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을 가다] 도래기재-구룡산-신선봉-깃대배기-부소봉-태백산-화방재(하)
인근에 군 사격훈련장, 포탄터지는 소리 고요한 산야를 관통하며 정적을 깨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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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배기에서서 태백산 까지는 10㎞. 신선봉에서 1시간여 거리인 이곳은 잡목을 제거하고 야영을 했던 흔적이 뚜렷하다. 북동쪽으로 10여분을 내려가면 춘사리골 상류로 식수를 구할수도 있고 오른쪽으로 난 길로 내려서면 참새골에 닿을수 있다. 참새골 까지는 6㎞로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중간탈출로로 이용이 가능하다.
차돌배기에서 깃대배기 까지는 이구간에서 가장 길이 수월하다. 백두대간 주능선을 따라 완만한 평지가 이어진다. 또 길도 푹신한 흙길이여서 발에 피로도 덜하다. 금새 만만하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속력을 냈더니 발바닥이 화끈거린다.
#그림1중앙#
1천175m봉을 넘어 다시 약간의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조릿대 군락이 끝나고 참나무 군락이 펼쳐지면서 안부가 나타난다. 안부에서 깃대배기봉(1370m)까지는 주능선을 살짝 살짝 비켜가는 안부를 따라가면 된다. 주능선을 따르는 등산로 흔적이 있지만 지금은 주능선 보다는 안부로 난 길을 많이 이용한 탓인지 능선쪽 길은 찾기 힘들다. 잠시 주능선을 따라야 할지 고민하던 대원들은 길이 희미해 위험하다고 판단 안부쪽으로 난 확실한 길을 택했다. 안부에서 깃대배기봉으로 오르는 길을 팔뚝 굵기만한 철쭉나무가 지천이다. 또 오르막도 그리 급하지 않아 쉽게 닿을수 있다.
깃대배기봉은 넓은 구릉지대로 전망은 그리 좋지 않다. 또 이곳에서 태백산 방향을 보고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나있는데 두리봉(1353m)으로 향하는 길이다. 태백산 쪽에서 산행을 시작했다면 길을 주의해햐 하는 곳이기도 하다.
깃대배기에서 부소봉까지 지도에는 1시간50분여로 되어 있지만 조금만 재촉하면 1시간이면 충분하다. 잠시 한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
부소봉까지 향하는 길은 겨울에 찾았다면 태백산을 눈앞에 둘 수 있겠지만 신록이 짙어진 대간 마구금을 지키는 나무들은 바라보는 것도 쉬 허락하지 않았다. 또 산행 시간이 8시간을 넘어서면서 차츰 몸 여기저기에서 비명을 질러댔다. 또 가끔 포탄이 터지는 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기도 했다. 바로 인근에 대규모 군 사격훈련장이 있기 때문이다.
부소봉을 눈앞에 두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곳도 역시 부소봉(1546.5m)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흔적이 희미하고 확연한 등산로를 따르다 보면 부소봉을 왼쪽으로 비켜가게 된다. 부소봉을 오른쪽에 두고 방향을 틀자마자 태백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왔고 오른쪽으로는 주목 군락이 펼쳐진다.
#그림2중앙#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이라는 주목들을 마주하면 이번 산행도 마무리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이때부터 지친몸과 다르게 눈은 잠시 호사스럽다.
잠시 부소봉 주목에 정신을 팔다 태백산으로 향해 천제단 아래 나무 그늘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천제단에서 태백산 정상인 장군봉(1560m)에 오르자 탁트인 대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걸어온 백두대간이 끝없이 이어지며 멀리 소백산 까지 아른거렸다. 또 북쪽으로는 다음구간인 함백산과 매봉산이 당당하다. 태백산 정상에 위치한 장군단에서 무사 산행을 기원하며 간단한 제를 올린뒤 유일사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일찍 출발한 탓에 태백산부터 좀 여유를 부렸다. 보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목들을 천천히 구경했고 근처 바위들에 몸을 의지해 보기도 하면서 1시간여만에 유일사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림3중앙#
또 사갈령 500m 전방에서 만날 수 있는 옛 보부상들이 세웠다는 산령각은 이 구간이 얼마나 험난한 구간인가를 대변하고 있다. 산령각은 사갈령을 넘어 강원도와 경상도를 왕래하던 옛 보부상들이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곳으로 지금도 음력 4월15일이면 제를 올린다고 했다.
태백산 국립공원 매표소가 있는 사갈령에서 고랭지 배추밭을 왼쪽으로 돌아 10여분을 더 내려서면 주유소가 있는 화방재에 닿았다. 시간은 오후 4시. 새벽 4시, 출발할때의 싸늘함은 사라지고 땀에 흥건히 젖은 몸은 물부터 찾았다.
글/강현석 기자 kaja@namdonews.com 사진/맹대환 기자newsi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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