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풍수기행

강·바다로 둘러싸여 풍부한 물 … 조화로운 약속의 땅

화이트보스 2009. 1. 15. 14:17

[풍수기행]강·바다로 둘러싸여 풍부한 물 … 조화로운 약속의 땅

[풍수기행] <19> 선대의 혜안이 예지한 땅-광양제철소가 들어선‘金島’(상)


 




광양제철소가 광양만에 자리한 작은섬 금도(金島·일명 쇠섬)에 들어선 것을 일컬어 세상 사람들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한 표본이라고 했다.(지도에는 금섬으로 표기됨)

광양제철소, 더 정확히 말해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광양만 어구의 금도를 중심으로 한 인근 바다를 메워 건설된 지도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당시 세상사람들이 놀랐던 또 한가지는 옛부터 작은섬 금도를 속칭 쇠섬이라했는데 이름 그대로 쇠붙이를 만들어내는 거대한 제철소가 들어서 그랬던 것이다. 옛 선현들이 지어서 불러왔던 지명에는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는 예지력에 의한 예언성이 내재돼 있다는 말이 실증적으로 입증된 것에 새삼 놀랐던 것이다.

당시 제철소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저간의 이야기로는 정치·사회적요인이 개입됐고, 그에 수반돼 지정학적 관점에서 제철소의 적지로 선정됐다는 말이 나돌았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이른바 쇠섬의 해역에 제철소가 건립되고 지금은 한창 용광로의 불길이 하늘로 치솟고 있으며 각종 철강재의 원자재가 엄청나게 생산돼 한국을 세계적인 철강강국으로 자리잡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번 이야기의 중심은 광양제철소의 규모나 생산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데다 광양에서도 외진 해안에 자리잡고 있던 쇠섬에 제철소가 들어설 것을 예지한 선현들의 혜안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필자가 굳이 내세우지 않아도 지명에 대한 유래와 그 지명이 오늘의 실현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흥미삼아 한마디씩 해오고 있는터이다. 어느 곳은 비행기의 이착륙에 적격한 땅인점을 예견해서 망운(望雲)이라했고, 어디는 온천수가 나올 것을 예지해서 온양(溫陽)이나 온당(溫堂)이라 했다는 등 그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그 타당성이나 검증된 사실 또한 어김없이 예언성 지명과 일치한 까닭에 놀라고 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그 사례를 모아 보면 매우 이채로운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앞 회에서 소개했던 광양 골약의 하포땅에 항구시설이 들어서 큰 배가 드나들 것으로 예견해 홍선출해형이나 홍범출해형으로 명당터에 빗대 이름 붙임으로써, 이곳이 큰 항구 즉, 컨테이너부두가 개항된 것은 그 지정학적 특징과 바닷물의 흐름이나 수심을 가늠해서 그런 예언을 할 수 있을법 하다고 가능성을 믿게 된다. 또 금도라고 지명을 붙여서 쇠섬이라 전해오게 함으로써, 오늘날 상상하기 조차 힘든 엄청난 규모의 제철소가 들어선 것은 선현의 예지력에 따른 예언성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해도 지나침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로 우리앞에 입증된 지명의 예언성에 대해 그냥 누군가 재미삼아 꾸며낸 이야기쯤으로 치부한다면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이를 풍수지리학적 관점에서 한발짝씩 다가서다 보면 의아해 하면서도 다시 생각해 볼만한 깊은 뜻이 함축돼 있음을 새삼 찾게 되리라 믿는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이번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한다. 필가가 여느 풍수기행의 소재보다 어렵게 여기고 주저했던 이유는 금도에 관한 정보를 찾기가 매우 힘들었고, 그에 관한 전설이나 학문적 소재를 곁들여 소개한 참고 문헌 또한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행여 풍수지리학을 깊히 연구해 온 독자들에게는 ‘독자적 견해’를 이렇게 쓸 수 있느냐며 견강부회(牽强附會)쯤으로 간과해 버릴수도 있을 것이고, 또 일반 독자들도 너무 난해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만용(?)에 찬 글을 쓰게 된 것은 누군가는 꼭 접근을 시도해야 된다는 굳은 신념을 버팀목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양지역의 소재와 관련이 깊은 곳에 대해 세번에 걸친 답산을 마쳤다.

한번은 풍수지리학 연구에 뜻을 같이한 동호인들과 간산함으로써 필자의 독단과 자기모순에 빠지는 우를 최소화하려고 힘썼다. 두번째는 옥룡자 도선국사의 결록(풍수지리적 관점에서 길지 명혈을 적은 책)을 바탕으로 심룡하기 위해서였다.

세번째는 쇠섬과 관련 지어진 백운산의 큰 산줄기와 그 영향권에 놓인 이른바 명당을 샅샅히 탐사하고 그 곳과 쇠섬과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맺어졌는지를 살펴봤다.

필자 나름대로 간산을 통해 얻어진 결론은 쇠섬이란 지명은 별뜻없이 붙여진 것이 아니라, 백운산을 조산으로 삼아 생기있게 발달한 큰 산줄기가 섬진강과 바다로 둘러 싸여 풍부한 물과 어우러져 어느 곳보다 크고도 확실한 명당, 즉, 조화로운 약속의 땅을 간직한데 기인하고 있음을 분석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화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광양지역이 갖고 있는 풍수지리적 여건과 특징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순서일 성 싶다.

#그림1중앙#

도시(圖示)된 지도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전남·광주지역의 산세를 통솔하고 있는 태조산(용맥의 본원이 되는 큰 산봉우리) 격인 무등산으로 부터 호남정맥의 한가닥이 동남방으로 뻗어 내려 송광사 조계산을 넘어 간다. 곧 이어 문유산, 바랑산을 거쳐 구례에서 순천으로 넘어가는 송치재와 용암산, 갈미봉, 갓거리봉을 지나 순천과 광양의 경계를 이루는 서면의 미사치를 넘으면 드디어 광양땅에 들어선다. 여기서 처음 만나는 월출봉이 솟구친다. 다시 형제봉과 도슬봉을 넘으면 광양지역의 태조산격이라 부를 만큼 위용을 자랑하며 백운산(1216.6m)에 다 다른다.

광양지역에 들어서서 발달한 호남정맥은 대지룡의 나아가는 지세가 매우 특이하다. 백운산에서 분맥된 큰 두줄기 중 한가닥은 구례땅의 경계를 따라 선회하 듯 매봉을 세운 다음, 좌선(左旋)하다가 곡성과 구례땅을 적시며 대강(大江)으로 흐르는 섬진강을 왼쪽에 끼듯이 갈미봉이 솟구친 다음, 남남동쪽으로 뻗어 내려 다압면을 거쳐 진월면으로 내룡한다. 이어 굽이굽이 상하좌우로 꿈틀 거리며 새롭게 오른쪽으로 흐르는 수호천을 끼고는 불암산, 국사봉을 넘어 삼도재와 배암재를 지나 평지에 솟아오른 잼비산을 거쳐 사뿐히 내려 앉은 산세가 마치 상운(祥雲)처럼 이어져 높아졌다가 낮아졌다. 기복 위이를 반복하다가 남해안 고속도로가 가까워지는 주안에 이르러, 크게 낙맥해 벌허리처럼 잘록하게 결인 속기를 형성한후, 마지막 마무리를 하듯 비룡, 과협을 거쳐 천왕봉을 특립특출한 수봉으로 일으켜 세운 다음 크게 우선하는 용맥이 기복, 위이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는 마지막 결인처에서 마치 백운산에서 끊임없이 달려온 용맥의 기세와 그 속에 간직해 오롯이 싣고온 지기를 한 곳에 응결시켜 감돌게라도 하듯, 망덕산을 일으켜 크게 뭉뚱그려, 그 길고 긴 래룡의 행도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다.

그 망덕산이 바로 제왕지지의 천하대지가 숨겨져 있다는 명산이다.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별도로 쓰기로 하고 백운산에서 또 한가닥의 대지용맥을 더듬어 보기로 한다.

백운산에서 남쪽으로 낙맥 내룡한 다른 한 줄기의 산맥은 옥룡자 도선국사의 이름에서 우래됐다는 옥룡면과 진상면의 경계를 이루면서 뻗어내리던 맥이 잠시 분맥돼 옥룡면 동곡리와 길상면 어치리를 사이에 두고 하늘을 찌르듯이 기세있게 솟아 올라 마치 천상의 신선이 내려왔다 간 곳인냥 청수고고하게 그 자태를 뽐내며 만산을 호령하는 억불산을 세워 놓았다. 그 원줄기는 계속 내룡하다가 다시 분맥해 옥룡면과 옥곡면 그리고 진상면 등 3개면의 경계를 이뤄 놓고 한 가닥은 계속 남쪽으로 내룡하다 광양읍과 옥곡면을 내려다 보는 국사봉을 세운후 남으로 남으로 내려오다가 재분맥을 이뤄 한가닥의 용맥은 광양시 황길동 지세를 관장하는 구봉화산을 세운 다음 컨테이너 부두가 건설중인 해안선을 따라 그 생명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다른 한가닥은 남남동으로 흘러 가야산을 세우고는 이내 금섬(쇠섬)을 사이에 두고 그 일생을 마무리한다.

다시 3개면(옥룡, 옥곡, 진상) 경계를 이루며 분맥된 또 하나의 용맥은 진상면으로 머리를 틀어 동쪽 방향으로 힘차게 내룡하다가 섬거리 일대에 생왕의 기세가 넘치는 각산 등 준봉을 일으켜 세우고 금이리 수달치와 방골재를 넘어 수어천을 만나 그 마무리에 임한다.

지루하리 만치 광양지역 산맥의 용세를 두루 살펴 본 것은 궁극적으로 망덕산과 천왕봉에 백운산의 지기가 총 망라돼 서리게 됐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또 호남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담양 창평과 무안 몽탄과 함께 인물의 고장이라고 널리 알려진 광양에서도 백운산 정기가 제대로 영향을 미쳐 영기가 응결된 진상면과 진월면 일대에서 그 숱한 인물들이 배출됐음을 시사하기 위함이다.

‘어느 어느 고장가서는 인물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 가운데 광양도 반드시 포함돼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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