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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이번엔 ‘허위사실’로 자충수

화이트보스 2008. 12. 30. 11:56

미네르바 이번엔 ‘허위사실’로 자충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정부의 외환 시장에 대한 노골적인 개입을 의미하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시장 참여자들이 확인에 나서고 정부가 해명자료를 내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미네르바는 29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 "정부가 긴급업무명령 1호로 29일 오후 2시 30분 이후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긴급 공문으로 전송했다"는 글을 올렸다.

기획재정부는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미네르바가 게재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도 "금방 들통이 날 텐데 정부가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하는건 말이 되지 않는다. 연말 환율이 중요하긴 해도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고 황당해 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네르바의 글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날 미네르바의 주장이 지극히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인 데다 미네르바가 인터넷상에서 발휘하는 위력이 워낙 커 조기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네르바의 긴급공문설은 외환 당국이 29일과 30일 환율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됐다. 31일 국내 외환 시장의 휴장으로 30일 시장평균환율(MAR)이 기업 외화자산과 부채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되기 때문에 29일의환율은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36.00원 하락한 1,263.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3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의 이 글은 정부의 반박이 나온 뒤 삭제됐다.

미네르바는 이날 두번째로 올린 글에서 "한국의 경제 시스템 메커니즘은 대학 기초 경제학만 보고 정책 하나 만들고 밀어 부치면 만사 장땡인 70년대 경제가 아니다. 과거 모델, SOC 투자에 집중하는 데서 모든 비극은 시작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네르마는 이후 사과의 글을 통해 "난 닭은 닭이라고 하고 고양이를 고양이라고 한 거 밖에 없는데 약간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강만수 장관님께 사죄 드린다.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 고의는 아니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번 글들의 IP주소는 과거 미네르바의 IP주소와 일치해 실제 미네르바가 작성한 글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당국의 압력에 의해 절필한다"며 지난달 14일 다음 아고라에서 떠난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진짜 미네르바가 돌아온 게 아니라 가짜 미네르바가 글을 올린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