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재~두타산~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갈미봉~백복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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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제22구간인 ‘댓재~백복령’ 산행구간은 총연장 31.45㎞로 단번에 종주할 경우 14시간 가량 걸린다. 초보 산악인들에겐 심적부담이 많이 가는 구간이다. 이때문에 대간팀은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짐을 챙기며 산행을 서둘렀다.
새벽 4시께 댓재에 서니 북서풍이 심하게 불어 댄다. 댓재는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을 넘나드는 고갯마루로, 대간길로 들어서면 산신각이 나온다.
지금도 인근 마을사람들은 이곳에서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댓재~백복령 구간은 마루금(산 능선끼리 연결한 선)을 중심으로 동쪽은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른 사면을 이루고 있는 반면 서쪽은 비교적 부드러운 산세를 띠고 있다.
#그림1중앙#
새벽녘 칠흑같은 어둠을 랜턴으로 밝히며 산신각 뒤쪽으로 오늘의 대간길로 접어든다.
완만한 경사의 흙길을 20여분 가량 올라가면 ‘햇댓등’의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길 양편에는 키 큰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야간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햇댓등에서 길을 잘못들어 댓재로 되돌아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초보 산악인들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일출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어댄다.
다행히 길 양편에서 거센 북서풍소리를 내는 키 큰 소나무 군락과 잔솔들이 고마운 바람막이가 되어준다.
일출 시간이 가까워 지면서 대간팀은 동해의 일출 장관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봉우리와 능선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쉽게도 녹음이 워낙 우거져 있는데다 흐린날씨에 안개까지 짙게 끼면서 일출을 ‘디카’에 담지는 못했다.
출발한지 1시간 30여분만인 새벽 5시 30분께 목통령(통골재)에 도착했다.
산림청에서 세워놓은 이정표에는 두타산 2.2㎞를 알리고 있었다.
산행길이 길기때문에 숨만 돌리고 길을 재촉했다.
#그림2중앙#
목통령에서 1천243m봉의 오름길은 완만한 흙길로 별 어려움 없이 올라선후 다시 내리막길이다. 안부(산마루가 말안장처럼 잘록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두타산 500m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정상의 마지막 500m가 가장 힘든 구간이다.
지도상으로 댓재에서 출발하면 3시간이 걸리지만 발걸음을 재촉한 탓에 새벽 6시40분께 두타산(頭陀山·1352.7m) 정상에 도달했다.
두타산 정상에는 넓은 헬기장이 마련돼 있고 바로옆에 주인을 알 수 없는 묘가 자리를 잡고 있다. 흐린날씨와 짙게 깔린 안개때문에 동해와 대간의 산세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
두타산은 댓재에서 오르거나 인근 무릉계곡에서 오르거나 힘들어 산악인들 사이에 우스갯 소리로 일명 ‘골 때리는 산(頭打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본래 ‘頭陀’는 불교의 ‘두타행(頭陀行)’에서 비롯된 ‘속세의 번뇌와 티끌을 버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준비해온 햇반과 통조림 반찬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대간행 표지기를 따라 다시 길을 잡았다.
내리막길은 급경사 지대에다 바위가 많아 위험한 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능선 주위로 잡목이 덮여 있어 간혹 짙게 깔린 안개구름만 보일뿐 조망없이 앞만보고 내달렸다.
‘박달령’이라 적힌 이정표를 지나면서 ‘청옥산(靑玉山·1403.7m)’을 향한 오르막 길이
시작된다.
#그림3중앙#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문바위재를 전후로 정상까지 가쁜 숨을 내쉬며 산행해야 하는 가파른 길이 기다리고 있다.
흐린 날씨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여 덥지는 않았지만 오르막 길에서는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힘든 오르막 길이지만 간간이 야생화들이 어둠속에 감춰뒀던 자태를 뽐내며 산행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청옥산 정상 조금 못미친 곳에서 왼쪽으로 50여m 떨어진 곳에 샘터가 있다는 푯말이 보였지만 갈길이 멀어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정상에 도달해 시계를 보니 오전 8시 30분.
청옥산은 북으로 고적대, 동으로 두타산과 연결되는 해동삼봉(海東三峰)중 하나다.
예로부터 보석에 버금가는 청옥(靑玉)이 발견되고 약초가 많이 자생해 ‘靑玉山’이라 불리웠다.
청옥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대간길 역시 두타산과 비슷하게 ‘뚝’ 떨어지는 돌길.
대간팀은 이번 대간 구간은 길이가 길다는 점을 감안,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내리막길 산행 속도를 높였다.
내리막길을 30여분간 내달리면 ‘연칠성령(蓮七星嶺)’에 도달한다.
연칠성령은 삼척시 하장면과 동해시 삼화동을 오가는 곳으로 산세가 험준해 예로부터 ‘난출령(難出領)’이라 불리었다.
이정표와 함께 돌무더기가 보여 대간팀은 돌을 하나씩 더하며 오늘 산행의 안전과 각자의 소원을 빌었다.
연칠성령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무릉계곡으로 하산하게 되어 있고, 대간길은 직진해 고적대를 향하게 돼 있어 표지기를 따라 발걸음을 이어간다.
사진/박영래 기자 young@namdonews.com
글/김남호 기자 nam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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