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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와 강원도에 걸쳐있는 도래기재에서 화방재 구간은 백두대간에서도 최고 오지에 속하는 산줄기다. 특히 이 구간에는 구룡산, 신선봉, 깃대배기, 태백산 등 높은 봉우리가 여럿이지만 태백산을 제외하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게다가 이 구간은 능선의 굴곡이 심하고 동쪽으로 향하다 북쪽으로 급격히 방향이 바뀌기도해 주의해야 한다. 또 마루금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도 보통 2시간 이상 거리여서 일단 산행을 시작하면 중간 탈출로가 없어 끝까지 주파하는것이 좋다.
도래기재에서 화방재까지 산행 거리는 약 24㎞. 예상 소요시간은 휴식 시간을 포함 15시간 정도다. 거리가 긴 만큼 1박2일이 제격이지만 남도일보 백두대간팀은 새벽에 일찍올라 하루에 주파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전날 도래기재 밑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은 일행은 새벽 4시 길을 나섰다. 아직 잠이 덜 깬 대간에 살포시 대원들이 발을 올렸다. 지난번 답사때 공사가 한창이던 도래기재 야생동물 이동통로는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그림1중앙#
나무계단이 잘 갖춰진 급사면을 15분 정도 올라섰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먼저 깬 정겨운 새소리를 들으며 30분쯤 가다보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버티고 선 첫번째 임도에 닿는다(도래기재에서 1.4㎞). 임도를 가로질러 920m봉을 바라보고 오르는 길 곳곳에는 어른 두명이 감싸안아야 할 만큼 큰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버티고 섰다. 싸리나무 군락을 헤치고 40여분쯤 봉우리 2개를 오리락내리락하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내려서면 2번째 임도다.
싸늘한 바람이 계속에서 마루금으로 올라섰고 아침 안개는 성난파도처럼 대간을 넘어 산 아래로 흘렀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곧바로 맞은편 능선으로 올라섰다. 20여분정도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면 구룡산 남서쪽 1.5㎞거리에 위치한 1천256m봉에 닿는다. 이곳에서 곧바로 길을 재촉해 안부를 지나 동쪽으로 올라서서 40여분쯤 더가면 꽤 넓은 헬기장이 있는 구룡산 정상(1345.7m)을 만나게 된다. 구룡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이른 아침인데도 등에 땀이 흠건할 정도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구룡한 정상은 시야가 한눈에 틔여 전망은 그만이다. 서쪽으로는 지난 구간이었던 옥돌봉이 불쑥 솟아 있고 도래기재 쯤으로 보이는 곳엔 온통 안개가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또 북동쪽으로는 앞으로 지나야 할 태백산과 함백산이 구름 사이로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다.
구룡산에서 돌이 많은 급사면을 따라 20분쯤 내려서면 고직령에 닿는다. 마루금 곳곳은 멧돼지들이 파헤친 흔적이 지천이다. 등산로 주변 곳곳에 많게는 10평가량 적게는 1평가량 마치 밭을 갈아논 것처럼 보인다.
야생 멧돼지가 곳곳에서 활동할 정도니 오지는 오지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2중앙#
고직령을 넘어 40여분쯤을 더 가면 참새골 입구라는 안내판이 서있는 곳에 닿는다. 바로 곰넘이재(고치령에서 5㎞)다. 곰넘이재는 이구간 유일한 탈출로로 이용할수 있다. 오른쪽으로 난길을 1시간30분쯤을 내려서면 마을을 만날수 있고 길도 잘 닦여진 편이다. 곰넘이재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충분히 쉰다음 천천히 고도를 높이는 방화선으로 길을 잡았다.
20여분정도 가면 방화선이 끝나고 높은 봉우리가 눈앞에 나타난다. 바로 1천300m 높이의 신선봉. 신선봉으로 오르는 길은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급경사여서 자꾸 걸음이 무거워진다. 또 등산로도 한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이고 잡목이 우거져 숨이 막힌다. 곰넘이재를 출발한지 40여분 신선봉 정상에 닿았다. 정상에는 경주손씨묘가 자리하고 있다. 신신봉에서는 올라서자마자 오른쪽으로 꺽인 길로 들어서야한다. 지도를 꼼꼼히 살피지 않고 묘 뒷편으로 길을 잡았다간 낭패를 당하기 쉽상이다.
글/강현석 기자 kaja@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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