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방재∼만항재∼함백산∼은대봉∼싸리재∼금대봉∼매봉산∼피재(삼수령)(上)
능선의 웅장함 느껴볼새 없이 곳곳에 생채기 자그마한 수풀속‘군계일학’주목 군락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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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방재∼피재 능선은 태백시를 동에서 북으로 감싸안으며 뻗어나간 산줄기로 백두대간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백두대간 완주 코스로는 20구간에 해당하며 길이는 23㎞정도 된다.
화방재를 올라서기 위해 새벽 5시 민박집을 나섰다. 민박집 맞은편의 민가 장독대를 돌아서면 텃밭이 나오고 등산로가 등장한다. 장마철이지만 다행히 비는 안 올 것이라는 예보. 새벽이지만 이미 열을 받아 데워진 공기는 오르막길을 타자마자 등을 축축하게 만든다.
1시간 20여분 오르막을 힘껏 채다 보면 군사시설이 나온다. 잠시 평지. 숨을 돌리고 약간의 내리막을 이어간다. 이곳이 만항재. 잘 닦인 404번 지방도가 깔려 있다. 바로 눈 앞에 함백산의 위용이 드러난다.
#그림1중앙#
“저 산을 또 올라가야 한단 말이지” 초보 산악인에겐 매 봉우리, 봉우리가 힘들지만 다시 배낭의 끈을 다져 잡는다.
안내판을 따라 다시 오르막에 발걸음을 내딛는다. 함백산 정상에 군사시설이 있어서인지 제법 등산로가 잘 닦여 있다. 돌 무더기로 포장(?)이 돼 있는 등산로는 주변에 배수관 같은 것이 함께 이어져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1시간 30여분에 걸쳐 함백산 정상에 오르자 철조망으로 둘러진 군사시설이 모습을 드러낸다. 큰 송전탑과 안테나가 가득찼지만 인적이 없다. 함백산 정상을 나타내는 표지석 주변엔 등산객들이 쌓아놓았을 돌탑이 군데 군데 장식처럼 놓여 있다.
#그림2중앙#
군사시설 옆으로 다른 봉우리엔 태릉선수촌 태백 분촌이 보인다. 봉우리 정상에 운동장과 트랙을 만들어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그러나 군사시설과 포장된 도로는 백두대간의 정기를 끊는 것 같아 왠지 보기가 싫어진다.
아침식사를 하려했으나 뜨거운 태양을 마주하기 싫어 그늘을 찾아 더 내려가기로 했다. 10여분 내려가면 헬기장이 보이고 다시 수풀이 우거진 능선을 타게 된다. 곧이어 주목 군락지가 나타난다. 띄엄띄엄 자그마한 수풀 사이에 심어진 주목은 이 곳에선 군계일학이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로운 가지 뻗음과 큰 키는 지친 등산객들에 좋은 사진찍기 꺼리가 된다. 다만 강릉시가 주목 보호를 위해 주위에 쳐놓은 철조망이 관람에 방해가 되지만 등산객들이 원인을 제공해 이런 일이 생겼을터인데 어쩌랴.
30여분을 더 타고 가면 제3쉼터가 나온다. 누군가 만들었을 돌식탁이 분위기를 띄운다. 도시락을 풀자마자 파리와 벌, 곤충떼가 쉴새없이 몰려든다. 밥 먹는 게 고역스러울 정도여서 후다닥 식사를 마치고 일어섰다.
#그림3중앙#
은대봉으로 가기 위한 중간 중간 있는 쉼터들은 자세한 안내표지판과 함께 물 한모금 목을 축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은대봉에 도착하니 오전 9시40분. 두문동재로도 불리는 싸리재는 앞으로 20여분만 더 내려가면 된다. 길을 내려서니 넓은 초원이 나타나고 서서히 임도가 보인다. 싸리재에 도착. 차가 못다니게 막아놓은 차단기를 넘어 임도에 내려선다. 함백산 휴게소라고 간판이 붙은 자그마한 가게가 있어 물을 두병 더 사온다. 잠시 사진을 찍고 체력을 비축한 뒤 길다란 오르막길을 박차고 오른다.
사진/신광호 기자 sgh@namdonews.com
임동률 기자 exi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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