심층수 산업에서 2013년 1조700여억원, 2018년 1조9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전망한다.
이찬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해양심층수= 깊이 200m 아래쪽의 바닷물. 표층수와 염분은 비슷하지만 평균 온도가 0~10도로 차고, 물리적·화학적으로 안정돼 표층수와 섞이지 않는다. 동해 해수 전체의 약 95%를 차지하며, 연간 3.79조t(㎥)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양이 새로 생성 된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대만·노르웨이 등 5개국만 개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