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의 필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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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의 필요성
Written by 배찬호
태평양전쟁에서 경험 하였듯이 해상전에 있어서 항공전력은 필수 요소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미사일과 스텔스 기술이 발전되고 실시간 탐지가 가능한 위성정보시대에도 과연 항모가 필요한 것일까? 미국을 비롯한 다른 항모 보유국에서도 그 효용성에 대하여 많은 의문이 제기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해외에 분명한 국익이 걸려 있는 국가들(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은 아직도 항모를 가장 유용한 전력으로 운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위기지역에 항모의 출현(Presence)만으로도 지역 긴장을 완화 시킬 수 있었고, 포클랜드 해전에서 영국의 항모는 그 존재의 필요성을 확실히 입증하여 주었다.
그러면 한국과 같은 규모의 국가도 과연 항모가 필요한 것일까? 그것은 각자의 안보관에 따라서 많은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주제이다. 우선 항모를 확보하기 위하여 금년에 소요를 제기 하여도 그것이 전력화되기 까지는 적어도 20여년이 소요될 것이다(Aegis함 전력화에 15년 소요). 그러면 항모가 전력화될 2030년에 우리의 안보여건은 어떠한 상황에 있을까? 섣불리 예단하기가 어렵지만 적어도 남북관계가 통일은 안 되더라도 적대적인 관계는 해소될 것으로 본다.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후 한국의 안보위협은 무엇이 될까?
북한의 위협을 배제하면 한반도 안보 위협의 첫째는 취약한 자원 구조가 될 것이다. 국토는 좁고, 인구밀도는 높고, 자원이 빈약하면서 산업이 발달한 국가(영국, 일본, 한국 등)는 숙명적으로 해외 지향적 정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영국은 오래전에 군사적으로, 일본은 금융으로 자국영토보다 훨씬 큰 농토와 자원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농경국가이었을 때도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없어 보릿고개를 경험하였으며, 지금도 석유는 전량, 식량은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취약한 자원구조를 안고 있다.
더구나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세계자원을 불랙홀처럼 빨아드리고 있다. 유노킬 사건(중국의 미 석유회사 인수 실패 사건)에서 보듯이 이제 자원문제는 자유무역원칙에서 제외되고 있다. 금년 초 자원 부국들의 식량 금수 조치로 일부 국가에서 식량난으로 폭동이 일어낫듯이 이제 필수 자원을 돈으로도 구할 수 없는 자원 쟁탈전의 양상으로 변모 하여 가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일찍이 간파한 중국과 일본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자원 부국들에게 경제 원조를 비롯한 문화적 유대관계를 넓혀 가면서 자원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다. 심지어 일본의 경우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아프리카 여인들과 결혼 시켜 일본인 한 남자가 일개 소대에 해당하는 자녀들을 놓게 하여 아프리카를 일본화 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반도 영토 내부만 바라보는 근시안적 안보관이 이러한 자원 확보 경쟁에서 뒤쳐진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늦었지만 마다가스칼에 농경지 확보와 100여 곳의 석유탐사 활동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해외기지에서 농산물이 생산되고 석유가 펑펑 쏟아질 때도 우리가 투자하여 개발한 자원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락-쿠웨이트 전쟁 시 우리나라의 많은 건설회사가 공사대금은 물론 사용하든 장비도 버려둔 채 도망 나와야 하였지만 우리 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였다.
우리국군의 사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영토를 보존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것은 한반도내에만 국한되어서는 아니 되고 해외에 있는 국민과 재산 그리고 영토도 마찬가지로 보호되어야할 사명이어야 한다. 앞으로 20년 후 항모가 전력화될 쯤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도 일본처럼, 국내 보다 해외영토가 더 크게 될 수도 있다. 지금도 우리는 GDP의 70%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는 무역 국가이다. 특히 생존의 필수 자원인 석유 에너지는 전량, 자원 쟁탈전의 시대에 20년 후면 싫든 좋든 세계화가 많이 진전 되어 있을 것이다. 칠레와 아세안 국가와 우리나라는 FTA가 이미 체결되었고 미국과도 조만간에 결정이 날 것이다. 이어 유럽, 그리고 일본 중국과도 체결을 기약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FTA의 중심 국이 된다. 이러할 경우 한반도 영토의 안보는 한국만의 책임이 아니라 이해 당사국의 모두의 책임이다. 따라서 협력적 안보 또는 다자안보협력이 필요한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이 투자하고 개발한 해외 영토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개별 국가간의 문제로 외부의 도움 없이 자국 스스로 해결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마다가스칼에서 우리 기업이 개간한 농토를 자원민족주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국유화 해 버릴 때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하여야 하는가?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다. 그것은 그 나라 국민과 지도자들에게 한국의 농토를 국유화하여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을 인식 시키는 일이다. 해군력은 전통적으로 전쟁 없이 국가의 의지를 관철 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해군전력에서 항모만큼 적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전력은 아직은 없다. 부득이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에도 항공력 없는 해상세력과 지상 작전이 얼마나 취약한 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도 국력에 합당한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한국이 국력에 비하여 유엔에 기여도가 너무 적어 자신의 입장이 곤혹스러움을 피력한 적이 있다. 지금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테러와 반군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무정부 상태 하에 놓여 있다. 살육, 강간, 테러와 질병에 허덕이는 나라들을 세계가 왜 방치하고 있을까?
미국과 유럽은 식민지배와 노예거래의 과거사가 있어 아프리카인들과 정서적으로 융화되기 어려운 여건에 있다. 거대한 중국과 일본의 자금이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나 국제사회는 우려와 염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국은 남의 나라를 침략한 경험도 능력도 그리고 의사도 없다는 것을 국제사회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널리 인류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을 건국이념으로 하고 있는 국가이다.
60여 년 전 우리도 그들과 비슷한 가난을 경험하였으며 그들이 무었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산업구조도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 급수, 도로 등을 지원하기에 좋은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북한의 위협이 소멸되면 남아도는 잉여무기와 군사기술들을 전수하여 그들이 반군으로부터 안정된 정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에 한국은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다. 소규모 분쟁지역에 핵을 보유한 국가가 개입하여 자칫 공멸을 유도할 대규모 분쟁으로 확대되지 않기 위해서는 핵보유국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남의 나라를 침략한 경험을 가진 국가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한 나라를 제외하고 한국만큼 아프리카를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완벽히 갖춘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 자원 쟁탈전의 시대에 이러한 지원과 투자 없이 자원의 안정적 수급은 어렵게 될 것이다. 지금도 자이툰 부대를 비롯하여 평화 유지군이 배치되어 주둔 국으로부터 유일하게 칭찬을 받는 군대를 가진 국가이다. 그러나 아무리 선의 행동이드라도 국가간에는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으며 평화유지군들이 반군의 공격으로 피해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군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군이나 기업 그리고 자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장치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쟈이툰 부대도 민간 상선을 이용하여 철수하는 것을 보드라도 위기 시에도 과연 민간 선박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국력이 신장 하는 만큼 자원소요는 증가하겠지만 국제환경은 자원 쟁탈을 위한 경쟁도 더욱 가속 될 것이다.
석유와 식량 자원 확보는 교역 문제가 석유와 식량 자원 확보는 교역 문제가 걸린 문제다. 자원 확보를 위하여 군사력이 동원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국제 자원 환경은 낙관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아무런 투자도 없이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아프간이든, 아프리카든 평화 유지군이나 교관 요원이 필요한곳에 우리 군을 파견 하여야 한다.
그것은 자원 확보나 국가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고 나면 잉여 병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지금도 청년 실업으로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기업인과 원양어선 심지어 봉사단원까지 해외 최전방에서 활동 중인데 군인이 위험하다고 해외 파견을 거부하는 것은 너무 얄팍한 정치적 술수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군사력이 뒷받침 하여 주어야한다. 항모는 힘을 뒷받침 하는 상징으로써 뿐만 아니라 위기 시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이 가능한 전력이다. 항상 외부의 침략에 방어하는 데만 습관이 된 우리의 안보의식이 항모를 방어 전력으로써 가치를 평가 하는데 항모는 방어 전력이 아니다. 국가의 의지를 과시하고 위기 시 힘을 투사하며 또 국가의 자존을 표시하는 도구이다. 항공기 없이 적 지상 항공기가 있는 지역에서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겠는가?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20년 후를 보라. 어떠한 전력이 유효하고 어떤 전력이 그렇지 못한가를 상상해 보라. 멀리, 넓게 그리고 이기주의에 벗어나서 보면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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