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백두대간을 가다

[백두대간을 가다] 백두대간의 생태적 의의

화이트보스 2009. 1. 24. 17:21

[백두대간을 가다] 백두대간의 생태적 의의

“하나의 근본에서 만 갈래로 나누어지는 것은 산이요, 만가지 다른 것이 모여서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물이다. 우리나라 산수는 열둘로 나눌 수 있으니 산은 백두대간으로부터 12산으로 나누어지며, 12산은 팔도(八道)가 된다.”
조선후기 가장 뛰어난 지리학자 중 한사람이었던 여암 신경준의 문집 ‘여암전서’의 산수고(山水考)에 실린 글이다.
2004 환경백서에 따르면 백두대간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별로 없는 가운데 신경준의 ‘산수고’는 백두대간의 문서상 뿌리로 알려져 있다.
신경준의 산수고 이후 산을 중심으로 산줄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산경표인데, 한반도를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해 1개의 대간과 정간, 13개의 정맥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부터 함경도 단천의 황토령, 함흥의 황초령, 평안도 영원의 낭림산, 함경도 안변의 분수령, 강원도 회양의 철령과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충청북도의 속리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대동맥으로 국토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산줄기이다. 백두대간의 의미는 ‘하나의 큰 산줄기’라는데 있다. 즉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계곡이나 강을 한번도 건너지 않고 ‘하나’의 산줄기로만 이어진 우리나라 지형의 중심 뼈대라는 것이다.
이처럼 국토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백두대간은 풍부하고 다양한 자연식생과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한반도 자연환경의 모체로서 생물다양성을 보유한 자연환경의 보고이며 생명력이 시작되고 이어지는 원천지로서 생태적으로 큰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첫째는 백두대간은 한반도에 존재하는 야생 동식물의 핵심서식지이며 생태적 연결통로이다. 백두대간은 대부분 20년 이상된 원시림 지역으로 자연생태계가 매우 우수하며 열매, 나물 등이 풍부해 야생동물의 먹이 공급지역이다.
험준한 지리, 지형적 특성으로 사람의 인위적 간섭이 적어 야생 동식물의 서식조건으로 최적일 뿐 아니라 백두산,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지리산 등 명산들과 고산초원지대 및 습지들로 이루어진 산과 능선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야생동식물의 이동 및 개체군 확산 등 중요한 생태적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로는 생물다양성의 공급원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야생동물 564종 중 제주도 등 일부지역의 고유종(제주땃쥐, 제주멧밭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이 서식하고 있어 한반도내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중요한 서식처이자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는 생물지리학적 특성에 따른 보전가치의 우수성이다.
백두대간은 고도나 기온차에 따라 냉대지역은 침엽수림, 온대지역은 낙엽활엽수림대로 구분되는 등 뚜렷한 종 조성군을 갖고 있어서 지리·지형적 특성에 의해 북방계와 남방계의 식물대가 교차하는 등 서식환경에 대한 지표로 활용이 가능하다.
백두대간은 이러한 생물지리적 특성으로 좁은 지역에 다양한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높게 평가되고 있는 지역이다.


임동률 기자 exia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